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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약물 치료

게다가 우아하고 화려한 필적을 못 알아볼 리 없었다.

부부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대표님, MK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를 모셔 왔습니다. 존슨이라는 명성만으로 한 달도 안 돼서 매출이 MK보다 크게 떨어질 것 같습니다.”

하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스승님이 왜 MK를 선택한 거지? 정유준은 대체 어떻게 스승님과 연락이 닿은 거야?’

어쩐지 요즘 존슨한테서 연락이 없더라니, 알고 보니 정유준 회사로 간 것이다.

하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스승님이 어떤 회사에서 일을 하든 관여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자신한테 숨겼다는 사실만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영이 아무 말이 없자 부부장은 마음이 급해 났다.

“대표님, 이제 어떡하죠?”

한참 침묵을 지키던 하영이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는 단호하고 자신 있는 눈빛으로 변해있었다.

‘스승님이 그런 결정을 하신 건 분명 나름의 생각이 있으실 거야.’

하영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존슨한테서 배운 능력으로 한 번 제대로 겨루어 보는 것이다.

하영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이만한 일로 흔들릴 필요 없어요. 다음 디자인은 제가 직접 할 테니까 다들 각자의 업무에 집중하면 돼요.”

디자인 팀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대표님이 무덤덤하게 그런 말을 뱉었고, 심지어 직접 나서겠다고 하는데 긴장할 게 뭐가 있겠는가?

직원들은 대표님만 따라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회의를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온 하영은 존슨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한참 들려오더니 존슨의 나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묻고 싶은 게 뭔지 알아. 일단 밥부터 먹을까? 나 배고파 죽을 것 같아.”

하영은 짐짓 화난 척했다.

“돈도 많은 MK 대표가 밥도 안 사 줘요?”

“기지배가 왜 화를 내고 그래? 이따가 만나면 이유 얘기해 줄 테니까 레스토랑 위치 나한테 보내줘.”

존슨은 하영에게 얘기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본인이 할 말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하영은 할 수 없다는 듯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존슨에게 위치를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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