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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제 발로 죽으러 찾아가다

하영은 이마를 짚었다.

“스승님, 제가 실수로…….”

“실수로 넷째를 가졌다고?”

존슨은 더욱 흥분에 겨워 들떴다.

“안 되겠어. 이번에야말로 내가 제대로 돌봐줘야지.”

“넘어졌어요! 스승님! 제가 실수로 넘어졌다고요!”

하영의 말이 끝나자 존슨은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이내 실망한 듯 한 마디 던졌다.

“쳇, 난 또 네가 임신한 줄 알았네. 재미없게.”

하영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제가 다친 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게 뭐가 중요해? 사람이라면 넘어져서 좀 다칠 때도 있잖아. 어느 병원인지 얘기해 봐. 지금 갈게.”

하영은 병원 주소와 병실을 알려줬고, 한 시간쯤 지나자 존슨이 도착했다.

병실 문이 열리는 순간 하영은 온몸에 화려한 빨간색을 두른 존슨이 높은 구두를 신고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존슨은 오래 마흔이 되었지만, 철저한 관리를 통해 25세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남자처럼 짧게 자른 머리 스타일은 용감하면서도 자유분방한 매력을 보여줬다.

존슨은 장미 꽃다발을 들고 병실에 들어서더니, 하영의 두 팔과 이마에 감은 붕대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맙소사, 한동안 만나지 않았더니 이런 식으로 자해하고 있었던 거야?”

‘자……, 자해?’

하영은 어이가 없었다.

존슨이 소리를 지르며 병실에 들어서더니 발로 문을 걷어차 닫은 뒤 하영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 꽃다발을 하영의 품에 안겨준 뒤에 그녀의 팔을 잡아 상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존슨의 행동은 다소 거칠었고, 상처를 건드린 탓에 하영은 그만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렸다.

“아파요.”

존슨은 하영의 팔에 감긴 붕대를 한 번에 찢어버리고 상처를 꿰맨 자국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거 누가 봉합한 거야?”

“의사 선생님이요.”

존슨의 질문에 하영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진작에 다쳤다고 얘기했으면 바로 날아와서 내가 직접 봉합해 줬을 텐데. 이건 너무 못생겼잖아. 흉터로 남을 거야.”

“괜찮아요. 흉터 제거술을 받으면 돼요.”

하영은 팔을 뺐다.

비록 스승님의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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