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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이모 주머니 털기

현욱은 사진을 다시 서류 봉투에 넣은 뒤 천천히 손을 내렸다.

“미안. 이 일엔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게.”

현욱은 유준의 입장에서 고려해 봐야 했다.

만약 이 일이 현욱한테 일어났다면, 어쩌면 그도 인나를 의심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기 어머니의 참혹한 모습을 지켜봤을 유준의 심정이 어땠을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자신의 친어머니가 눈앞에서 피투성이 된 채 죽어있다면, 누구라도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준은 서랍을 잠근 뒤 자리에서 일어나 시계를 확인했다.

“또 할 얘기 있어?”

“너랑 점심 같이 먹으려고 했지. 어디 나가려고?”

“접대가 있으니 그만 돌아가 봐.”

“그래, 알았다.”

5시 30분.

하영은 블랑제리 레스토랑 아래에 도착했다.

올라가기 전 하영은 인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라도 접대가 늦어져 애들과 전화통화하기로 약속한 시간에 맞출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인나가 우울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하영아.”

하영은 인나의 목소리가 이상한 것을 눈치 채고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목소리가 왜 그래?”

인나는 약간 자책하는 하는 것 같았다.

“하영아, 무슨 얼굴로 너를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공장에 대한 사실 나도 들었어. 그게 MK의 의류 공장이래.”

혹시 인나에게 무슨 일 생긴 건 아닐까 걱정했던 하영은 그제야 안도하며 위로를 건넸다.

“걱정할 필요 없어. 위약금 받아내서 다른 공장을 찾으면 한 달은 충분히 버틸 수 있어.”

“진짜야?”

“그럼. 걱정할 필요 없다니까. 애들은? 곁에 있어?”

다급히 묻는 인나의 말에 하영이 웃으며 답해줬다.

“금방 유치원에서 돌아왔어. 잠깐 바꿔줄까?”

그러자 하영은 시간을 다시 확인했다.

“응, 몇 마디만 할게.”

인나는 계단 입구에서 위층을 향해 소리쳤다.

“세희야, 세준아. 엄마한테서 전화왔어!”

곧 전화기 너머로 애들이 급하게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엄마!”

울먹이는 세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보고 싶어요.”

세준도 곁에서 한 마디 보탰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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