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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찾을 수 없어

비에파 회사의 의류 공장은 김제에서 세 번째로 큰 공장으로, 생산 속도도 빠른 동시에 방직 라인도 갖추고 있었다.

그러니 오늘 밤 반드시 구만욱에게 도움을 요청해 이번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오후 4시.

하영은 간병인에게 옷장 안에 옷을 전부 꺼내달라고 했고, 간병인은 하영이 옷을 갈아입는 걸 도와주며 물었다.

“강하영 씨, 몸이 채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퇴원하시려고요?”

“네, 잠시 일 때문에 나가봐야 하거든요. 만약 의사 선생님이 묻는다면 집에 뭐 좀 가지러 갔다고 전해 주세요.”

“꼭 가야 해요?”

간병인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상처가 벌어지게 되면 다시 꿰매야 할지도 몰라요.”

그러자 하영이 가볍게 웃었다.

“그냥 접대일 뿐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접대요? 강하영 씨, 술은 절대 마시면 안 돼요!”

“네, 안심하세요. 저도 속에 숫자가 있어요.”

간병인은 하영이 결심을 굳힌 것을 보고 더 얘기를 하지 않았고, 하영이 옷을 갈아입고 병실을 나선 뒤에야 소예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소예준도 전화를 받지 않으니, 간병인도 더 신경쓰지 않았다.

하영이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고, 문이 열리니 똑같이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던 중주원을 마주쳤다.

주원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웃으며 물었다.

“벌써 퇴원해도 괜찮아요?”

하영은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며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네.”

“보아하니 퇴원 수속도 밟지 않고 몰래 빠져나가는 모양이네요.”

하영은 눈은 웃지 않고 입꼬리만 올린 채 주원을 바라보았다.

“괜한 오지랖을 부리는 것 같네요.”

그러자 주원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같이 입원해 있는 동료 환자지간의 관심이라고 해두죠.”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그쪽 상처가 저보다 더 심해 보이거든요.”

“지금 제 상처를 걱정해 주는 겁니까?”

“아뇨. 그냥 얘기해 본 거예요.”

“강하영 씨는 정말 직설적이네요.”

“모르는 사람에게 관심을 나눠줄 정도로 여유롭지 못 해서요.”

하영의 말이 끝나자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주원은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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