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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당연히 기뻐해야지

하영은 유준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오지 않을 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언짢은 기분으로 물건을 정리했다.

“맛없으면 먹지 마세요!”

‘내가 한가한 사람인 줄 알아? 앞으로 안 해주면 되지!’

유준은 하영의 말투에서 가시가 돋친 것을 느끼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물었다.

“삐졌어?”

하영은 도시락을 옆에 탁- 내려놓았다.

“정유준 씨, 나 바쁜 사람이에요. 음식까지 만들어 주면 가리지 말고 고마운 줄 알아야죠!”

유준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하영을 잡아끌었고, 하영이 반응하기 시작했을 땐 이미 유준의 품에 안겨있었다.

하영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쳐들자, 빠져들 것만 같은 유준의 두 눈과 마주치고 말았다.

유준은 미소를 잔뜩 머금은 눈빛으로 몸을 숙여 하영의 귓가에 속삭였다.

“농담이야, 내 입맛에 꼭 맞거든.”

하영의 귓불이 빨갛게 물들기 시작하더니, 얼굴마저 달아올라 유준의 몸을 밀어내려 할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하영과 유준이 동시에 고개를 돌리니 허시원이 화들짝 놀란 눈빛으로 문 앞에 서 있었다.

“저……, 저기. 죄, 죄송합니다! 제가 방해를 했군요!”

말을 마친 허시원은 빠르게 문을 닫았자 유준의 표정이 어두워졌고, 하영은 어색하게 그와 거리를 두었다.

“다 먹었으면 그만 돌아갈게요!”

그 말을 남긴 하영은 도시락을 챙겨서 빠른 걸음으로 병실을 빠져나갔는데, 유준이 미처 잡기도 전에 이미 문을 닫아버렸다.

문밖.

허시원은 하영이 급하게 떠나는 것을 보고 다시 병실에 들어섰다.

“대표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유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봤고, 허시원은 몸을 흠칫 떨더니 이내 변명하기 시작했다.

“대, 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얘기해!”

유준이 싸늘한 표정으로 불쾌한 듯 한 마디 내뱉자, 허시원이 태블릿으로 메일을 클릭하며 유준에게 건넸다.

“캐리가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유준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답변을 확인하던 순간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캐리의 답장에는 딱 한 마디만 적혀 있었다.

[회사를 옮겨도 상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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