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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유준 씨만 아니면 상관없어요

하영이 보낸 웃는 이모티콘은 그저 인사였을 뿐이라는 것을 유준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유준은 고개를 들어 싸늘한 표정으로 허시원을 바라보았는데, 싸늘한 표정에는 말 못 할 난처함도 깃들어 있었다.

오후.

하영은 애들을 예준에게 맡긴 뒤, 드레스로 갈아입고 옅은 화장을 하고 캐리와 함께 리사를 픽업하러 갔다.

전시회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6시가 됐고, 리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홀로 다른 사람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며 전시회를 둘러보았다.

하영은 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캐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

“리사는 아직 나랑 얘기하고 싶지 않은가 봐.”

캐리도 어이가 없는지 리사의 뒷모습을 보며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

“저 늙은 여자가 진짜 꾸물대네! 며칠 뒤에 어떻게든 회사로 데려올게!”

“하영아!”

그때 하영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인나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인나가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웃으며 다가왔다.

“역시 레드가 잘 어울린다니까, 예뻐!”

캐리도 엄치를 척 내보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나야, 너 오늘 완전 붉은 장미같아!”

인나는 우쭐한 표정으로 턱을 쳐들었다.

“당연 한 거 아니겠어?”

“어머, 내가 지금 헛것을 보는 건 아니겠지? 이게 누구야? 사라진 지 5년이나 된 정부잖아.”

인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딘가에서 조롱 섞인 말들이 들려왔다.

세 사람이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두 여자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하영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있었는데, 눈빛에서 불쾌한 기색을 바로 보아낼 수 있었다.

“어머, 그렇게 얘기하지 마. 그냥 얼굴이 닮은 다른 사람일 지도 모르잖아.”

“풋, 이 정도로 닮은 사람이 세상에 또 있다고? 이름을 바꾸면 더러운 과거도 바꿀 수 있을 줄 알았나 봐?”

“지금은 더럽지 않지. 요즘 실검에 자주 뜨는 핫한 인물이잖아.”

“또 어느 돈 많은 스폰서를 만났는지 누가 알아? 5년간 종적을 감추더니 회사까지 차렸다고? 웃기고 있네!”

“여우처럼 꼬리치며 보통이 아니잖아. 어떻게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과 비길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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