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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재수없어!

정유준은 피식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오늘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왜 같이 참석하지 않았어?”

“전시회가 우리 애들보다 중요한 건 아니니까.”

하영은 일부러 우리라는 단어에 힘을 줬다.

현욱은 유준의 눈이 이글거리는 것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

“유준아! 이제 곧 런웨이가 시작될 것 같은데 저기 가서 먼저 앉아 있을까? 이따가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유준이 끌려가는 것을 보고 인나도 얼른 하영의 곁으로 다가와 위로를 건넸다.

“하영아. 너무 그러지 마.”

하영도 싸늘한 시선을 거두었다.

“나 잠깐 화장실 들릴 거니까, 두 사람 먼저 가.”

“나도 같이 가!”

인나는 하영을 혼자 보내는 게 안심이 되지 않았는지 캐리를 향해 눈짓을 하고 하영과 함께 화장실로 향했다.

“하영아, 내일 현욱 씨 불러도 괜찮아?”

하영은 걸음을 멈추고 진지한 표정으로 인나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귀는 사이지?”

“맞아.”

인나는 뭔가 찔리는 게 있는지 코를 매만졌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가 같이 나간다는 사실을 절대 대표님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당부할게!”

하영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정유준과는 정말 하나도 맞는 게 없어. 아니면 왜 이 지경에 이르러서 만나기만 하면 싸우겠어?’

마지막 부스를 지나칠 때 하영은 어딘가에서 짜증 섞인 말투로 꾸짖는 소리를 들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한 여직원이 옷차림이 수수하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를 밀치고 있었다.

“그 더러운 손으로 천들을 만지지 말라고 몇 번을 얘기했어요? 전시회의 원단들이 얼마나 비싼데 물어낼 수 있겠어요?”

노신사는 여직원에게 밀쳐져 비틀거리더니 겨우 똑바로 섰다.

“다른 사람들은 만져도 되는데 왜 나는 안 된다는 거요?”

“그걸 진짜 몰라서 물어요?”

여직원이 비웃듯이 말을 이었다.

“어떻게 그분들과 비길 수 있어요? 신분 차이라는 게 있는데.”

말을 마친 여직원은 또 손을 내밀어 노신사를 밀치기 시작했다.

“어서 가세요! 안 그러면 경비원 부를 겁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인나도 화가 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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