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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왜 진작에 알아내지 못한 거야?

강하영은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일어서서 애들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여는 순간 강세준은 눈에 띄게 당황하며 황급히 노트북을 닫았고, 강하영은 노트북에 시선을 고정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세준아, 방금 뭘 보고 있었어?”

강세준은 뭔가 찔리는 게 있는지 웃었다.

“애니메이션 보고 있었어요, 엄마.”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왜 그렇게 당황하며 노트북을 껐어?”

강하영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묻자 강세준은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엄마가 진취적이지 않다고 생각할까 봐 그랬어요.”

강하영은 억지로 강세준의 비밀을 엿보고 싶지는 않았다.

줄곧 아이들이 자신만의 비밀 공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화면은 어른이 봐도 얼굴이 붉어질 정도인데, 몸도 마음도 아직 어린아이들은 어떻겠는가?

강세준이 인정하려 하지 않자 강하영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강세준 옆으로 다가가 앉아 진지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세준아, 엄마는 네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할지라도 그건 나쁜 습관이라고 생각해.”

강세준도 점차 고개를 숙이더니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엄마, 죄송해요. 확실히 애니메이션을 본 건 아니지만 저도 나름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강세준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설명했고, 그런 세준의 모습에 강하영은 더욱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세준아, 만약 네가 엄마 일에 관여했다면, 네가 두 번 다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우리 귀염둥이들이 지금부터 벌써 인간의 어두운 면을 아는 것보다 밝고 좋은 것만 보고 살았으면 좋겠어. 똑똑한 아이니까 무슨 뜻인지 알지?”

강세준은 가슴이 찡해지는 것을 느끼며 속상한 듯 작은 손으로 하영에게 팔짱을 꼈다.

“엄마, 저는 엄마가 억울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나도 알아. 다만 어른들끼리 일은 어른들이 해결해야 해. 만약 내가 너희들까지 끌어들인다면 그건 엄마가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겠지. 네가 엄마를 지켜줘서 아주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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