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4화 이유 하나만 얘기해 봐

그 시각 정유준은 아파트에 앉아 있었는데, 그의 앞에는 묶여 있는 강세준과 강하영이 있었고 두 아이의 입에는 미처 찢지 못한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강하영의 전화에 정유준은 다소 의외라고 생각하며 눈가에 옅은 웃음기를 머금은 채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정유준 씨, 당신이 내 아이들을 구해줘!”

“음? 애들이 왜?”

정유준이 흥미진진하게 묻자 강하영은 오늘 있었던 일을 정유준에게 설명해 줬다.

“정유준 씨, 어떤 요구를 해도 괜찮으니 제발 애들이 안전할 수 있게 구해줘!”

정유준의 목소리가 더욱 낮게 깔렸다.

“내가 꼭 구해야하는 이유를 얘기해 봐.”

정유준의 말에 강하영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5년 전에 내가 출산한 아이들의 상황을 얘기해 줄게요.”

“강하영, 지금 나랑 흥정하자는 거야?”

정유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강세준은 한눈에 보기에도 나를 똑 닮았는데 대체 언제까지 숨길 생각이지?’

“아니! 정유준 씨, 지금은 이런 말을 할 때때가 아니에요. 제발 부탁 좀 할게요.”

정유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강하영, 다시 잘 생각하고 나한테 전화하는 게 좋을 거야.”

말을 마친 정유준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정유준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한참참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두 아이와 시선이 마주쳤다.

잠시 후 정유준이 턱짓으로 허시원에게 아이들의 얼굴에 있는 테이프를 벗겨주라고 지시했다.

허시원이 앞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테이프를 뜯어냈는데, 강세희 얼굴에 붙은 테이프를 떼자마자 강세희는 울부짖기 시작했다.

“엄마한테 데려다줘요! 아저씨 나빠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면서도 왜 엄마한테 얘기하지 않아요?”

강세희는 화가 나면서도 억울했지만 몸이 묶여 있던 터라 사람을 때릴 수도 없었다.

핑크빛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정유준이 미간을 찌푸렸고, 눈치가 빠른 허시원이 바로 앞으로 달려가 즉시 테이프를 다시 붙였다.

강세희가 똘망똘망한 눈을 부릅뜨고 읍읍 거리며 뭔가를 계속해서 뭔가를 얘기하려 애썼고, 정유준은 강세준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