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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여자는 잘 달래줘야 해

딸의 목소리에 강하영의 가슴이 미어졌다.

예전에는 일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집에 돌아오면 애들부터 살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애들과 떨어져 본다.

강하영은 눈시울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세희야, 엄마가 세준이랑 너를 데리러 못 가서 미안해.”

“엄마는 우리를 버린 게 아니라 많이 바쁘신 거죠? 저랑 오빠가 안전하다는 것도 알고 계셨죠?”

강세희의 불안한 말투에 강하영의 마음이 더욱 시큰해졌다.

“엄마가 왜 너랑 오빠들을 버리겠어? 너희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병원에서 임 할머니와 밤새 같이 있었어.”

강세희의 말투가 갑자기 긴장해지기 시작했다.

“임 할머니가 왜요?”

금세 눈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한 강하영이 잠긴 목소리로 설명했다.

“할머니가 몸이 편치 않으셔서 한동안은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것 같아. 우리 세희 착하지? 엄마가 바쁜 일들을 처리하고 너랑 오빠 데리러 갈게. 참, 세준이도 곁에 있어?”

전화기 너머로 잡음이 들려오더니 곧 강세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세준이에요.”

강하영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세준아, 동생 잘 지켜줘. 엄마가 바쁜 일만 마무리하고 데리리러 갈게.”

“엄마 너무 서두를 필요 없어요. 저랑 세희도 엄마가 바쁘신 걸 알고 있어요. 희민이 집에 있는 것도 나름 편해요.”

그 말은 사실이었다. 나쁜 아빠 집에 있는 건 확실히 편안했는데 유일하게 유감스러운 점이라면 엄마가 없다는 것이다.

강하영은 그 말에 안심이 됐다.

“그래. 너희들만 즐거우면 돼. 밥 잘 챙겨 먹고…….”

강하영은 세 아이와 잠시 얘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은 뒤 계속해서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맞은 편 MK 건물.

배현욱은 정유준의 사무실에 앉아 차를 마시며 웃는 듯 아닌듯 묘한 눈빛으로 정유준을 훑어보았다.

“쯧쯧.”

배현욱은 혀를 차며 정유준을 훑어보았다.

“벌써 여자한테 차인 거야?”

정유준은 배현욱을 노려보며 싸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그딴 말을 할 거면 당장 꺼져.”

하마터면 차에 사레가 들릴 뻔한 배현욱은 헛기침을 두 번 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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