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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저를 떠보려 했어요

하영은 아이들에게 미안했지만 양다인과 소 노인을 해결하기 전까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납치되는 일을 또다시 감당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무리 아쉬워도 마음을 모질게 먹고 아이를 정유준 곁에 놔둘 수밖에 없다.

안전한 게 제일 중요하니까.

강하영은 강세준과 정희민을 동시에 품에 안고, 네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꼭 껴안고 있다가, 강하영이 코를 훌쩍이며 입을 열었다.

“얘들아, 엄마는 항상 곁에 있으니까, 엄마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 너희들을 보러 올게. 그러니까 며칠만 참을 수 있지?”

강세준과 강세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지만 유독 정희민만이 아무 반응이 없자, 강하영은 정희민을 껴안고 있던 손을 풀고 고개를 숙여 희민을 바라보았다.

“희민아?”

그제야 정희민은 고개를 들어 조심스레 물었다.

“앞으로 저도 엄마를 따라갈 수 있어요?”

그 말을 들은 강하영은 가슴이 에이듯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서둘러 대답했다.

“물론이지! 희민이도 소중한 아들인데 어떻게 혼자만 내버려 두겠어?”

하영의 말에 정희민의 새하얀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며 뭔가 말하려던 순간 강세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엄마! 그 사람이 저를 떠보려 했어요!”

“아빠가?”

강하영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묻자 강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엄마가 뭘 좋아하는지 물었는데, 세희는 똑똑하니까 엄마를 배신하지 않았어요.”

순간 강하영의 머릿속에 장미꽃이 떠올랐다.

‘대체 얼마나 할 일이 없었으면 아이한테서 내 취향을 알아보고 싶었을까? 내가 아직도 5년 전의 강하영인 줄 아나 봐?’

강하영은 강세희의 작은 코를 쓱 훑어주었다.

“우리 세희 점점 똑똑해지네. 이젠 떠보는 것도 다 알고!”

“그럼요! 저는 엄마 딸이잖아요!”

“자뻑이 심하네.”

그때 강세준이 한 마디 끼어들자 강세희는 세준을 흘겨보았다.

“오빠는 말하지 않아도 돼!”

“그래,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

아이들과 함께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강하영은 회사로 향했다.

저녁, 웨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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