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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이제 가봐요

유준이 말했다.

“이 일은 현욱이 나에게 알려준 거야.”

하영은 멈칫했다.

“현욱 씨가요?”

“응.”

유준은 말투가 약간 누그러졌다.

“넌 좀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이 일은 나로 인해 일어났으니 숨길 것도 없지.”

하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아이들의 일을 언급해도 될 것 같아.’

“아이들 말이에요, 계속 나에게서 빼앗아갈 거예요?”

유준은 일어서서 말했다.

“너 때문에 결혼하지 않은 게 아닌 이상, 양육권을 따질 필요도 없겠지.”

‘그러니까 줄곧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양육권을 따지려 했던 거야?’

유준은 하영을 등진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미안, 난 아직 우리에 관한 일들이 생각나지 않아. 그러니 약혼도 받아들일 수 없어.”

그 말을 듣고 하영의 눈 밑에 실망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녀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라도 아마 유준과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시간에 맡기면 됐다.

‘평생 기억 못 해도 좋아. 유준 씨 잘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하니까.’

하영은 일어나서 문 앞으로 향했다.

“시간도 늦었으니 내가 아래층으로 데려다줄게요.”

“염주강은 너와 어울리지 않아.”

유준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하영은 걸음을 멈추며 옅은 미소를 한 채 몸을 돌렸다.

“당신이 날 버린 것이지, 내가 당신을 버리려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당신은 내 삶과 내 결정에 간섭할 자격이 없어요.”

유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계속 그 남자와 만날 거야?”

하영은 웃으며 문을 열었다.

“이제 가봐요.”

일주일 후, 하영과 유준 두 사람은 만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문자도 보내지 않았다.

하영이 서글프게 탁자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면서 인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하영이, 꼬박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네 얼굴에는 왜 웃음이 하나도 없는 거야? 무슨 일 생겼니?”

하영은 넋을 잃은 채로 인나를 바라보았다.

“아, 아니야.”

“너 지금 멀쩡한 사람 같지가 않아서 그래.”

인나는 일어나서 하영에게 커피를 타주며 은근히 그녀를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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