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위에는 여전히 하영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뒤에는 세희의 가슴 찢어지는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고, 앞에는 산사태가 들이닥치기 직전이었다.‘정말 강하영을 버리고 혼자 떠날 거야?’기억 속 하영이 부상을 입고 병상에 누워 있는 장면에 유준의 마음은 은근히 아팠다.‘강하영을 버리고 혼자 떠나는 건... 도저히 말이 안 되잖아!’‘만약 그렇게 한다면, 난 틀림없이 후회할 거야!’유준은 경호원의 손을 힘껏 뿌리치며 다리를 들어 위층으로 돌진하려 했다.그의 뒤에 있던 경호원들은 서로를 마주 보더니 유준을 바짝 따라갔고, 유준의 곁으로 걸어가는 순간, 그들은 입을 열었다.“죄송합니다, 도련님!”말이 끝나자 그들은 손을 들어 날렵하게 유준의 뒤통수를 내리쳤다.순간, 유준은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곧장 쓰러졌다.경호원들은 재빠르게 유준을 차 안으로 부축했고, 차 안의 세희는 놀라서 쓰러진 유준을 바라보며 소리쳤다.“우리 아빠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작은 아가씨, 도련님은 잠시 기절하셨을 뿐이니 곧 깨어나실 겁니다. 저희는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세희는 미친 듯이 소리쳤다.“나 가지 않을 거야! 우리 엄마 아직 안에 있단 말이야!!”경호원은 마치 듣지 못한 것처럼 차에 시동을 걸더니 재빨리 이곳을 떠났다.그러나 경호원들이 사람들 데리고 떠나자마자, 하영은 발목을 삐끗한 노지철을 부축하며 방에서 나왔다.계단을 내려갈 때, 옆방에서 갑자기 무언가 부딪치는 굉음이 들려왔다.지면이 한바탕 흔들리면서 하영은 하마터면 제대로 서지 못하고 계단에서 떨어질 뻔했다.그녀가 애써 몸을 진정시키자, 새하얀 작은 얼굴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나 상관하지 말고 먼저 내려가.” 노지철은 하영을 가볍게 떠밀며 말했다.“그건 안 됩니다, 선생님!” 하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좀만 더 버티세요. 차에 타면 우리도 이제 안전해질 거예요.”하영은 더 이상 노지철에게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벽에 기댄 채 가장 빠른
유준은 세희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영이 사라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마음도 알 수 없는 괴로움을 느꼈다.유준은 휴대전화를 찾아 경호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가장 빠른 시간내에 사람을 배치하여 노지철이 사는 마을로 가서 상황을 살펴보게 했다.동시에 그는 방에 세희를 지킬 사람을 배치한 다음, 홀로 마을에 찾아가려 했다.안배를 마친 후, 유준은 세희 앞에 가서 몸을 구부렸다.그는 두 손으로 세희의 작은 두 손을 가볍게 잡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꼭 네 엄마를 데려올게. 그리고 지철 할아버지도.”세희는 고개를 홱 돌리며 유준을 보려 하지 않으려 했다.유준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세희의 작은 손을 놓고 일어서더니 곧장 룸을 떠났다.한 시간 후, 유준과 경호원이 마을에 도착했다.흐린 하늘에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빗줄기는 어젯밤처럼 억수로 쏟아지지 않았다.한눈에 바라보니 마을의 모든 농작물은 이미 물에 잠겼고, 집은 무너져 산산조각이 났다.마을 어귀는 노지철의 집과 꽤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차는 폐허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기에 유준은 차에서 내려와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고인 물의 깊이는 발목을 넘지 않았지만 노란 색의 각종 부유물로 가득 찬 더러운 물을 보며 유준은 안색은 살짝 어두워지더니 직접 발을 내디뎠다.“도련님!” 경호원이 말했다. “차에서 기다리시죠. 이곳은 너무 더럽습니다.”유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경호원을 바라보았다.‘한 마디만 더 하면 당장 꺼져!”경호원은 즉시 입을 다물었다.난잡한 길을 따라 가다가 거의 20여 분 후에야 그들은 노지철 집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유준을 위해 장애물을 정리하던 경호원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고, 앞에 우뚝 솟은 집을 보았을 때 그는 얼른 입을 열고 소리쳤다.“도련님, 선생님의 집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유준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주위의 집들은 모두 무너져 원래의 모습을 보아낼 수 없었지만 오직 노지철의 집만이 멀쩡했다.유준은 저도 모르게 심
하영은 유준의 말을 듣고 마음속의 분노와 실망이 점차 사라졌다.그녀는 오히려 유준이 이렇게 진지하게 자신에게 어젯밤의 상황을 설명할 줄은 몰랐다.‘예전의 유준 씨는 아무 말도 더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는데.’‘심지어 설명하는 것조차 귀찮다고 여겼지.’‘지금은 어떻게...’하영은 의혹을 느끼며 유준을 바라보다 떠보았다.“나에게 설명한 이유가 뭐예요?”유준도 순간 멍해졌다.그는 분명히 하영에 대해 감정이 없는데, 왜 이렇게 급하게 와서 설명을 한 것일까?‘이 여자의 감정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거지?’잠시 침묵한 다음, 유준이 말했다.“난 단지 오해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야.”하영은 눈을 드리우더니 눈 밑에 다시 실망의 기색이 역력했다.그녀는 낮은 소리로 중얼중얼 말했다.“아, 당신은 단지 이걸 증명하기 위해서였군요, 날 관심해서가 아니라...”유준은 하영이 한 말을 잘 듣지 못했다.그는 아예 화제를 바꾸었다.“세희가 줄곧 너를 기다리고 있으니 넌 선생님과 함께 나와 먼저 호텔로 가지.”하영은 담담하게 응답했다.“정리 좀 할 테니까 아래층에서 날 기다려요.”10분 후, 하영은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노지철을 찾아갔다.“선생님, 세희가 줄곧 우리를 걱정하고 있었으니 저희와 함께 세희를 만나러 가시죠.”하영이 권했지만 노지철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마을 사람들이 갈 데가 없어서 그래. 내가 집에 없다면 그들은 밖에서 지낼 수밖에 없을 거야.”하영은 집안에 가득 앉은 마을 사람들을 보며 말을 하려던 참에 유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제가 사람 찾아 마을 사람들의 거처를 잘 안배할 게요.”유준이 말했다.“지금 마을이 이렇게 됐으니 구급품이 운송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죠. 이렇게 기다리느니 차라리 저와 함께 떠나는 게 더 낫지 않겠어요? 경호원들이 차로 데려다줄 거고요.”.하영은 유준의 생각이 뜻밖에도 자신과 같아서 깜짝 놀랐다.그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세희가 항상 이곳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신을 잘 보
호텔에 도착한 후, 하영과 노지철은 세희와 얘기하러 갔고, 유준은 먼저 샤워하러 갔다.그가 나오자, 노지철은 유준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었다.“정 선생, 이번에 우리 마을 사람들을 구조한 은혜는 정말 보답할 수가 없을 것 같군. 사실 정부에서도 우리를 원조하러 올 수 있었으니 굳이 이렇게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어.”유준은 머리를 닦으며 노지철과 함께 소파에 앉았다.“사실 제가 이렇게 한 것도 단지 제 딸이 앞으로 여기에 남았을 때, 사람들이 더 잘 챙겨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도움을 내민 것뿐이에요.”노지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를 표시했다.“선생님의 능력이 그렇게 대단하신 이상, 저를 도와 계산 좀 해주실 수 있나요?”노지철은 유준이 뜻밖에도 자신을 찾아 계산을 한다는 것에 좀 놀랐다.“말해봐.” 노지철이 말했다.“선생님은 부진석이라는 사람을 아시나요?”노지철은 눈을 들어 유준을 바라보았다.“알면 어떻고, 모르면 또 어떻지?”유준이 설명했다.“이 사람은 제 원수인데, 저는 선생님께서 그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계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그 사람의 결과는 바로 네 손에 있지 않은가?”유준은 가볍게 눈살을 찌푸리며 노지철의 말을 되새겼다.“네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나도 잘 알고 있다. 넌 지금 기억이 없는 단계에 처해 있으니 무슨 일을 해도 착실하지 못하다고 느끼겠지.”노지철은 바로 유준의 초조함을 간파했다.“네.”유준이 말했다.“그래서 이 질문을 하는 거예요.”“네 능력은 헤아릴 수 없다. 네가 다른 사람에게 어느 지경까지 해야 하는지는 완전히 네 생각에 달렸다.”말을 마치자 노지철은 물을 마시고 이어서 말했다.“네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어떤 사람은 악을 저질렀으니 자연히 그 악보가 있을 거야. 계속 원수를 갚으려 한다면 또 언제 끝이 날까. 복수라는 두 글자는 내 눈에 있어 마음의 균형점을 찾는 것에 불과하지.”“이런 사람은 사실 제가 직접 손을 써서 복수할 필요는 없어요. 저도 단지 그 사람이 예전에 저지
유준이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 일은 바로 하영이 확실히 예쁘게 생겼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렇게 생긴 여자를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미래의 아내?’유준은 입술을 구부리고 차갑게 웃더니 마음속으로 비방했다. ‘이 여자를 향한 느낌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사흘 후, 공항은 이미 항공편을 재개했고, 마을도 정부의 구조로 재건되기 시작했다.노지철의 집은 무사했기에 하영도 안심하고 세희를 노지철에게 맡겼고 유준과 함께 김제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5시간의 비행 끝에 그들은 마침내 김제에 도착했다.하영은 유준과 공항을 나서자마자, 공항 입구에 익숙한 그림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그 사람을 본 하영은 멍하니 있다가 즉시 입을 열었다.“주강 오빠?”하영의 말을 듣고 유준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주강을 보았다.주강은 몸을 돌려 하영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마침내 돌아왔군요.”이 말에 옆에 서 있던 유준은 저절로 눈살을 찌푸렸다‘이 남자 일부러 공항에 마중하러 나오려고 달려온 거야??’하영은 주강 앞으로 걸어갔다.“주강 오빠, 왜 여기에 있어요?”주강의 시선은 무심코 유준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그의 이 시선은 유준에게 있어 마치 도발적인 의미를 띠고 있는 것 같았다.“나도 방금 김제에 도착했어요. 같이 밥 먹으려고 했는데 하영 씨 핸드폰이 꺼진 상태였고요. 그래서 우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었고, 하영 씨가 정오에 김제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내가 인사도 없이 나타나서 불편한 건 아니죠?”하영은 얼른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요? 주강 오빠가 이렇게 왔는데 왜 나한테 밥을 사줘요? 당연히 내가 사줘야죠. 마침 우리 모두 아직 먹지 않았으니 함께 레스토랑에 가서 밥 먹어요.”말하면서 하영은 유준을 보며 그의 의견을 구했다.유준은 저도 모르게 입을 열어 거절하려고 했다. 그는 주강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함께 밥을 먹을 필요가 없었으니까.더군다나 요 며칠 김제에 있지 않았으니 회사의 일도 가득 쌓였다.그러나 하영
하영은 어색하게 말했다.“고마워요. 이렇게 자세히 관찰할 줄은 몰랐어요.”“하영 씨는 나보다 나이가 어리니 내가 많이 챙겨주는 것도 당연하죠.”주강이 설명했다.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유준은 마음속으로 이따금 코웃음을 쳤다.그는 자신이 함께 와서 식사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그렇지 않으면 이 두 사람의 대화가 이 지경에 이른 이상,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랐다.하영과 주강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유준의 마음은 마치 개미에게 갉아먹힌 것 같았다.간지럽고 아픈데 또 제지할 수가 없었다.유준의 몸에서 나는 한기를 감지한 하영은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주강 오빠, 오늘 김제에 무슨 중요한 일이 있는 거예요? 만약 내고 도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절대로 사양하지 마요.”“확실히 하영 씨가 도와줘야 할 일이 두 가지 있어요.” 주강이 말했다.“말해 봐요.”“지금 하영 씨의 오빠가 이미 소진 그룹으로 돌아갔다는 말을 들었어요. 소진 그룹의 산하에는 석유와 관련된 몇 개의 산업이 있는데, 난 하영 씨가 나를 도와 소 대표님에게 날 추천해 줬으면 좋겠어요.”하영은 깜짝 놀랐다. 주강을 찾아 합작하려는 사람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을 텐데, 왜 굳이 예준을 선택한 것일까?게다가 소진 그룹은 석유가 필요하더라도 대량으로 구입할 필요가 없었다.이 합작은 좀 터무니없는 것 같았다.유준은 오히려 주강의 수작을 한눈에 꿰뚫어 보았다.“난 오히려 한 여자에게 구애할 때, 그 여자의 집안에 관심을 던진 사람을 처음으로 보는데. 이게 뭐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여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으니 가족들을 이용해서 그 목적을 달성하려고요?”주강은 웃으며 설명했다.“정 회장님이 만약 굳이 내 뜻을 곡해하려 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네요.”“이 행동을 설명할 다른 적합한 핑계라도 있는 거예요?”유준이 되물었다.“나는 정 회장님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 이렇게 생각한 이상, 나도 부인하지 않을 수 있죠.”‘이 두 사람은 도대체
주강과 이웃이 될 수 있다면 하영은 무척 기뻐했다.이렇게 되면 앞으로 수지가 놀러 오는 것도 편리했다.“이 일은 내가 부동산에게 물어볼게요.” 하영은 주강의 부탁을 들어주었다.“수지는 김제로 전학오지 않을까요?”하영이 꽃처럼 웃는 모습을 보고 유준은 참지 못했다.“이 남자의 마음이 지금 모두 얼굴에 쓰여져 있는데, 넌 아직도 알아차리지 못한 거야?”“정 회장님.” 인나가 먼저 말을 하더니 일부러 흥분해하며 물었다.“정 회장님도 염 대표님이 우리 하영을 좋아하고 또 하영에게 구애하려는 것을 알아차렸겠죠?”유준은 고운 눈썹을 찌푸렸다.“내가 장님인 줄 알아?”“그럼 잘 됐네요!”인나는 두 손으로 하영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주강의 방향으로 밀었다.“하영과 염 대표님이 꽤 닮은 거 같지 않나요? 안 그래요, 정 회장님?!”유준의 안색은 더욱 차가워졌고 몸에 한기가 슬슬 뿜어져 나왔다.인나는 계속 그를 자극했다.“정 회장님, 염 대표님의 구애를 알아볼 수 있는 이상, 틀림없이 염 대표님의 인품을 잘 알 수 있겠죠? 염 대표님은 멋있고, 돈도 있고, 성질도 좋고, 관건은 특별히 사람을 잘 돌본다는 거예요! 하영이 나중에 시집가면 너무 행복하잖아요! 안 그래요? 정 회장님! 내 생각엔, 정 회장님은 그냥 세 아이를 데리고 돌아가요. 나중에 하영이 다시 염 대표님과 몇 명 낳으면 되니까!”말을 마치자 인나는 흥분을 금치 못하며 하영의 손을 잡고 두 눈을 반짝이며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하영아, 너와 염 대표님의 아이라면 얼마나 예쁘게 생겼을까? 정말 너무 궁금하네!”하영은 한 글자도 말하지 못했고 인나의 말을 끊지도 못했다.인나의 작은 입이 완전히 멈춘 후에야 하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소리를 낮추었다.“인나야, 헛소리 하지 마!”말하면서 하영은 얼굴이 완전히 차갑게 변한 유준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설명하려 했지만 인나는 죽어라 그녀의 손을 잡았다.다음 순간, 유준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두 사람이 천생연분처럼 보이는 이상, 앞
유준은 대답하지 않고, 두 사람이 사무실에 들어간 후에야 입을 열었다.“강하영과 염주강이 잘 어울려?”유준은 오는 길 내내 참다가 결국 이 말을 물었다.현욱은 멍해졌다.“왜 갑자기 이 얘기를 묻는 거야?”“너는 대답만 해!”유준이 짜증을 냈다.현욱은 잠시 생각해 보았다.“잘 어울리. 둘이 같이 서 있으면 누가 오해하지 않겠어? 그동안 기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니깐.”유준은 차갑게 웃었다.“두 사람 모두 얼굴이 괜찮아서 잘 어울리는 거야?”유준의 말에 담긴 질투가 담긴 것을 들은 현욱은 그를 야유했다.“너 설마 질투하는 거 아니지?”“내가?” 유준인 콧방귀를 뛰었다.“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니?”현욱은 미친 듯이 웃음을 참았다.‘그럴 리가 없다고? 이 얼굴 썩은 것 좀 봐.’“저기, 이 일은 일단 제쳐두지 그래?” 현욱이 말했다.“우리 이제 본론부터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유준은 소파에 앉았다.“부진석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거지?”“맞아.” 현욱은 생수 한 병을 유준에게 던졌다.“이 사람을 줄곧 회사에 놔두다니, 넌 짜증 나지도 않나 봐?”유준은 담담하게 말했다.“3일 안으로 난 그 남자를 회사에서 쫓아낼 거야.”현욱은 흥분해하며 의자를 당겨 유준의 맞은편에 앉았다.“너한테 방법이 있는 거야? 난 네가 이런 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줄 알았는데, 그동안 아무런 기척이 없었잖아.”유준은 현욱을 흘겨보았다.“굳이 겉치레를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거야?”“어떤 방법으로 부진석을 해결할 건데? 나에게 말해 봐?”“두고 봐.”저녁, 한강 호텔에서.유준이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진연월이 찾아왔다.그녀는 자료 한 부를 꺼내 유준에게 건네주었다.“도련님, 자료를 드렸으니 이제 제 보너스도 주셔야죠. 1억 없으면 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요.”유준은 서류를 받고 몇 번 본 후 말했다.“2억 줄게.”진연월의 눈동자가 밝아졌다.“도련님, 이번에 왜 이렇게 마음이 너그러우신 거죠?”“네가 부진속이 기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