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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어떻게 자야 하지?

말이 끝나자, 세희는 사정없이 향을 뽑아 바닥에 던졌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유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빠, 우리 이제 갑시다.”

유준은 손바닥으로 감싸고 있던 초혼등을 바라보며 미처 입을 열지 않았는데, 세희가 먼저 말했다.

“이제 쓸모가 없어요.”

유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서서 세희의 손을 잡고 차 안으로 돌아갔다.

한 시간 후, 한강 호텔에서.

유준은 요리사에게 세희를 위해 끓인 탕을 내놓으라고 했고, 심지어 특별히 하영을 위해 끓인 죽도 있었다.

두 사람이 자기 앞에서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며 유준의 머릿속에는 자꾸만 구아름이 한 말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그 아이가 필요로 할 때, 그의 어머니는 오히려 아무런 동반도 해주지 않았지.’

‘지금은 필요 없는데, 오히려 어머니가 그 아이를 찾아갔고.’

사색하면서 유준의 시선은 자기도 모르게 하영의 피곤한 작은 얼굴에 떨어졌다.

그는 하영이 아직 자신을 필요로 하는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비록 하영에 대한 태도가 냉담하지만 앞으로 유준이 만약 그들 사이의 과거를 떠올린다면, 그때 다시 하영을 찾아가도 그녀는 더 이상 그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억이 없는 상황에서 유준은 이 여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당신은 안 먹어요?”

이때, 하영의 목소리가 유준의 귀에 들려 그의 생각을 끊었다.

하영의 텅 빈 그릇을 보며 유준은 눈을 들어 그녀에게 물었다.

“다 먹은 후에 이 말을 물어보는 건 좀 너무하지 않아?”

“너무하긴요!”

세희가 하영의 편을 들어주었다.

“아빠가 먹지 않은 것을 보고 엄마가 호의로 물어본 건데, 그런데 오히려 이런 말을 하다니.”

유준은 세희의 말에 말문이 막혀 반박을 하지 못했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손목시계의 시간을 확인하는 척했다.

“시간도 늦었으니 오늘 밤은 그냥 여기서 지내.”

말을 하며 유준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웨이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웨이터가 앞으로 다가오자, 유준은 그에게 몇 마디 분부를 내렸고 그 사람은 바로 방을 준비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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