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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본심

말하고 있던 참에,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현욱이었던 것이다.

난장판이 된 거실과 하얗게 질린 부모님의 안색을 보며 현욱은 눈살을 찌푸렸다.

김서현은 현욱을 보자마자 재빨리 달려가 울며불며 하소연했다.

“현욱아, 이 여자가 우리 가문을 망치려 하고 있어! 너까지 망칠 거라잖아! 이렇게 악독한 여자는 절대 우리 가문에 들어올 수 없다! 당장 꺼지라고 해! 지금 당장!”

배정일도 크게 콧방귀를 뀌었다.

“현욱아, 이 여자는 지금 본심을 드러냈으니 너도 정신 차려! 젊은 나이에 이렇게 억척스러운 짓을 하다니, 우리 가문은 이렇게 소질이 없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다!”

현욱은 눈을 들어 인나를 바라보더니 시선은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 선명한 손바닥 자국을 보고 현욱의 표정은 점차 심각해졌다.

인나는 냉정하게 현욱을 바라보았다.

“현욱 씨, 전에 나한테 어떻게 말했는지 잊지 마요.”

현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인나 앞으로 걸어갔다.

배정일과 김서현이 보는 앞에서 현욱은 손을 들어 인나의 뺨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뺨 맞았어요?”

인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수상함을 알아차린 김서현은 다급하게 소리쳤다.

“현욱아! 이 여자한테 속지 마!”

“입 닥쳐요!!”

현욱은 노호하며 점차 붉어진 두 눈으로 자신의 부모님을 바라보았다.

“제가 인나 씨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겼는데, 두 분은 오히려 손을 이렇게 독하게 쓰셨다니!!”

김서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을 돕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았다.

“현욱아, 너 지금 무슨 말을 거야?! 이 여자가 집까지 찾아와서 네 부모님을 괴롭혔는데, 넌 아들로서 그게 무슨 태도야?!”

“그럼 어떤 태도를 보이라는 거죠?”

현욱이 되물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도 못하면서, 남더러 자신을 존중하라고요?”

“짐승보다 못한 자식!”

배정일이 소리쳤다.

“네가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우리 집안에서 꺼지라고 했어야 하는데!”

현욱은 차갑게 웃었다.

“제가 이 집구석에 있고 싶은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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