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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임청아는 멍하니 걷다가 뒤에서 소리가 나자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유시아를 보고서 그녀 역시 멈칫거렸지만, 곧 웃으며 입을 열었다.

“시아 씨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재욱 씨 따라온 거예요. 옛 친구 병문안을 왔거든요.”

유시아는 말하면서 임청아가 손에 쥐고 있는 병원 진단서 같은 것을 보았다.

그만 참지 못하고 입을 여는데.

“청아 씨는요? 어디 아픈 거예요?”

임청아의 모습을 보아하니 아마 심적으로 아픈 것이 확실해 보였고 육체적으로 아픈 것보다 몇천 배는 괴로워 보였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신시연에게 자살과 자해와 같은 경향이 있었기에 임청아 역시 그러한 상황일까 봐 걱정되었다.

“별거 아니에요.”

임청아는 말하면서 진단서를 몸 뒤로 숨기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참,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에요. 듣자 하니 화실을 경영하고 있다면서요?”

유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요?”

“화실에 지낼 만한 곳이 있을까요?”

“그건 왜...”

더 스케치 화실 안에 작은 휴게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용재휘가 운영하고 있을 때 일부러 쉴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용재휘는 뜨문뜨문 그곳에서 밤을 보내기도 했었다.

유시아가 화실을 이어받은 뒤로 그녀는 휴게실까지 깨끗하게 청소하였기에 한 사람이 지내기에는 충분한 그런 곳이다.

하지만 공주 침대에 길들어져 있는 부잣집 따님이 자기에는 모든 조건이 부실할지도 모른다.

“화실 키 저한테 주세요.”

임청아는 말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집에 가고 싶지 않고 호텔에서 자고 싶지도 않아요. 시아 씨한테 마침 지낼만한 곳이 있다고 하니 하룻밤만 신세 좀 질게요.”

지금 임청아는 호텔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주민 등록증을 호텔 쪽에 건네기만 하면 임태훈은 바로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숙박 조건에 대해 별다른 요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방이 막혀 있고 길거리에 노숙만 하지 않게 하면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유시아의 화실이 최고의 선택지가 된 것이다.

“무슨 일 있어요?”

유시아는 키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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