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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유시아를 지그시 바라보며 임재욱은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이윽고 미리 준비해 놓은 츄레이닝 복을 꺼내서 전해 주었다.

턱까지 지퍼를 올릴 수 있는 그런 보기만 해도 답답한 느낌을 주는 츄레이닝 복.

여행하는 동안 차려입으려고 가지고 온 예쁜 원피스들은 순간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유시아는 그만 참지 못하고 임재욱한테 솜 주먹을 두어 번 날렸다.

“일부러 그런 거죠? 이 더위에 츄레이닝 복이 웬 말이에요! 원피스 입고 싶었는데...”

허허 웃으며 임재욱은 너스레를 떨었다.

“요즘 자외선이 좀 강해야 말이지. 네가 혹시나 햇볕에 그을려 피부 상하게 될까 봐 특별히 준비해 온 거야.”

유시아는 옷을 건네받으며 그를 확 밀치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츄레이닝 복에 어울리는 올림머리도 예쁘게 감아올렸다.

메이크업을 확인하려고 거울을 보고 있을 때 전화를 받는 임재욱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일로 하는 전화라고 생각하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여기로 오기 전에 이미 모든 걸 맡겨놓고 온 거라.

문을 열고 나가자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그가 보였는데, 표정이 무척이나 어두웠다.

순간 당황해하며 유시아가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문제가 좀 생겨서 지금 당장 정운시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임재욱은 소파에서 일어서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안한 얼굴로.

“시아야, 미안해. 식물원은 다음에 가야 할 것 같아. 일 끝나는 대로 내가 꼭 보상해 줄게.”

내심 실망하긴 했지만 일이 먼저니 유시아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알았어요. 얼른 티켓 끊어요. 전 짐이나 챙길게요.”

말하면서 그녀는 침실 안으로 들어갔다.

짐이 워낙 많지도 않아 정리하는 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가장 빠른 시간으로 티켓을 끊은 임재욱은 콜택시를 불러 그녀와 함께 공항으로 향했다.

휴가를 떠나는 모든 이들처럼 두 사람은 이곳으로 올 때 여유가 넘쳤었다.

하지만 갑자기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이코노미석에 앉아 갈 수밖에 없었다.

비행기 안은 여객들의 목소리가 아울러져 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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