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5화

갑자기 엉뚱한 말을 하는 임재욱을 바라보며 유시아는 두 눈을 깜빡거렸다.

‘아뿔싸! 오해하고 말았어!’

“그런 거 아니에요.”

유시아는 힘껏 발버둥 치고 나서 나지막이 말했다.

“그냥 그때 그 상처... 아직도 남아 있는지 궁금해서 그래요.”

만약 유시아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면 임재욱은 까맣게 잊고 있었을 것이다.

자기 몸에 그녀가 남긴 흔적이 있다는 것을.

상처는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수시로 임재욱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유시아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으며 무의식중에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소현우까지 죽이면서 그녀를 벼랑 끝으로 밀어버렸다고.

임재욱은 단 한 번도 유시아를 탓하지 않았고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조차 없었다.

임태훈이 알고 나서 일을 크게 벌리며 서서히 임재욱의 권력 밖으로 나간 것뿐이다.

살짝 달아오른 유시아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며 임재욱은 웃었다.

그녀의 손을 잡고서 아주 정확하게 그 상처 위에 올려 놓았다.

“아직 있어. 여기에.”

따뜻하고 매끈한 피부 위에 살짝 위로 튀어나온 옅은 상처...

유시아는 손끝으로 그 상처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이 아팠었죠?”

그때 하얀색 타일이 모두 빨갛게 물들일 정도로 피를 흘렸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고통에 겨워 얼굴이 일그러졌음에도 임재욱은 그녀를 죽이지 못했다.

칼을 가슴팍으로 찔러 버리지 못한 유시아처럼.

“시아야, 이미 다 지나간 일이야.”

임재욱은 그녀의 손을 도로 떼어내면서 꼭 끌어안았다.

이마에 뽀뽀를 하면서 거듭 강조했는데.

“다 지나갈 거야. 시아야, 믿어줘...”

유시아는 그를 향해 웃으며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

다음날, 임재욱은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오래간만에 같이 아침을 먹었다.

이윽고 임재욱은 출근하러 가고 유시아는 이채련 병문안을 가기로 했다.

혼인 신고한 소식도 알릴 겸.

유시아를 병원 문 앞까지 데려다주고 아침 회의가 있다면서 나중에 다시 인사드리러 오겠다고 하고는 차를 돌렸다.

바쁘다고 하는 그를 강제로 잡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