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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그래.”

이채련은 유시아를 꼭 안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시아야, 꼭 행복해야 해. 꼭 행복하도록 해.”

병원에서 나온 유시아는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이채련 주치의 말에 따르면 그녀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고 많아야 2, 3개월이라고 했다.

먹을 수 있는 것이 없고 겨우 먹는다고 한들 얼마 지나지 않아 모조리 토해내고 있는 이채련은 지금 그저 시간만 보내고 있을 뿐이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인제 더 이상 없고 진통제로 환자가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게 하는 게 전부다.

생명이 한계에 다 이르고 있으니, 유시아도 어찌할 방법이 없어 그저 가만히 지켜보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중에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그나마 건강한 몸을 소중히 잘 아끼는 것이다.

적어도 유시아에게는 더 스케치 화실이 있으니 말이다.

화실에 이르렀을 때 수업 시작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안내 테스크 직원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시아쌤, 일찍 오셨네요?”

유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토실이 보려고 일찍 왔어요.”

말하면서 그녀는 포장해 온 밀크티를 직원에게 건네며 덧붙였다.

“자, 이건 오늘의 보너스예요.”

안내 데스크 직원은 갑작스러운 밀크티에 감동이라도 한 모습을 보였다.

“어머, 보너스도 있고 오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유시아는 웃으며 뜸을 들였다.

“좋은 일이 있긴 한데, 조금 지나서 나중에 다시 알려줄게요.”

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더 스케치 화실 직원들에게 선물을 돌릴 생각이다.

위층으로 올라간 유시아는 먼저 재무 사무실로 가서 토실이를 보았다.

새로 사 온 옷을 입히고 사료도 먹이고 기분이 한껏 좋아져 사진도 찍어 주었다.

그렇게 토실이와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고 수업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교한 학원들이 잇따라 화실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수업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퇴근 시간이 다 되기 전에 임재욱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다.

오늘 저녁에 손님과 식사 자리를 가져야 한다면서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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