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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임재욱을 굳게 믿고 지나간 모든 원한을 내려놓고 그와 함께 여생을 행복하게 지내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아니, 어쩌면 임재욱의 인생에 있어서 유시아는 평생 조연밖에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자기의 처지가 하도 처참해서인지 유시아는 그만 참지 못하고 실소해 버렸다.

‘역시나 하느님은 날 봐주려고 한 적이 없어.’

‘도대체 얼마나 더 행복해지려고 이러한 시련을 주시는 건지.’

임재욱이 그녀에게 준 신혼 선물은 참으로 특수했다.

그리고 문득 정유라가 해줬던 말도 떠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여자라고 했던 깊은 뜻이 담겨 있던 그 말.

...

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 별장 출입문이 그제야 안에서 밖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임재욱은 자기 차에 올랐고 습관대로 차 조명을 켰다.

순간 눈부신 하얀 불빛에 유난히 가냘파 보이는 여인의 그림자가 비쳤다.

‘유시아?’

임재욱은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시아야...”

유시아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어 그녀의 팔을 살며시 잡아당겼는데, 작은 손은 더없이 차가운 것이 온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급한 마음에 다시 유시아의 이마를 만져 보았는데, 열이나 얼굴은 좀 뜨거웠다.

“시아야, 네가 왜...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나... 안 들어갔어요. 들어갈 자격이 없는 걸 알고 단 한 걸음도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밖에서 재욱 씨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유시아는 말하면서 그를 향해 웃었다.

“재욱 씨, 우리 집이 싫어요? 들어오기 그렇게 싫어요?”

이때 별장 2층에서 그녀가 지냈던 침실 조명이 밝게 켜졌다.

누군가가 안에서 커튼을 거두었고 잠옷을 입은 채 머리까지 풀어 헤쳤다.

젊은 여자가 지금 창문 앞에 서서 조용히 유시아를 내려다보고 있다.

“재욱 씨, 왜 집에 오지 않으려고 하는 거예요? 우리 결혼했어요. 결혼하고 우리 둘만이 집이 생겼는데, 왜 오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 이 시간까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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