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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시아쌤, 왜 그러세요?”

강시호의 목소리에 유시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숙여 강시호의 커다란 두 눈을 마주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별거 아니야. 그냥 선생님 아는 분도 시호랑 같은 예운 별장에서 살고 있는 게 생각나서.”

“그럼, 가시는 김에 그 친구분 만나러 가보는 것도 좋겠네요.”

유시아는 천진난만한 강시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근데, 안 계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니.

신서현의 영혼은 이미 천국으로 올라갔을 것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만 이 세상에 남겨 임재욱의 기억 속에 뿌리를 박았을 것이다.

퇴근 시간이라 길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차들로 북적거렸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택시는 마침내 별장 입구 앞에 세워졌고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유시아는 강시호를 데리고 차에서 내려 별장 입구에서 체크하고 바로 별장 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문득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강시호의 집과 임재욱의 별장이 바로 잇따라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인즉슨, 두 집은 이웃사촌이라는 것이다.

놀라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임재욱의 마이바흐가 별장 정원에 세워져 있었고 별장 안은 심지어 조명이 켜져 있었다.

‘재욱 씨가 여기에 있어!’

혼인 신고를 한지 이제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오후에 심지어 손님과 식사 자리를 가져야 한다며 거짓말까지 하면서 이곳으로 달려와 전 애인을 떠올리고 있다.

유시아는 문 앞에 서서 별장 창문을 뚫고 나온 희미한 불빛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만 같았다.

‘후회하고 있는 거야? 내가 싫은 거야? 그래서 또다시 신서현 씨를 찾아온 거야?’

‘이럴 거면 내가 결혼하자고 했을 때, 매몰차게 거절하지 그랬어...’

‘왜 혼인 신고까지 하고서 이렇게 날 속이는 거야...’

‘왜 구청 앞에서 그런 맹세까지 하고서 날 아프게 하는 거야...’

‘도대체 왜...’

“시아쌤...”

강시호는 유시아의 손을 잡고 살며시 흔들었다.

“시아쌤, 왜 가다가 멈춰 선 거예요?”

손톱이 손바닥에 박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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