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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에 익숙해진 임재욱이기에 임태훈은 두 사람을 강제로 갈라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임재욱의 뜻대로 하게 놔두는 것이다.

아니면 그 불만이 화로 돌아온 임청아를 공격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후회해도 소용없다.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소 의외인 임태훈의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고마움은 표시했다.

그와 동시에 임태훈에게 진지한 모습으로 약속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시아랑 행복하게 지내면서 조만간에 꼭 증손자 안겨드릴게요.”

말하면서 그는 고개를 돌려 유시아를 바라보았다.

예쁘고 작은 유시아의 얼굴은 이미 화끈 달아올라 먹음직스럽게 익은 복숭아와 같았다.

저녁이 다가오자, 임태훈은 두 사람에게 저녁을 먹고 가라고 했다.

그래도 집으로 찾아온 ‘손님’이니 그냥 돌려보낼 수 없었던 모양이다.

저녁 내내 임청아는 위층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하인의 말에 따르면 지금 위층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임태훈은 임청아에게 음식을 좀 가져다주라며 하인에게 지시를 내렸고 어쩔 수가 없다는 듯이 멋쩍게 웃었다.

“참, 저놈의 성질머리는 평생 고칠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다가 임재욱과 유시아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덧붙였다.

“내가 죽고 나면 너희들이 좀 수고해 줘. 청아 잘 부탁한다. 오빠인 네가 많이 참아주고 그래. 성질만 좀 더러울 뿐이지 심성은 착한 아이니 많이 보살펴주고 그래.”

왠지 모르게 이제 곧 숨을 거두게 될 사람이 남기는 유언과 같았다.

인제 제법 연세도 있으시고 반년 사이에 병원에도 자주 오고서 그러한지 미리 하는 당부하는 것 같기도 했다.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일단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오면 그 뒤로 모든 게 엉망이 되어 버린다.

자기보다는 훨씬 젊은 임재욱이라 젊은이에게 굴복하고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젓가락을 들고 있던 임재욱의 두 손은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얼어붙었다.

“네, 그렇게 할게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임태훈은 그제야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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