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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그 뒤로 남운대 미술과에 떡 하니 붙은 유시아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유병철은 직접 딸을 남운대까지 바래다주었다.

유시아의 가장 큰 꿈은 해외로 유학을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남운대 교환 학생의 정액은 한정되어 있고 요구도 만만치 않았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지 그대로 뽑히게 되는지 모든 건 미지수였다.

그럴 때마다 유병철은 늘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안을 해주었었다.

“괜찮아. 교환 학생으로 가지 못하면 자비로 가면 돼.”

“한두 푼도 아니고...”

유시아는 매번 쓴웃음을 지으며 꿈과 점점 멀어져 갔었다.

미술은 거의 돈을 태우는 듯한 학과라고 보면 된다.

관련 도구도 가격이 만만치 않고 해외로 유학하러 가려면 학비에 생활비까지 적어도 몇천만 원은 든다.

유병철은 늘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유시아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희망을 주었다.

“돈은 모으면 그만이야. 걱정하지 마.”

평소에 한두 푼씩 꼼꼼하게 모아 유병철은 작은 아파트를 사고 나서 남은 돈을 모두 한 카드에 넣었다.

그는 장난삼아 유시아에게 드림 카드라며 말한 적도 있다.

하지만 대학을 마치기도 전에 꿈을 향해 다가가기도 전에 유시아는 감옥으로 향하게 되었다.

‘만약 아빠가 살아 계신다면 나 보고 실망하겠지?’

정성껏 키워주셨는데 남자 하나 때문에 모든 걸 잃었으니 말이다.

자랑으로 여기시면서 힘든 세월을 살아오셨는데, 자아까지 잃어버린 유시아이니 말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서 유시아는 서서히 쓸쓸해지기 시작했다.

어두워진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임재욱은 입술을 사리물었다.

유병철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은 듯 유시아를 데리고 다른 작품 앞으로 걸어갔다.

점심이 다가오자 두 사람은 남운대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유시아가 화실에서 하도 오래 있어서 식당으로 향했을 때 음식들은 거의 바닥이 나 있었다.

임재욱은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다른 곳을 제안했다.

“먹자골목으로 가지 않을래?”

“아니요.”

유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덧붙였다.

“그냥 있는 대로 대충 먹어요.”

식당 음식을 먹은 지 오래된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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