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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말하다 보니 유시아는 점점 감개무량해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온 게 맞는 것 같아요.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해있을 줄이야.”

임재욱은 그런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마침내 그녀의 손을 잡고 덩달아 감개에 빠지는데.

“너뿐만 아니라 나도 참 오랜만이야.”

졸업하자마자 임태훈이 찾아와서 정운시로 가야만 했으니 말이다.

그 뒤로 별의별 일들을 다 겪으면서 다시는 이 도시에 발을 들여놓을 새가 없었다.

유시아가 감옥에 들어가고 나서 임재욱은 더더욱 이 도시를 멀리하게 되었다.

업무상 필요한 곳이고 꼭 가야만 했던 출장지였어도 회사 동료에게 모두 떠맡겨 버렸다.

유시아 이름으로 된 화실을 짓는 것에 대해서도 임재욱은 직접 현장에 오지 않았었고 모든 걸 온라인으로 소통했다.

무엇을 피하고 있는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그 역시 선뜻 답을 뱉어낼 수 없었다.

어느 한 순간부터 그 모든 건 습관이 되어 있었고 자기도 모르게 그 습관에 따라 움직이게 되었다.

하지만 초대장을 받게 되는 순간 그 습관을 어겨 한 번 직접 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유시아가 싫다고 해도 직접 몰래 와서 볼 생각이었다.

다행인 것은 유시아도 그와 같은 마음이었다는 것이다.

늦은 밤이 되어서야 두 사람은 호텔에 도착했다.

시간도 애매하고 하여 임재욱은 배달 앱을 열어 야식을 주문했다.

이튿날 아침, 두 사람은 일찍 일어나서 케쥬얼한 커플 옷으로 맞춰 입고 선글라스까지 꼈다.

캠퍼스 커플이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택시에 올라 남운대로 행했다.

남운대는 총 다섯 개 교육구로 나누어져 있고 유시아 화실은 바로 미술과 강의동 가장 뒤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인테리어가 정교한 것이 전형적인 고딕 건축 스타일이다.

유시아 화실은 이미 대외로 개방되었다.

때때로 미술과 사생들이 삼삼오오 참관하러 오기도 하고 나지막이 의논하는 모습도 보였다.

남운대 화실이 아니라 유시아 화실이라는 명명에 대해 의문을 품은 것이다.

화실을 둘러보면서 유시아는 수많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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