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9층으로 가죠.”홍세령이 제안했다.서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9층과 10층의 자원은 상대적으로 충분하지만 경쟁도 커.’‘지금 광산이 폭발한 지 겨우 이틀밖에 되지 않았어.’‘아직 13일이나 남았어.’‘다른 무자를 만나서 노골적으로 싸워도, 수익이 큰 편은 아니야.’싸우지 않으면, 모두 경쟁자 관계에 속하는 상대방이 내 수익을 취하게 될 것이다.“그런데 이 8층은 별로 좋은 수익이 없잖아요.” 홍세령이 어깨를 으쓱거렸다.“나는 다른 각도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서현우가 웃으면서 말했다.“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에 8층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을 거예요. 이는 우리 경쟁 스트레스가 적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수익이 없잖아요?”“정말 수익이 없을까요?”서현우가 분석해서 말했다.”6, 7층과 9, 10층, 이 네 개의 층에서 쏟아져 나온 광석의 정령들도 아주 많아요. 8층만 척박할 리가 없지요. 8층이 척박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핏빛 숲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잠시 생각하던 홍세령이 말했다.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나는 늘 이 드넓은 삼림에 어떤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은 우리가 따로 행동하다가, 만약 이상을 발견하면 상대방을 소환하도록 합시다.”“그래도 되지만...”홍세령이 고개를 끄덕였다.사람마다 비밀이 있다.홍세령이 그 자리에 있어서, 서현우는 최고의 영기 나침반을 사용하기가 어려웠다.서현우가 그 자리에 있으면, 홍세령도 자신만의 우세한 수단을 쓰기를 꺼릴 것이다.두 사람은 합류 장소를 약속한 뒤 각자 갈라섰다.서현우가 삼림 속을 누비는 속도는 아주 빨라서 조금도 머물지 않았다.지금 광석의 정령을 찾으러 갈 생각은 없었다.사실 처음부터 줄곧 어떤 생물이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일거수일투족이 상대방의 감시하에 있어.’‘지금도 이런 느낌이 남아 있어.’상대방이 수가 많아서 자신과 홍세령을 각각 감시하는지, 아니면 상대방이 두 사
쾅!서현우가 단칼에 베어내자, 수십 미터 길이의 검망이 숲을 거대한 구멍으로 베어냈다.핏빛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난무했다.몇 초 후, 숲은 고요해졌다.아무런 변고도 일어나지 않았다.서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감시를 당하는 느낌은 여전했다.잠시 생각하다가 몸을 돌려 이 핏빛 돌들을 바라보았다.홍색 반딧불은 돌 위에 엎드린 채 흐르는 액체를 꾸역꾸역 흡수했다.서현우는 다른 돌 옆으로 가서 손을 뻗어 돌을 눌렀다.돌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점점 힘을 내자 돌이 아래로 가라앉았다.찍!핏빛 액체가 갑자기 튀었다.마치 돌 아래에서 뭔가 눌려서 깨진 것 같았다.서현우는 다섯 손가락으로 힘껏 돌을 잡고 뽑았다.눈에 들어온 돌 구덩이 속에는 뜻밖에도 깨진 혈관이 하나 있었다!쿵쿵쿵-갑자기 지면이 심하게 떨렸다.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들이 우르릉거리면서 이리저리 비틀거렸다.핏빛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구름이 휘몰아치면서 하늘을 가리는 거대한 손바닥이 하늘에서 내려왔다.굵은 손금은 마치 도로처럼 넓어서 두 대의 마차가 나란히 달릴 수 있을 정도였다.놀란 서현우의 마음속에서 생사의 위기라는 의식이 용솟음쳤다. 한손으로는 당황해서 날아오른 홍색 반딧불을 잡고 한줄기 핏빛으로 변해서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천지를 무너뜨릴 것처럼 누르는 손바닥의 속도는 오히려 더 빨랐다.손의 그림자가 전방 수십 킬로미터의 지역을 뒤덮고 있었다. 손바닥이 떨어지기 전에 손바닥이 덮인 범위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바로 이 생사의 순간, 서현우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두 눈에는 핏발이 가득 섰다.온몸의 혈악의 힘이 노여움의 바다처럼 광폭하게 치솟으면서 무한한 힘을 주었다.서현우의 눈빛은 차갑고 이성이 가득했다.생물로서 가져야 할 모든 감정을 버린 것 같았다.머리를 빠르게 굴리며 계산했다.팍!손바닥이 숲 속에 겹겹이 떨어졌다.한순간 정지가 된 것 같았다.곧 요란한 굉음이 들리면서 연기와 먼지가 하늘을
30분이 지난 뒤 서현우가 눈을 떴다.혈석을 충분하게 투입해서 부상은 거의 회복되었다.“방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그 큰 손은...”홍세령은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렸다.그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수천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손바닥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조물주의 손처럼 천지를 파괴하는 것과 같은 힘을 내포하고 있었다.솔직히 서현우가 손바닥 밑에서 살아 돌아온 것만 해도 기적이라고 생각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재난에서 살아 남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손은 자신을 겨냥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이 몇 개가 더 있더라도 여기서 죽었을 것이다.“환고광맥은 정말 놀라운 비밀을 가지고 있어요. 그 손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지어 제 사부님 같은 사람들도 막아내기 어려울 거예요.”홍세령은 냉정하게 분석했다.“다른 11개의 층의 사람들이 뭘 느꼈는지 모르겠어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응?”“보세요, 갱도 안의 세계는 12개의 층으로 나눠져 있지만 전혀 갱도 같지 않아요. 각 층의 꼭대기는 모두 하늘이에요. 다만 일정한 높이에 도달하면 무형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어요. 그 장벽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장벽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 손은 어떻게 장벽을 뚫고 내려왔을까요? 아니면 이 손 자체가 8층에 존재하는 걸까요?”“그리고 또! 그 손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한 손이 이렇게 크다면 몸은 얼마나 클까요? 그렇게 방대한 몸은 어디에 있을까요? 신화처럼 바닥에 누워서 산맥이 된 걸까요?”홍세령의 의문은 아무도 대답할 수 없다.“그 비밀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8층에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계속 깊이 파고들면 상상하기 어려운 심각한 위험에 부딪힐 수도 있어요. 당신은 계속할 건가요?”서현우가 물었다.홍세령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두 눈은 별처럼 반짝이며 말했다.“옛사람이 말하기를, 아침에 도
서현우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절'자였다.‘하지만 눈에 보이는 글자처럼 간단한 게 아니야!’‘매 획의 움직임이 마치 천지의 생성을 나타내는 것 같아.’잠시 보고 있던 서현우의 눈빛이 흐트러졌다.머릿속에서 피바다가 용솟음치더니 가부좌를 튼 허상이 나타났다.번산은 이 허상을 보는 번산의 눈빛에 찬탄하는 기색이 떠올랐다.“이 깨달음의 능력은 확실히 정말 보기 드물게 대단해.”아주 짧은 시간이 지난 것 같기도 하고, 또 한 세기가 지난 것처럼 길게 느껴지기도 했다.서현우가 정신을 차렸을 때, 머릿속에는 이미 속박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더 떠올랐다.무의식적으로 수인을 맺자 은밀한 혈악의 힘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작은 ‘절’자 하나가 눈앞에 나타났다가 또 빠르게 흩어졌다.“힘으로 진을 모아서 천기를 끊을 수 있어!”서현우는 미친 듯이 기뻐했다.‘이 가두는 방법은 능력이나 기운의 명맥을 가두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아.’‘왜 큰 세력의 인재들이 바깥에서 유람할 때, 경호하는 사람 없이 강력한 무자를 만난다 하더라도 조금도 헛되지 않은 것일까?’‘그건 이들의 몸 안에 사문의 낙인이 찍혀 있기 때문이야.’‘홍세령의 경우 만약 생사의 위기에 직면한다면, 미간에 각인된 홍련을 활성화할 수 있어. 사부인 천잔노인이 남겨 둔 생명을 지키는 힘을 폭발시키는 것이지.’‘이 힘은 홍세령이 짧은 시간 내에 신급 강자로부터 생명을 지키기에 충분해.’‘그리고 이 짧은 시간 동안 각인에 감응한 천잔노인이 빠르게 달려와 구조하는 거야.’‘그래서 거대한 후원자를 가진 영재들은, 밖을 돌아다니면서 적을 만나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더 날뛰기도 해.’‘배경이 없거나 배경이 강하지 못한 무자들은, 실력이 그들보다 높더라도 여전히 쉽게 그들의 노여움을 사지 못하는 거야.’그러나 서현우가 뜻밖에 얻은 금고의 방법은 순식간에 상대방의 체내에 찍힌 각인과의 관계를 차단할 수 있다. 상대방의 사문에서 만든 각인을 사용할 수 없게 해서 상대방의 사문에서 각인에 감응하고 달려와
갱도 세계의 8층.너무나 광활해서 그 끝이 어딘지 모른다.서현우와 홍세령은 깊은 곳으로 나아가면서 꼬박 이틀 밤낮을 비행했다.삼림의 바깥 역시 삼림이다.그 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두 사람의 이런 실력이라면 이런 속도로 전력을 다한다면 드넓은 수라계도 한 구역을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설마 이 갱도 안의 세계가 수라계의 한 지역보다 더 큰 건가?’이 기간 동안 두 사람은 아무런 위험도 겪지 않았다.‘광석의 환영조차 몇 개밖에 보이지 않았어.’‘이것도 정상이 아니야.’갱도 세계의 8층은 가장 생기가 넘치지만 가장 척박한 세계여서, 서현우는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핏빛 숲을 이루는 수목과 식물이 이렇게 무성하니 생기가 넘친다고 할 수 있어.’그런데 광석의 환영이 왜 이렇게 적지?’‘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적어!’‘가뜩이나 많지 않은 생기를 흡수한 나무들 때문에 희귀한 광석이 탄생하지 못하는 것일까?’‘그러나 광석의 성장에 필요한 것은 생기와 혈악의 힘이 아니야.’“8층에는 절대적으로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어요. 그 큰 손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미 떠났을지도 몰라요.”잠시 쉬면서 서현우가 홍세령에게 말했다.“나는 지금 좀 걱정이 돼요. 갈수록 비정상적이고 더 위험한데, 실제로 비밀을 발견했을 때 우리의 실력이 대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홍세령이 눈썹을 찌푸렸다.“물러나고 싶으면 아직 기회는 있어요.”서현우가 웃으면서 말했다.어쨌든 자신은 이곳의 비밀을 추적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수라계를 바라보면, 지존 절정의 경지인 무자들은 부지기수야.’‘하지만 신급의 강자는 얼마나 돼?’‘수라계에서 천천히 허비할 시간이 없어.’‘갱도 세계 8층의 비밀이 나를 신의 경지로 이끌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어.’하지만 서현우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될지 안 될지는 여전히 끝날 때가 되어야 알 수 있어.’‘만약 정말로 안 된다면 그래도 인정할 거야. 적어도 후회는 없겠지.’자신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아서 허공을
똑... 똑... 똑...돌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 서현우는 점점 정신을 차렸다.눈을 뜬 뒤 두 손으로 땅을 짚고 앉고 나서야 넓은 동굴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사방이 모두 절벽이고, 작은 강 하나가 옆으로 구불구불 흐르고 있었다.머리 위에는 파란 하늘이 있고 햇볕이 어렴풋이 내리쬐고 있었다.꽃은 분홍색에 나무는 녹색이고 개울물은 맑고 깨끗했다.모든 것이 정상적인 세상과 같았다.서현우는 천림곡으로 다시 돌아온 게 아닌가 착각할 뻔했다.‘수라계에서 이런 장면은 극히 보기 어려운데.’‘천림곡만이 정상적인 상태였어. 혈악의 힘에 침식되지 않았기 때문이야.’“여긴 어디야? 설마 여기도 수라계에 종속되어 존재하는 어느 작은 공간으로 혈악의 힘이 없는 곳이란 말이야...”서현우는 갑자기 화들짝 놀랐다.자신이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자기가 홍세령과 계속 날고 있었다는 것만 기억할 뿐, 그 뒤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식은땀이 이마에서 흘러내리면서 얼른 마음속으로 크게 외쳤다.“번산! 번산!”한참 후에야 번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 내가 왜 여기에 있게 된 거야? 홍세령은?” 서현우가 물었다.번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참이 지나서야 비로소 놀라서 대답했다.“모르겠어. 내가 어느 순간 잠든 것 같아. 네가 부르지 않았다면 깨어나지 않았을 거야.”“자고 있었어?”서현우의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번산은 잠을 자지 않아.’‘여태까지 전혀 잠을 잔 적이 없어!’‘이상하네.’‘더없이 이상해!’서현우는 심호흡을 하고 혈악의 힘을 움직였다.핏기의 기운이 꾸역꾸역 뿜어져 나왔다.혈악의 힘은 막히지 않고 잘 돌아갔다.그런 다음 신념을 펼쳤다.한 지역을 뒤덮을 수 있었던 신념이 뜻밖에도 작은 곳만 볼 수 있었고, 심지어 멀리 보지도 못했다.“여기는 신념을 제한하는 어떤 수단이 있어. 그러나 지금까지는 아직 아무 위험도 없어.”서현우는 생각에 잠겼다.
소녀에게 가까워지자 소녀가 흥얼거리는 흥겨운 노래가 들렸다.소녀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서현우를 바라보았는데, 예쁜 큰 눈에는 호기심이 반짝였다.“오빠는 어디서 왔어요?”“모르겠어. 꼬마 아가씨, 여기가 어딘지 말해 줄래?” 서현우가 물었다.소녀는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여기는 이름이 없어.”“그럼 너 말고 다른 사람은 있니?”“있어, 우리 집은 저 산 뒤에 있어.” 어린 소녀는 그리 높지 않은 산길을 가리켰다.서현우가 말했다. “그럼 나를 다른 사람한테 데려다 줄래?”“그래, 할아버지는 우리 이곳에 오랫동안 외부인이 오지 않았다고 하셨어. 모두가 오빠를 환영할 거라고 믿어.”어린 소녀는 버섯 한 송이를 가득 찬 바구니에 넣고서 말했다. “오빠, 따라와.”“고마워.”소녀가 앞에서 길을 안내하자, 그 뒤를 따라 가던 서현우는 소녀의 활발한 뒷모습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딸을 생각했다.‘솔이도 이렇게 귀엽지.’“나는 너무 정상적이라고 생각해. 조심해.”번산이 머릿속에서 말했다.“알았어.”서현우가 대답했다.‘어떻게 경계심이 없을 수 있겠어?’‘내가 언제 어떤 것에 영향을 받았는지,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도 몰라.’‘그리고 이곳은 번산의 말대로 정말 너무 정상적이야.’‘어떤 때는 너무 정상적인 것이 가장 큰 비정상이야.’“오빠는 이름이 뭐예요?”깡충깡충 뛰면서 길을 안내하던 소녀가 웃으며 물었다.“내 이름은 극영이야.” 서현우가 대답했다.자신의 진짜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말해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나는 만령이라고 해요.”“그래, 만령. 안내해 줘서 고마워.”“당연히 그래야지. 오빠가 우리 집에 놀러 가는데. 내가 버섯을 끓여 줄게. 정말 맛있어.” 소녀가 천진난만하게 말했다.“고마워.” 서현우는 말로는 고맙다고 했지만 소녀의 집에 갈 건지는 말하지 않았다.어린 소녀의 활발한 모습과 즐거운 노랫소리 속에서 서현우는 오솔길을 따라 그 작은 산을 넘었다.눈앞이 갑자기
“만림마을?”서현우가 눈살을 찌푸렸다.어떤 타당하지 않은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이것은 오히려 한동안 누구의 말을 믿어야 좋을지 모르게 만들었다.노인이 말했다.“기왕에 왔으니 마음을 편히 가지게. 나가고 싶으면 스스로 길을 찾아 나가도록 해. 그러나 나간 뒤에는 절대 우리의 이곳을 얘기하지 말게. 우리는 조상 대대로 모두 평온을 누리면서 외부인이 방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네.”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그 마을 사람들이 만령에게는 열정적이었지만 나를 볼 때는 호기심 외에도 약간의 적의가 있었어.’“그 전에 집에 우선 머무를 수 있어. 만령이 자네를 좋아하는 것 같네.” 노인은 부엌을 쳐다보았다.“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고맙습니다. 돈은 낼 수 있습니다.” 서현우가 말했다.“돈? 돈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 우리의 일상적인 거래는 모두 물물교환이야. 자네는 안심하고 머무르면 돼.”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네, 어르신께 감사드립니다.”노인과 편하게 잡담을 하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만령이 점심을 다 만들었다.세 사람은 나무 탁자에 둘러앉아 각자 움직이기 시작했다.만령의 요리 솜씨가 아주 좋아서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않은 서현우도 구미가 당기면서 특별한 만족감을 느꼈다.밥을 다 먹자 만령은 서현우를 데리고 마을을 한가로이 거닐기 시작했다.마을이 크지 않아서 한 시간만에 다 돌 수 있었다.서현우도 이 만림마을에 백여 가구가 생활하고 있어고 인구는 5, 6백 명 정도라는 것을 알았다.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면서, 사람마다 우애가 돈독해서 밤에도 문을 닫지 않고 길에 떨어진 물건도 줍지 않았다.이렇게 아름다운 풍습과 풍경은 전형적인 무릉도원의 모습이었다.밤에 침대에 누웠지만 너무 정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용히 창문을 열고 염탐하러 나갔다.마을은 고요했다. 부드러운 달빛이 쏟아져서, 은색 옷을 걸친 고풍스러운 건물들은 꿈처럼 환상적이다.서현우는 한 지붕 위에 앉아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데, 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