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령역의 핵심 성지인 만령성 안에서 서현우가 전송진을 밟았다.그러자 몇 명의 지존 강자들이 에워싸고 공손한 표정을 지었다.“혹시 극영 공자이십니까?”서현우는 조금도 의외가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인근 지역은 서로 연관되어 있어서 나보다 소식이 빨리 오는 것이 정상이야.’“극영 공자를 공손히 맞이합니다. 저는 만령성의 성주인 설영회입니다, 극영 공자를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내 영패는 안 봅니까?” 서현우가 비웃는 듯 물었다.“감히, 감히 할 수 없습니다. 극영 공자는 극락산에서 나온 사실을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누가 이렇게 대담하게 극락산의 사람이라고 사칭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것이 아닙니까? 수라계 전체에 몸을 숨길 곳이 없습니다!”서현우는 한동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공자를 도울 일이 어떤 일입니까? 저희 만령성에서 전력을 다하겠습니다.”“나는 천림곡에 가려고 하는데, 빨리 갈 수 있는 탈 것이 있습니까?”“있습니다! 당연히 있습니다!”만령성 성주가 얼른 대답했다.“우리 만령종에 어수 장로가 있는데, 8급 무극조 한 마리를 복종하게 만들었습니다.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도련님께서는 부에서 잠시 휴식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사람을 무극조를 데려올 사람을 배치하겠습니다.”“그럼 고맙습니다.” 서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공자, 이쪽으로요.”옆에 있던 사람은 표정이 크게 변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감히 하지 못한 채 이마에서는 진땀이 났다.서현우를 맞아 성주부로 들어간 만령성 성주가 가장 좋은 차를 직접 우려내고, 입을 열려고 하자 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조용히 있고 싶으니 먼저 나가세요.”“그...”만령성의 성주의 웃는 얼굴이 굳어졌다.“왜요?”“네, 공자 편히 쉬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시키세요.”만령성의 성주는 마음속으로 분개했다.그는 또 서현우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아쉽게도 그 생각은 수포로 돌아갔다.그러나 마음속으로만
서현우가 이렇게 보니 만령성의 성주 이마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제가... 공자, 용서하십시오... 당장...”“솔직히 말해!” 서현우가 차갑게 소리를 질렀다.놀란 만령성의 성주가 벌벌 떨었다.“무극조는 내가 쓰고 있어요.”만령성의 성주가 쩔쩔매고 있을 때 청초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현우가 고개를 돌려서 보니 입구에는 빨간색 긴 치마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긴 머리가 폭포처럼 흩어져 있었고, 나비 장식의 비녀가 머리 위에 비스듬히 꽂혀 있었다.이마에는 붉은 연꽃이 그려져 있어서 아름다운 얼굴에 부드러움과 귀여움을 더했다.만령성 성주의 떨리는 마음이 조금 풀렸다.홍세령 아가씨가 온 이상 극락산과 천잔노인의 게임이지, 작은 만령종 종주인 자신과는 관계가 없었다.서현우의 눈빛이 반짝였다.‘이 여자는 지존경 초기인 자신의 기운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어. 기운의 파동이 아직 좀 큰 걸 보니, 분명히 이제 막 경지를 굳히게 된 거야.’‘그러나 이 아가씨는 아주 젊어, 뼈의 나이로 볼 때 겨우 서른 살도 안 됐어.’‘기세가 대단할 수밖에 없지!’“만령종 종주께서는 먼저 나가세요.” 홍세령은 서현우를 몇 번 훑어보더니 만령성의 성주에게 말했다.“네, 두 분 천천히 말씀하세요.”만령성의 성주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빠른 걸음으로 방에서 나온 뒤에는 방문을 가볍게 닫았다.방안이 고요해졌다.홍세령은 궁금해하며 말했다. “당신은 극락산의 사람입니까?”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왜요? 안 닮았어요?”“닮지 않은 게 아니라, 전혀 아니예요.”다가와서 의자에 앉은 홍세령이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당신은 담력이 꽤 크군요. 감히 극락산의 사람이라고 사칭하다니 재미있네.”서현우의 눈에서 매서운 빛이 번쩍였다가 평온을 되찾았다. 홍세령의 맞은편에 앉고서 담담하게 말했다.“왜 내가 사칭이라고 확신하는 겁니까?”“당신이 나를 모르고, 나도 당신을 모르기 때문이지요.”“극락산이랑 친합니까? 모든 사람을 다 알아요?” 서
“아직도 나를 속이려는 거예요?”홍세령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다른 세계에서 허공을 부수고 온 무자가 결코 극락산과 관계가 있을 수 없어요!”“절대로?”“바로 그래요. 절대로요!”홍세령이 말했다.“극락산은 예로부터 폐쇄되어 있어서 계약을 맺은 사람과 자기 일족을 제외하고는 외부인이 진입하기 어려워요. 일족들은 일정한 실력에 도달하지 못하면 절대 외출을 허용하지 않으니, 더더욱 혈맥이 유출될 수도 없지요. 하물며 다른 세계로 떨어진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번산, 이 여자가 말한 것이 사실이야?” 서현우는 머릿속에서 번산에게 물었다.“내가 어떻게 알아?” 번산은 어깨를 으쓱거렸다.“하지만 나는 확실히 극락산 사람이예요.”서현우는 홍세령에게 말하면서 이마에 있는 핏방울 비수 자국을 직접 드러냈고 영패도 건넸다.영패를 받은 홍세령은, 그 안에서 전해지는 극락산만의 기운을 느끼자, 표정이 바뀌면서 놀라움을 드러냈다.“설마 당신이 정말 극락산 사람이예요? 그런데 그게 말이 돼요?”홍세령은 헝클어졌다.‘저주 때문에 극락산의 직계 혈통은 아주 적고 소중해. 누구든 보물처럼 중시하지.’‘어떻게 다른 세계에 떨어진 혈맥이 존재할 수 있어?’‘정말 터무니없어!’“어때요? 이제는 믿나요?”“나는 정말 믿을 수 없지만, 당신이 준 물건은 확실히 조작할 수 없어요.”영패를 서현우에게 던진 홍세령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됐어요, 당신이 극락산 사람이든 아니든, 무극조는 내가 먼저 쓰는 거예요.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빼앗아 쓰려고 한다는 것을 들었으니, 우리 한 번 싸워 보고 이긴 사람이 쓰도록 하지요.”말하면서 홍세령이 전의를 일으키기 시작했다.천수방에는 수라계 전체의 젊은 세대 중에서 절세의 뛰어난 인물들이 나열되어 있다.7위에 오른 홍세령의 실력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일반적인 같은 경계의 무자도, 모두 정면으로 대하지 않는다.그러나 서현우는 달랐다. 다른 세계에 떨어진 극락산의 혈통은 그야말로 금시초문이었다.그래서 서
서현우는 몹시 고민하는 모습으로 입을 벌리고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외람되지만, 내가 서둘러 스승님께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무극조는 내가 양보할 수 없어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말하면서 예의를 갖춘 홍세령이 아주 시원스럽게 일어나서 떠났다.“잠깐만요.”서현우가 입을 열었다.“홍세령 아가씨, 만약 당신이 바쁘지 않다면 나와 함께 천림곡에 가기를 원합니까? 얻은 이익은 우리가 반반으로 나눕시다.”“응?”홍세령은 멍해졌다.“당신은 정말 봉인진법을 통과할 수 있어요? 그럴 리가 없는데, 수천 년 동안 거의 모든 신급 강자들이 시도해 봤어요. 당신들 극락산의 신의 경지인 강자들조차도 통과할 수 없는데, 당신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나요?”“속이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지요.”서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극락노조의 직계 후손입니다. 끝없는 세월 전에 극락노조는 허공을 깨뜨리고 여러 세계로 가서 일계의 지존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찾았습니다. 내가 있는 그 세계에 한 여자가 있었지요...”서현우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거짓말은 너무 가득 차서는 안 되고, 다른 사람에게 환상의 공간을 주어야 해.’‘결국 내가 아무리 진실하게 말해도 다른 사람이 환상 속에서 만든 진실보다 못해.’“그럴 리가요?”홍세령은 이 말을 듣고 아주 놀랐다. “3만 년 전 극락노조가 신의 경지의 정점에서 허공을 깨뜨리고 갔는데, 그런 강자가 어떻게 후사를 남길 수 있겠어요?”‘천도의 균형술인지도 몰라.’‘실력이 강한 존재일수록 후손을 낳기 어려워.’‘이치대로라면 신의 경지의 강자는 이미 자손이 있을 수 없아.’“극락선조는 조상을 늘 생각하면서 정말 사랑했으니, 그 실력으로 생각을 어쨌든 방법을 찾았을 지도 모르지요.”서현우가 조용히 말했다.홍세령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으로 말했다.“어쩐지 극락산의 혈맥이 다른 세상에 전해졌다니, 이렇게 말하는 것도 오히려 합리적이야.”서현우의 머릿속에서 번산은 감개무량했고 서글프기도 했다.“원래 이
무극조는 참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참새보다 천 배 이상 커서, 지구의 과학기술로 만든 대형비행기와 비슷했다.등에는 연골이 있는데 좌석이 잇달아 있는 모양과 같았다.두 사람은 고사하고 2백 명이 타더라도 결코 붐비지 않을 정도였다.게다가 속도도 마치 유성처럼 대단히 빨랐다.만령성에서 나와서 한 시간 남짓 만에 이미 천림곡의 숲으로 들어갔다.천림곡의 숲은 면적이 방대하고 나무가 온통 붉게 물들어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끝없는 불바다처럼 보였다.그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흉수가 살고 있는데, 숲의 지하에는 신급 흉수가 잠들어 있다고 전해진다.그러나 진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아무도 본 적이 없었고 신급 강자가 탐색해 보았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천림곡은 숲의 중심에 있다.서현우가 홍세령을 초청해서 함께 천림곡을 탐색하게 한 것은, 그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번산의 건의다.이유는 서현우에게 말한 바와 같다.3만 년의 세월은 상전벽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안에 도대체 어떤 흉악한 것이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서현우가 비록 지존경이라 해도 의외의 일이 일어나는 걸 피할 수가 없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이 어쨌든 자신이 혼자 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물론 홍세령이라는 이 여자도 보통내기가 아니다. 서현우가 일부러 그녀를 해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방비하지 않을 수는 없다.그리고 홍세령이 남아서 함께 탐색하게 된 이유도, 천잔노인이 앞서 이마에 있는 홍련 무늬를 통해 먼저 자신의 일을 끝내도 된다고 연락을 했기 때문이다.천림곡으로 가는 도중에 두 사람은 간단히 교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서로 여러 모로 탐색을 시도해 보았다.하지만 둘 다 총명한 사람들이다.아무런 수확도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수확이 크지는 않았다.그러나 서현우는 여전히 홍세령의 말에서 자신과 번산도 모르는 상식을 많이 알게 되었다.“쿠우!”천림곡에 도착했다.고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구름과 안개가 거대한 지역을 깊이 뒤덮고 있었다.서현
휘휘-갑작스럽게 광풍이 일어났다.홍세령의 손바닥에서 나온 순수한 혈악의 힘이 서현우의 몸에 들어갔다가, 다시 경락을 통해 끊임없이 서현우의 손바닥에서 폭발했다.서현우의 눈에서 희미한 빛이 번쩍이며 안심이 되었다.그가 홍세령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만약 홍세령이 비로소 이 기회를 틈타 그에게 손을 댔다면, 서현우도 대처할 방법이 있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순식간에 홍세령을 격살해 후환을 제거했을 것이다.홍세령이 손을 대지 않았기에, 당연히 모두에게 다행스러운 일이었다.홍세령의 힘이 받쳐주면서, 이미 서현우에 의해서 움푹 패이고 금이 갔던 핏빛 장벽의 금이 빠르게 퍼져갔다.그러나 서현우와 홍세령 두 사람의 에너지 소모도 놀라울 정도로 엄청났다.시간은 천천히 지나갔다.그 장벽은 분명히 이미 균열이 가득 퍼져 있어서, 다음 순간 깨질 것처럼 보였지만 끝끝내 깨지지 않았다.두 사람은 이미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은 채 안색도 창백했다.체내의 혈악의 힘 소모는 무서울 정도여서 계속 이어갈 힘도 바닥이 났다.“번산, 도대체 언제 깨질 수 있어? 나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어!”서현우는 내심 고함을 질렀다.머릿속에서 번산도 굳은 표정으로 감탄하며 말했다.“극락의 실력은 정말 너무 무서워. 3만 년이 지났고 정확하게 깨는 방법이 있어도 여전히 쉽게 타파할 수 있는 게 아니야.”“감탄은 개뿔! 나와 홍세령은 기껏해야 십 정도 버틸 수 있어...”“10분? 충분할 거야.”“아홉.”“?”“여덟.”“...”홍세령이 소리를 질렀다.“도대체 깨질 수 있을까요? 내 혈악의 힘은 곧 고갈될 거예요!”“거의 다 됐어요! 할 수 있어요!” 서현우의 마음은 썩 달갑지 않았다.‘만약 이 장벽을 허물지 못한다면 쏟아 부은 힘과 시간이 완전히 헛된 일이 될 거야.’“극영, 당신은 정말 봉인을 깨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홍세령은 자신의 힘이 완전히 다 소진되려고 하자, 이를 악물고 손을 뒤집어서 새빨간 열매
두 사람은 거의 같은 시간에 봉인된 안쪽으로 들어갔다.서현우는 즉시 무릎을 꿇고 앉아서 소모된 혈악의 힘을 회복하기 시작했다.홍세령도 서현우로부터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똑같이 숨을 돌렸지만 눈을 감지는 않았다.몇 초 후, 찰칵 소리가 나면서 깨진 봉인이 다시 복구되었다. 모든 균열들은 마치 나타나지 않았은 것처럼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정말 천림곡에 들어왔어.” 홍세령이 믿기지 않는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3만 년 전 극락 선조가 천림곡을 봉인하면서부터 더 이상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신급의 강자들이 잇달아 시도했지만 여전히 실의에 빠져 돌아왔어.’‘오늘 우리 두 사람이 해냈어.’‘지존경의 실력일 뿐인데 말이야!’‘정말 말도 안 돼.’살짝 고개를 돌려서, 힘을 회복하고 있던 서현우를 바라보더니, 홍세령의 눈동자가 한순간 반짝이면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대단한 저 남자가 극락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극홍 그들은 젊은 조상을 원할까?”잡념은 단지 순간이었고, 홍세령은 눈을 감았다.한 시간 후에 서현우가 먼저 눈을 떴다.소모된 혈악의 힘은 모두 회복되었고 약간의 정진도 느껴졌다.그건 바로 먼저 소모한 후에 잠재력을 눌러 짜낸 결과였다.그는 아직도 운기조식 하고 있는 홍세령을 보고 일어나지 않았다.‘만약 상대방의 도움이 없었다면, 천림곡의 봉인을 나는 절대 깰 수 없었을 거야.’‘그리고 상대방은 결정적인 순간에 내게 손을 대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지. 인품은 보장할 수 있어.’‘그럼 나도 그래야 해.’얼마 지나지 않아 운기조식을 끝낸 홍세령은, 서현우가 이미 회복된 것을 보고 의아한 기색이었다.‘상대의 회복 속도가 나보다 빨라!’‘이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야.’‘나는 신급 강자인 천잔 노인의 직계 제자이자 가장 아끼는 제자야.’‘이 사람이 극락 선조의 직계 후손이라도 외부에서 왔으니, 혈악의 힘에 대한 수련이 나보다 더 순수할 수는 없어.’“홍세령 아가씨, 회복되었습니까?” 서현우가 미
하늘엔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햇빛이 찬란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았고 몸을 비추는 햇빛은 오히려 따뜻하고 정말 편안한 느낌이었다.수십 리 밖에서 거대한 폭포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은백색의 물줄기가 끊임없이 세차게 흐르고 있는데 마치 하늘의 은하수가 역류하는 것 같았다!먼 곳에는 우뚝 솟은 산들이 하늘 끝까지 이어졌다.나무들은 하늘을 떠받치는 것처럼 컸고, 넝쿨들은 다섯 사람이 둘러싸야 할 정도로 큰 나무보다도 굵고 단단했다.한 무리의 하얀 새들이 무리를 지어 지나가는데, 두 날개를 펼친 폭이 무려 수십 미터에 달했다.서현우와 홍세령은 이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이곳은 마치 거인의 세계와 같았고, 그들은 바로 거인의 세계에 잘못 들어선 작은 개미에 불과했다.그 정도로 작았다!그러나 홍세령이 더욱 놀란 것은 산과 물은 푸르고, 금빛으로 물든 하늘에는 흰 구름이 일렁이면서 노을 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는 것이다!“여긴...”“여긴 어디지? 선계인가?”홍세령의 눈빛이 흐려졌다.‘수라계의 모든 것은 피처럼 붉은색이야.’‘이 세계의 사람들은 그런 모습에 이미 습관이 되었어.’‘여태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본 적이 없었어.’‘신급 경지 이상의 강자만이 허공을 깨뜨리고 수라계에서 떠날 수 있는 능력이 있지.’‘그러나 수천억 인구의 수라계에서, 신급의 강자가 몇 명이나 될까?’서현우의 머릿속에서 번산이 말했다.“천림곡은 바로 이런 모습이었어. 극락은 이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보존하고 싶어서 봉인을 한 거야. 그렇지 않고 수라계의 혈악의 힘이 밀려들면, 이곳도 조만간 바깥의 풍경과 같아질 거야.”“그럼 과거에는 수라계도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이었어?” 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허전한 듯이 입을 열었고, 추억에 잠긴 듯한 말투였다.“아주 오래 전에...”“집어치우고 간단히 말해.” 서현우가 바로 말을 끊었다.‘아주 오래 전에’ 번산이 이렇게 말을 시작하자, 서현우는 심상치 않다고 느낀 것이다.‘번산은 너무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