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우는 말을 마치고 나서 사무실 내의 전화를 집어 들었다. “안내 데스크죠? 회사의 모든 직원에게 신 대표님은 지금부터 두 시간 동안 바쁜 업무가 있어서 사무실에 찾아오지 말라고 전달해 주세요. 어기는 자가 있으면 바로 해고할 겁니다!”임서우는 전화를 끊은 후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신수아를 바라보았다.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여보, 당신…싫어…”신수아는 임서우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너무 창피했다. “어? 아니, 왜 내가 두 시간 동안 바쁘다고 한 거야?”신수아는 입을 삐죽 내밀고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물었다. “에헴. 두 시간은 정상이 아닌가?”“됐어. 우리 어서 하자. 아직 사무실에서 한 적이 없잖아…”임서우는 말을 마치자마자 신수아를 안아 올렸다. 사무실 내에 봄빛이 잠시 나타났다. 운동을 마친 후.“여보, 당신 너무 나빠. 옷까지 찢어졌잖아. 누구라도 보면 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어?”신수아는 스커트를 정리하면서 수줍게 말했다. 임서우는 너무 성급해서 사무실에서 운동했다. 그런데 방금 느낀 것은 확실히 집에 있을 때와 다르게 자극적이었다. “다음에 우리 다른 플레이 좀 할까?”임서우는 소파에 앉으면서 싱긋 웃었다. 뭐?또 다른 플레이가 있다고?신수아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이때 맹강호는 고대 무술 협회로 도망쳤다. 그는 돌아오자마자 당분간은 신심을 닦는다면서 누구도 만나지 않는다는 지시를 내렸다.이와 동시에 고대 무술 협회가 참패했다는 소식도 온 청주에 퍼졌다. 고대 무술 협회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서 전전긍긍했다. 며칠 사이에 청주 신아 그룹은 헐값에 고대 무술 협회의 산업을 미친 듯이 사들였다.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로 빼앗아 갔다. 맹강호가 돌아온 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고대 무술 협회의 임원도 별로 남지 않았다.지금의 고대 무술 협회는 유명무실하였고 나머지 사람들은 주견이 없었다. 전에 고대 무술 협회와 원한을 가졌던 사람들이 지금 모두 고대 무술 협회에 복수
면사포를 쓴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맹강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 남자는 갑자기 사람들을 몸서리치게 할 법한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안 어르신께서 당신을 죽이고 싶어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동안 노력한 걸 봐서 속죄할 기회를 한번 주겠다고 했습니다.”“정말입니까?”맹강호는 목숨을 건질 수 있어서 기쁜 한편 의심도 조금 들었다.“저도 구체적인 건 모르겠고, 일단 저와 함께 돌아가시죠.”“네? 어디를요? 설마 저더러 고대 무술 협회를 포기하라는 겁니까?”그 남자는 맹강호를 차가운 눈빛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반문했다.“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지금 회장으로서 존재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까?”이제 고대 무술 협회에는 예전의 위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유명무실한 존재였기에 맹강호는 그의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그러나 맹강호는 자기가 수십 년 동안 일궈온 이곳을 막상 떠나려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이때, 면사포를 쓴 남자가 그의 망설임을 알아차렸는지 더욱 차갑게 말했다.“당신한테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어르신의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맹강호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정을 내린 듯 이를 악물면서 답했다.“좋습니다, 돌아가죠!”그에게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었고, 계속 여기 남아있으면 죽임을 당할 게 뻔했다.“그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두 사람이 지하실을 떠나자마자 불이 활활 타오르면서 모든 물건을 태워버렸다.다음날, 고대 무술 협회 회장 맹강호가 불에 타서 죽었다는 소식이 퍼졌고 적들이 반란을 일으킨 탓에 협회 구성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고대 무술 협회의 전멸이 서울시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이때부터 드래곤 네이션의 무술계와 여러 세력이 보잘것없는 서울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임서우는 고대 무술 협회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약간 의외라고 생각했다.‘협회가 위태로웠던 사실이
강소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대표님. 이미 비행기를 타고 서울시를 떴어요. 두 사람이 갑자기 동성에 왜 갔을까요? 설마 무서워서 도망간 건가요?”요즘 신아 그룹은 조현아를 모델로 쓴 이후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공세를 펼치고 있었고 신제품이 출시만 되면 모두 품절되었다.민예슬은 비록 신수아와의 접촉이 많지 않았지만, 그녀가 비겁하게 도망칠 성격이아니라는 건 확신했기에 고개를 가로저었다.“신수아는 절대 도망칠 사람이 아니야.”말을 마친 그녀가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자, 강소진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이때 민예슬은 진진한 말투로 강소진에게 지시를 내렸다.“당장 동성으로 가는 비행기표 몇 장 예약해.”강소진은 동성에 부랴부랴 가는 목적이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볼 자신이 없었다.민예슬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강소진에게 물었다.“소진 씨, 같이 갈래요?”“좋아요, 대표님! 저도 마침 동성에 가보고 싶었어요.”얼마 지나지 않아, 민예슬과 강소진도 동성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남한그룹의 동성 지사는 동성에서 상당한 지위에 있었고, 지하세력을 이미 소탕했기에 무척이나 평화로웠다.한 시간 후, 신수아와 임서우는 동성 공항에서 도착했고 백윤아와 권용하가 이미 공항에 나와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수아 씨!”“드래곤 킹!”백윤아는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다.공항에서 나오던 신우아가 백윤아를 보고 반가움에 달려가서 안았다.“윤아 씨, 이게 얼마 만이에요!”동성의 4대 가문이 멸망한 것이 임서우와 큰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기에 권용하는 그에게 공손하게 인사할 수밖에 없었다.“드래곤 킹, 안녕하세요.”그러나 임서우는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 후, 네 사람은 차를 타고 화양 엔터테인먼트로 향했다.참고로 화양 엔터테인먼트는 몇 년 사이에 몇 동성에서 손꼽히는 회사로 급부상했다.사무실 안, 권용하가 서류들을 조심스럽게 임서우에게 건넸다.“지
만약 백윤아가 홍보 모델로 현재 드래곤 네이션에서 가장 핫한 조현아를 제친다면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백윤아는 결심한 듯 단호하게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한번 해봐요.”신수아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인서우도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윤아 씨, 당신은 지금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기회만 잘 잡으면 무조건 조현아를 능가할 수 있어요.”“고마워요.”이어 인서우는 권용하를 쳐다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참, 화양 엔터테인먼트는 이제부터 서울시와 협력하여 신제품을 출시하고 신속하게 시장을 선점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해.”“네, 알겠습니다.”한편, 동성 데이터 연구원.고객에게 데이터를 판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연구원이 며칠 전 남한 그룹에 이번 분기의 데이터 정보를 판매하는 것을 거부했다.게다가 그들은 이 데이터 정보를 누구에게나 판매할 수 있어도, 남한 그룹에는 줄 수 없다면서 단호한 태도를 밝혔었다..민예슬은 동성에 도착하자마자 동성 데이터 연구원의 원장을 찾아갔다.연구원 원장인 조기찬이 먼저 공손하게 말을 건넸다.“민 대표님, 남한 그룹이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는 무조건 데이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저희 쪽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사실 조기찬은 연구원의 제일 큰 수익 원천인 신아그룹을 등질 수 없었기에 남한 그룹의 제의를 거절한 거였다.그러나 민예슬의 생각은 그와 달랐다.“이런 데이터를 이곳에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니, 시간을 조금만 더 투자하면 분명히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그녀는 신아그룹이 남한그룹보다 하루라도 일찍 신제품을 출시해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해야만 했다.그렇게 되어야만 신수아가 남한그룹과 인서우 둘 중에서 하나만을 선택해야 할 갈림길에 서게 되기 때문이었다.조기찬은 민예슬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대표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데이터는 신제품이 나오면 그들에게 넘기
동성 데이터연구원 로비.백윤아를 만난 후, 신수아는 바로 동성 데어터연구원의 원장 조기찬을 만나러 왔다.그러나 이곳 직원들은 그녀를 계속 막아서면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죄송합니다. 원장님께서 출장을 가셔서 다음에 미리 미팅 시간을 잡고 오세요.”조기찬의 차가 밖에 버젓이 주차되어 있는데 직원들이 끝까지 들어가지 못하게 하자, 신수아는 한숨을 내쉬면서 오늘은 이만 돌아가기로 했다.“알겠어요. 고맙습니다.”밖에서 기다리던 임서우는 터벅터벅 걸어 나오는 그녀를 보고 헛걸음을 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수아야, 어떻게 됐어? 얘기해 봤어?”신수아는 풀이 죽은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만나지도 못했어.”임서우는 이미 김서윤에게서 민예슬도 동성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예상한 결과라서 놀라지 않았다.그는 민예슬이 동성에 온 목적이 남한 그룹이 새로운 분기 데이터를 얻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수아야,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해 볼게.”그러나 신수아는 아무런 수확도 없이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머릿속 복잡해졌다.“그렇지만...”신아 그룹에서 신제품을 먼저 출시해서 시장을 선점한다면 그때 가서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다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임서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신수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아직도 날 못 믿겠어?”“믿어.”곧이어 두 사람은 연구원을 벗어났고 신수아가 운전하는 동안 임서우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원희 씨, 기회를 드릴 테니 지금 당장 동성으로 오시죠.”임서우에 의해 동성에서 쫓겨났던 곽원희는 그의 뜻밖의 제안에 가슴이 두근거렸고 다음 순간 그가 이런 제안을 한 이유가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볼 자신이 없었다.임서우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진심으로 제안하는 겁니다. 당신만 원한다면 천성당이 동성으로 복귀하는 걸 제가 도와주겠습니다.”곽원희는 감격에 겨워 바로 그의 제안에 동의했다.“당연히 원합니다! 당연히!”“동성으로 돌아오기 전
그러나 임서우는 천성당이 다시 동성에 복귀한다고 해도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한편, 곽원희는 수천 명의 천성당 부하들을 이끌고 동성으로 향하고 있었다....동성 데이터연구원.시끄러운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밖에서 들려오자, 연구원 직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려고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갔다.곽원희는 고급 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연구원 데스크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원장은 지금 어디 있죠?”여직원은 갑작스러운 남자의 등장에 놀라서 벌벌 떨면서 답했다.“15층에 있어요...”여직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같이 온 부하들을 이끌고 곧장 15층으로 향했다.그 무렵, 조기찬은 천성당이 쳐들어온다는 것도 모른 채 소파에 앉아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그의 앞에는 야한 옷차림의 여자가 반쯤 무릎을 꿇은 채 애무하고 있었다. 그 여인은 바로 조기찬의 비서이자 애인이었다.사무실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려오자, 조기찬은 아연실색했고 그의 비서도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자기야, 오늘 왜 그래?”조기찬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더니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한 대 때렸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가만히 있어!”그의 비서는 붉어진 한쪽 볼을 손으로 감싸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조기찬은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침입에 좋았던 분위기가 깨지자, 크게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누구야! 누가 감히 내 허락도 없이 사무실에 들어와!”그러나 곽원희는 담담하게 사무실로 들어왔고 그의 뒤에는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뒤따랐다.“네가 조기찬이야?”조기찬은 험상궂은 남자들의 외모를 보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하게 웃으면서 물었다.“네, 누구시죠? 저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요?”“남한 그룹에게 왜 시장 데이터를 팔지 않았습니까?”“아! 그건...”조기찬이 우물쭈물하자, 곽원희는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더니 소파에 내리꽂았다.그러나 이미 민예슬과 약속을 한 상황이라 스스로 결정을 번복할 수 없는 조기찬은 무서움에 벌벌 떨면서
화양 엔터테인먼트.조기찬이 자료를 가지고 찾아올 거라는 임서우의 말을 듣고 신수아는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서우야, 조기찬이 정말로 자발적으로 우리한테 시장 데이터를 넘겨줄까?”그녀가 직접 연구원에 찾아갔을 때, 피하기만 했던 사람이 자발적으로 자료를 가져다준다고 하니 믿을 수 없는 건 당연했다.그러나 임서우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나 믿지 못해? 그러면 우리 내기라도 할래? 내가 이기면 당신이 내 소원을 하나 들어주는 거야, 어때?”“좋아, 난 조기찬이 자발적으로 우리한테 자료를 넘겨준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그래, 우리 한번 지켜봐.”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권용하가 사무실로 들어오더니 공손하게 말했다.“드래곤 킹, 밖에 조기찬이라는 사람이 만나기를 요청하는데 어떡할까요?”신수아는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임서우가 이상한 요구를 제시할까 봐 불안감이 엄습했다.그녀가 말하려던 찰나, 임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밖에서 기다리라고 전해.”신수아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임서우는 그녀를 보고 웃으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조기찬이 너의 만남을 몇 번이나 거절했으니까 당연히 복수해 줘야지. 걱정하지 마, 그 사람은 분명히 내가 만나줄 때까지 기다릴 거야.”신수아는 자신만만함의 근원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한편, 조기찬은 사무실 밖에서 안절부절못했고 권용하가 나오자마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서 물었다.“드래곤 킹께서 저를 만나 주실까요?”예전 같았으면 권용하를 신경 쓰지 않았을 그가 지금은 엄청나게 눈치를 봤다.권용하는 매우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죄송합니다, 드래곤 킹께서 지금 바쁘셔서 여기서 계속 기다리든지 아니면 그냥 떠나도 좋습니다.”조기찬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창백한 얼굴로 간절하게 빌었다.“그러지 말고 제가 여기서 기다릴 테니까 다시 한번만 잘 말씀드려 주세요. 이렇게 간절히 부탁드립니다!”그러나 권용하는 매정하게 한 마디만 남기도
권용하도 불쾌한 표정을 지으면서 조기천에게 말했다.“이만 돌아가십시오! 당신이 여기서 계속 무릎을 꿇고 있으면 우리의 업무에 지장을 줍니다.”이에 조기천이 풀이 죽은 얼굴을 하면서 말했다.“제가 지금 다리에 감각이 없어서 일어나지 못하겠어요, 저 좀 도와주실래요?’...강소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조기찬의 뺨을 몇 대 때렸다.“쓸모없는 놈, 당신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민 대표님께서 당신을 직접 찾아가서 당부까지 했는데 어떻게 임서우한테 데이터를 넘겨줄 수 있어요!”조기찬은 손으로 붉어진 뺨을 감싸 쥐면서 한참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다가 드디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만약 제가 그들에게 데이터를 넘기지 않았다면 목숨도 보전하지 못할 것 같았다고요.”그러나 강소진은 또다시 조기찬의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놈, 지금 이 상황에서도 변명이 나와요?”옆에 가만히 앉아 있던 민예슬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입 닥쳐!”강소진은 그제야 흥분을 가라앉히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민예슬은 조기찬을 한번 노려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가.”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둘러 사무실을 떠났다.“민 대표님, 저놈 때문에 우리의 계획이 엉망이 됐는데 왜 그냥 내보냈습니까?”신수아가 데이터를 손에 넣은 이상, 민예슬은 반드시 다른 대책을 세워야 했다.민예슬은 담담한 태도로 반문했다.“조기찬을 때려죽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 그 시간에 차라리 남한 그룹을 상대할 대책을 찾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만약 이번 남한 그룹과의 경쟁에서 패배한다면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어.”이어 그녀는 옆에 있던 조현아를 바라보면서 한마디 더 했다.“현아 씨, 당신만 믿을게요.”민예슬은 신아 그룹에 아직 조현아라는 비장의 무기가 남아있기에 남한 그룹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참, 현아 씨! 제가 듣기로는 남한 그룹 쪽에서 백윤하를 모델로 발탁했다고 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