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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권용하도 불쾌한 표정을 지으면서 조기천에게 말했다.

“이만 돌아가십시오! 당신이 여기서 계속 무릎을 꿇고 있으면 우리의 업무에 지장을 줍니다.”

이에 조기천이 풀이 죽은 얼굴을 하면서 말했다.

“제가 지금 다리에 감각이 없어서 일어나지 못하겠어요, 저 좀 도와주실래요?’

...

강소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조기찬의 뺨을 몇 대 때렸다.

“쓸모없는 놈, 당신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민 대표님께서 당신을 직접 찾아가서 당부까지 했는데 어떻게 임서우한테 데이터를 넘겨줄 수 있어요!”

조기찬은 손으로 붉어진 뺨을 감싸 쥐면서 한참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다가 드디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만약 제가 그들에게 데이터를 넘기지 않았다면 목숨도 보전하지 못할 것 같았다고요.”

그러나 강소진은 또다시 조기찬의 뺨을 때렸다.

“쓸모없는 놈, 지금 이 상황에서도 변명이 나와요?”

옆에 가만히 앉아 있던 민예슬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입 닥쳐!”

강소진은 그제야 흥분을 가라앉히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민예슬은 조기찬을 한번 노려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둘러 사무실을 떠났다.

“민 대표님, 저놈 때문에 우리의 계획이 엉망이 됐는데 왜 그냥 내보냈습니까?”

신수아가 데이터를 손에 넣은 이상, 민예슬은 반드시 다른 대책을 세워야 했다.

민예슬은 담담한 태도로 반문했다.

“조기찬을 때려죽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 그 시간에 차라리 남한 그룹을 상대할 대책을 찾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만약 이번 남한 그룹과의 경쟁에서 패배한다면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어.”

이어 그녀는 옆에 있던 조현아를 바라보면서 한마디 더 했다.

“현아 씨, 당신만 믿을게요.”

민예슬은 신아 그룹에 아직 조현아라는 비장의 무기가 남아있기에 남한 그룹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참, 현아 씨! 제가 듣기로는 남한 그룹 쪽에서 백윤하를 모델로 발탁했다고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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