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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면사포를 쓴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맹강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남자는 갑자기 사람들을 몸서리치게 할 법한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안 어르신께서 당신을 죽이고 싶어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동안 노력한 걸 봐서 속죄할 기회를 한번 주겠다고 했습니다.”

“정말입니까?”

맹강호는 목숨을 건질 수 있어서 기쁜 한편 의심도 조금 들었다.

“저도 구체적인 건 모르겠고, 일단 저와 함께 돌아가시죠.”

“네? 어디를요? 설마 저더러 고대 무술 협회를 포기하라는 겁니까?”

그 남자는 맹강호를 차가운 눈빛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반문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지금 회장으로서 존재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이제 고대 무술 협회에는 예전의 위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유명무실한 존재였기에 맹강호는 그의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맹강호는 자기가 수십 년 동안 일궈온 이곳을 막상 떠나려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때, 면사포를 쓴 남자가 그의 망설임을 알아차렸는지 더욱 차갑게 말했다.

“당신한테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어르신의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맹강호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정을 내린 듯 이를 악물면서 답했다.

“좋습니다, 돌아가죠!”

그에게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었고, 계속 여기 남아있으면 죽임을 당할 게 뻔했다.

“그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

두 사람이 지하실을 떠나자마자 불이 활활 타오르면서 모든 물건을 태워버렸다.

다음날, 고대 무술 협회 회장 맹강호가 불에 타서 죽었다는 소식이 퍼졌고 적들이 반란을 일으킨 탓에 협회 구성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고대 무술 협회의 전멸이 서울시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때부터 드래곤 네이션의 무술계와 여러 세력이 보잘것없는 서울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

임서우는 고대 무술 협회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약간 의외라고 생각했다.

‘협회가 위태로웠던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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