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환인 것을 알아차린 윤성아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강 대표님, 대표님에게 창문을 넘는 재주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당신을 만나러 오려고 그런 거잖아!”강주환의 말투에는 원망과 억울함이 섞여 있었다.그의 잘생긴 얼굴이 가까이 다가 와 윤성아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분명 내가 당신의 남자인데, 당당하게 만날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슬그머니 건너와 당신의 침대를 따뜻하게 해줘야지! 내가 이렇게 있는데, 당신은 수 많은 남자랑 선이나 보고!”그는 말 한마디씩 할 때마다 개미가 지나가며 간지럽히듯 그녀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상관 없어. 무조건 내가 당신의 남자야! 앞으로는 그 누구와도 선을 봐선 절대 안 돼. 알겠지?”강주환은 애교 섞인 말투로 박력 있게 말했다. 그러고는 윤성아의 턱을 들어 까만 눈동자로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나는 당신의 시험을 열심히 통과해서 아버님도 나를 만족하게 만들거야! 오로지 나만이 당신과 결혼 할수 있어!”윤성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녀는 강주환에게 그 어떤 확실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하는 거 봐서요!”“그래.”강주환의 목젖이 움직였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보여주지!”강주환은 윤성아의 아래턱을 잡고는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댔다. 더 이상 개미가 지나가듯 한 간지러운 입맞춤이 아니라 서로의 숨결을 삼키는듯한 깊은 입맞춤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하나로 어우러졌다...안효연은 드라마 촬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잠시는 스케줄이 없었다. 이번에는 집에 좀 더 오래 머물 수 있었다. 그녀가 이번에 돌아온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녀가 스케줄이 없다는 걸 알고 난 나엽은 괴로워 죽을 지경이었다. “당신이 이렇게 한가해질 줄 미리 알았더라면, 나도 이번 패션 예능 스케줄을 잡지 않았을 거예요.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우리 두 사람 너무 바쁜 스케줄로 함께 있는 시간보다 떨어져 있는 시
나엽은 분명 안효연을 감쌀 것임을 남숙자와 안효연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안효연이 불임이라는 것이 매체에 폭로된다면 나엽은 당장이라도 안효연과의 혼인 사실을 알릴 것이고 그 자리에서 평생 아이를 갖지 않는다고 발표할 것만 같았다.남숙자와 안효연은 함께 자리를 떴다. 그녀들은 안효연의 차에 올라탔다. 남숙자는 이내 차가운 표정을 짓고는 먼저 입을 열었다.“얘기해 봐, 우리 아들과는 언제 이혼할 셈이냐?”안효연이 대답했다.“저는 이혼하지 않아요!”이전에도 영원히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 자신을 괴롭힐 때도 그녀는 나엽과 이혼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엽이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녀 또한 나엽을 무척 사랑하고 있었다. 나엽이와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그러니 지금의 그녀는 더욱 나엽이와 이혼할 리가 없다!“어머니, 제가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건 아니에요. 완전한 불임이 아닌 거죠. 방금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제가 치료만 잘 받으면 임신 할 확률도 엄청 높대요!”남숙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단연코 안효연이 불임이라 믿었고, 안효연과 나엽이 무조건 이혼하기만을 원했다!“어머니, 저는 절대 이혼하지 않아요.”안효연의 태도는 확고했다. 안효연은 눈을 똑바로 뜨며 남숙자에게 말했다. “백번을 양보해서, 제가 정말로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쳐요! 저는 나엽이도 절대로 저와 이혼하지 않을 거라 믿어요! 저희가 아이를 입양하면 돼요.”남숙자는 그야말로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안효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게 네 뜻대로 될 것 같아! 나는 네가 우리 아들의 발목을 잡는 꼴을 절대 못 봐! 우리 나씨 가문의 대가 끊기게 할 수는 없지, 우리 아들은 무조건 자기 핏줄을 잇게 만들거야! 네가 낳을 수 없는 거지, 다른 사람도 낳을 수 없는 게 아니니까!”남숙자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차 문을 열어젖혔다.그리고는 쾅!하는 소리와 함께 차 문을 거칠게
윤성아는 끝내 복선 숙모를 찾아 사건의 전말을 알렸다. 그리고 복선 숙모에게 지원가 다른 곳에 일자리를 찾으라고 일깨워 주었다. 또한 연애하려거든 동갑내기 친구들이나 학급 친구 중에서 찾으라고 했다. 강주환을 좋아해봤자 아무런 결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복선 숙모는 곧바로 이지원을 찾아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네가 말하는 미남 아저씨는 도우미가 아니야! 그 사람은 영주시의 전 호진 그룹 대표님이라고!”“제가 알기로는 지금은 빈털터리인데요.”“그 사람이 좋아하는 건 둘째 아가씨야. 그리고 하성 도련님은 그의 친아들이기도 해!”복선 숙모는 강주환의 대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전에는 강주환과 둘째 아가씨가 한쌍이었지만 둘째 아가씨가 그에게서 큰 상처를 받았고 지금은 강주환이 윤성아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안씨 집안의 도우미가 되었다.이지원은 똑똑한 여자아이니까, 복선 숙모는 강주환에 관해 이정도로 얘기하면 이지원이 상황을 파악하고 더이상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복선 숙모는 이지원이 똑똑한 건 알고 있었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맹목저기었다. 강주환의 상황을 모두 전해 들은 이지원은 마음이 너무나 아파 났다. 하여 더더욱 강주환의 주위를 맴돌며 벗어나지 않았다.강주환은 모든 것이 귀찮았다. 하지만 그가 더욱 예상하지 못한것은...그날 저녁.강하성은 이미 목욕을 마친 후 침대에 누웠고, 낮에 너무나 재미있게 뛰어논 탓에 곧바로 꿈나라로 향했다.강하성을 목욕시키면서 강주환의 옷은 전부 젖어 있었다.그는 샤워하러 욕실로 향했고 이지원은 강하성과 강주환이 갈아입을 옷들을 방으로 가져왔다. 노크를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방문 틈이 조금 열려 있는 것을 보고 이지원이 말했다.“미남 아저씨, 작은 도련님, 들어가도 될까요?”아무런 대답이 없자, 이지원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곤히 자고 있는 강하성만 있을 뿐 강주환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욕실에 물소리가 들리는것으로 봐서는 아마 강주환이 샤워하러 들어갔을 것이다.
다음날, 저녁 무렵.이지원은 윤성아를 찾아왔다.그녀의 눈은 빨갛게 부어 있었고 목소리도 쉬었다. 아마도 어제저녁 내내 울었던 모양이다.“둘째 언니, 제가 떠날게요.”“어제 일 때문이야?”윤성아가 물었다.“네.”이지원이 빨갛고 퉁퉁 부은 눈으로 윤성아를 바라보았다.“둘째 언니는 훌륭하세요. 저도 못지않아요. 하지만 미남 아저씨가 좋아하는 사람은 언니이기에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제가 포기할게요. 아무래도 제가 미남 아저씨를 너무 좋아해서 여기 남아있으면 저 자신을 주체 못 할 것 같거든요. 하지만...”이지원은 웃음이 절로 났다.“저 같은 MZ세대들은 자기 선택에 책임질 줄 알아요. 저는 무조건 저의 운명의 상대를 만날 거라고 믿고 있어요! 저에게 엄청 잘해줄 거라 믿어요! 둘째 언니랑 미남 아저씨가 행복하길 바래요!”이지원은 너무 쿨했다. 과감하게 사랑하고 과감하게 미워했고 마음을 접는다면 접었다. 하지만 이지원도 윤성아에게 한소리했다.“만약 둘째 언니가 미남 아저씨를 포기했다는것을 제가 알게 된다면 그땐 아저씨 곁에 제가 다시 나타날 거예요!”윤성아와 이지원이 얘기하는 모습을 본 강주환은 급하게 다가왔다.이지원이 물었다.“둘째 언니, 미남 아저씨랑 마지막으로 얘기 잠깐 나눌 수 있을까요?”“그래.”윤성아는 흔쾌히 대답했고 강주환이 입도 열기 전에 먼저 말했다.“얘기 좀 나누세요. 너무 쌀쌀맞게 굴지 말고요. 놀라겠어요.”말을 마친 윤성아는 자리를 떴다.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지원을 쳐다봤다.“둘이 무슨 얘기 한 거야?”비록 이지원은 나이도 어린 데다 미워할 만한 사람은 아니기에 강주환의 눈에는 강하성과 같은 어린애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 이지원이 그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다니! 강주환은 세상에서 윤성아를 제외한 다른 여자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았다!그는 차갑고 섬뜩한 눈빛으로 이지원을 노려보았다.“내가 말했을 텐데, 나는 너를 안 좋아한다고. 네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남자 샤워하는
강주환은 윤성아의 목소리를 들었다.「내 남자라서 당연히 좋아해! 그리고 다른 여자들이 넘보는 건 더는 못 보겠어!」윤성아 담담하게 말했지만, 말 속에는 단호함이 있었다!강주환은 이런 패기를 아주 좋아했다.당장이라도 마음이 차가운 호수에 내동댕이쳐진 것만 같은 심장이 이내 눈부신 불꽃이 남발하 듯 벅차올랐다.윤성아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주환 씨가 호진 그룹을 놓쳤다고 어떻게 되겠어요? 전 주환 씨가 충분히 재기할 능력이 있다고 믿어요! 제가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아무리 그가 빈털터리여도 먹여 살릴 능력은 있어요!”“아무리 그래도 호진 그룹을 뺏긴 건 피해가 만만치 않겠는데요?”“제 사람은 제가 지킵니다!”사실 윤성아도 신경 쓰고 있었다! 그녀가 강주환을 믿기 때문에 그의 모든 어려움과 노고를 이해해 주며 옆에서 지켜주고 있었다.그리고 자랑스레 송아름에게 말했다.“주환 씨의 소유라면 그 무엇도 뺏기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예요!”어둑어둑했던 하늘은 당장이라도 밝아질 것만 같았다. 그보다도 윤성아의 말에 강주환은 행복에 겨워 미칠 지경이었다.“둘째 아가씨는요?”“아가씨는 아까 방으로 들어가시는 것 같았어요.”윤성아의 행방을 알고 나서 강주환은 단번에 윤성아의 방이 있는 위층으로 올라가 방문을 열었다.그 소리에 윤성아는 강주환을 보며 물었다.“왜요, 얘기 다 끝났어요?”강주환은 말없이 걸어와 윤성아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강주환은 너무 기쁜 나머지 가슴이 벅차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성아야, 네가 그렇게 많이 날 좋아한 거야?”“...”윤성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강주환을 바라보았다.“이지원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한 거예요?”“당신이 나를 보기보다 엄청 사랑한다고 하던데? 그뿐만이 아니야”강주환은 바로 휴대폰을 꺼내 음성파일을 틀었다. 윤성아가 전에 송름과 커피숍에서 만나서 주고받은 대화였다.윤성아가 물었다.“어디서 얻은 거예요?”강주환은 촉촉한 눈으로 터져 나오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그거 알아? 지금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진강을 보며 물었다. “할아버지는 아빠를 싫어하죠? 그래서 아빠가 엄마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싫어 하는 거 맞죠?” “그리고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거예요? 아빠가 엄마 배 속에 아기를 넣은 거예요? 그럼 이젠 지안이는 언니가 되는 거예요?” 손녀딸의 황당한 질문에 어쩔 바를 몰라 하는 안진강 대신 서연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윤지안을 불렀다. “지안아, 할머니한테로 와. 이리로 오렴.” 윤지안은 쪼르르 할머니 서연우에게로 달려갔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 손녀딸을 꼭 끌어안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지안이, 언니가 되고 싶어?” “네!” 주저하지 않고 큰 소리로 대답하는 윤지안의 두 눈은 마치 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동생들이 태어나면 지안이는 너무 기쁠것 같아요. 또 동생들이 크면 지안이랑 놀이도 할 수 있고 지안이의 바비인형들보다도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말을 마친 윤지안은 바비인형에게 정신이 팔렸다. 식사를 마친 뒤. 서연우는 윤지안을 씻기고 함께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워 물었다. “지안아, 자기 전에 할머니가 재미나는 동화책 읽어줄까?” “괜찮아요. 이젠 지안이 혼자서도 잘 수 있으니 할머니도 일찍 들어가 주무세요.” 인형 같은 얼굴에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윤지안은 단호하게 서연우의 말을 거절했다. “오냐.” 서연우는 윤지안의 이마를 쓰다듬고 이불을 덮어 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할머니가 나가자마자 윤지안은 핸드폰을 꺼내 침대에 엎드려 오빠 강하성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빠, 할아버지 가셨어?」 서연우는 윤지안을 돌보고 있었고 안진강은 강하성을 돌보고 있었다. 「응, 가셨어.」 강하성의 대답을 본 윤지안은 방을 뛰쳐나와 오빠 방으로 달려가 말했다. “오빠, 나 잠이 안 와.”“왜?” 강하성의 물음에 윤지안이 입을 삐쭉거렸다. 그러고는 한참이 지나서야 물음에 대답했다. “오빠, 엄마랑 아빠 사이에 또 아기가 생겨도 우리를 사랑할까? 아빠는 아직도 내가 친딸이라는 사실을
강주환이 윤성아의 마음만 돌려놓는다면 그들은 정식으로 법적 부부가 될 수가 있다. 또 아이를 좋아하는 그녀였기에 그때가 되면 아이를 하나 입양해서 오면 되는 것이었다. “아빠가 꼭 우리 지안이 동생 만들어줄게.” 강주환은 웃으며 말했다. 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문복 아저씨가 문을 열고 들어와 말했다. “주환 씨, 안 대표님이 찾으십니다.” 강주환은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안진강한테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강주환을 보자마자 욕설을 퍼부었다. “겁도 없이 감히 내 딸의 방으로 몰래 들어가다니, 너의 그 두 다리를 내가 분질러 줄까?” 강주환은 자신의 장인어른이 될 안진강이 하는 말을 그저 가만히 듣고만 있을수 밖에 없었다. “왜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거야? 이러면 내가 널 가만히 놔둘 것 같았어?” 흥분한 안진강의 언성은 점점 높아졌고 이어서 책상에 놓여 있던 물건들도 하나둘씩 내 던져졌다. “당장 꺼져, 그리고 너 같은 것을 우리 사위로 인정 못 해.” 강주환이 말하려고 하자 안진강은 그의 말을 가로 잘라 말했다. “네가 강씨 가문을 떠난다고 해도 넌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 그러니 잔머리 굴리지 마! 다시 속을 일은 없을 테니까.” 안진강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그는 오래전 강주환의 말을 믿고 그를 이용해 먹으려 하였지만 도리어 자신의 꾀에 넘어가고 말았던 것이었다. “만약 진짜 강씨 가문과 호진 그룹을 떠났다면 넌 빈털터리와 다름이 없잖아.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우리 딸한테 청혼해? 빈털터리가 된 네 놈에게 우리 딸을 줄 수 없어!” 이날, 강주환이 안 씨 저택에서 쫓겨난 사실을 알게 된 윤성아는 그 남자에게 전화를 걸자 수화기 너머로는 칭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나 쫓겨났어.” “쌤통이네.” 윤성아는 강주환이 하나도 불쌍해 보이지 않았다. “여보...” “누가 당신 여보야?” “너! 그리고 어제밤 그 오디오는 내가 이미 저장했지. 듣고 보니 알겠더라고 당신이 얼마나 나
남숙자는 아무말 도 하지 않는 안효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그녀는 화가 난 나머지 안효연의 팔을 꽉 움켜쥐고 소리쳤다. “우리 아들이 너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넌 우리 아들의 대를 끊어야만 속 시원 한 거야? 이런 독한 년을 보았나!” 안효주가 건강상의 문제로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숙자는 계속 이 일로 꼬투리를 잡아 그녀가 나엽을 떠나게끔 했다. “어머님, 그이도 저를 사랑하고 저도 그이를 사랑해요.” 남숙자는 눈을 부릅뜨며 다시 말했다. “사랑? 그래 너 말 잘했어. 나엽이가 널 사랑하기 때문에 넌 더 이상 그 애의 옆에 붙어 있으면 안 되는 거야.” “나엽이도 왜 아이가 갖고 싶지 않겠어? 네가 정녕 우리 아들을 사랑한다면 제발 그 애의 곁에서 떠나.” 시어머니의 말을 들은 안효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을뿐더러 아이를 아예 갖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너 하고는 도저히 말이 안 통하는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남숙자는 상처 주는 말만 골라 했다. “이혼하기 싫다면 다른 방법도 있지. 너 때문에 우리 가문의 대가 끊어질 수는 없으니, 이렇게 하자꾸나.” “나엽이가 밖에서 다른 여자와 애를 만들어 오는 거야...” 안효연은 시어머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절했다. 이 일로 그들의 고부갈등은 끝없이 커졌다. “너...” 자기 성화에 못이긴 남숙자는 뒷목을 잡고 주저앉았고 때마침 나엽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 “엄마, 왜 그래?” “아이고, 며느리가 나 잡네!” 이 상황을 단번에 알아차린 나엽은 배시시 웃으면서 남숙자에게 말했다. “효연이가 또 우리 남 여사 화나게 했네, 나중에 내가 대신 혼낼 테니 화 풀어.” “자식새끼 키워봤자 다 소용없어! 자기 와이프 편이나 들고.” 안효연 쪽으로 시선을 돌린 나엽이 말을 이었다. “우리 와이프 편 안 들면 누구 편 들어? 그리고 난 엄마 편이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