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숙자는 아무말 도 하지 않는 안효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그녀는 화가 난 나머지 안효연의 팔을 꽉 움켜쥐고 소리쳤다. “우리 아들이 너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넌 우리 아들의 대를 끊어야만 속 시원 한 거야? 이런 독한 년을 보았나!” 안효주가 건강상의 문제로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숙자는 계속 이 일로 꼬투리를 잡아 그녀가 나엽을 떠나게끔 했다. “어머님, 그이도 저를 사랑하고 저도 그이를 사랑해요.” 남숙자는 눈을 부릅뜨며 다시 말했다. “사랑? 그래 너 말 잘했어. 나엽이가 널 사랑하기 때문에 넌 더 이상 그 애의 옆에 붙어 있으면 안 되는 거야.” “나엽이도 왜 아이가 갖고 싶지 않겠어? 네가 정녕 우리 아들을 사랑한다면 제발 그 애의 곁에서 떠나.” 시어머니의 말을 들은 안효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을뿐더러 아이를 아예 갖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너 하고는 도저히 말이 안 통하는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남숙자는 상처 주는 말만 골라 했다. “이혼하기 싫다면 다른 방법도 있지. 너 때문에 우리 가문의 대가 끊어질 수는 없으니, 이렇게 하자꾸나.” “나엽이가 밖에서 다른 여자와 애를 만들어 오는 거야...” 안효연은 시어머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절했다. 이 일로 그들의 고부갈등은 끝없이 커졌다. “너...” 자기 성화에 못이긴 남숙자는 뒷목을 잡고 주저앉았고 때마침 나엽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 “엄마, 왜 그래?” “아이고, 며느리가 나 잡네!” 이 상황을 단번에 알아차린 나엽은 배시시 웃으면서 남숙자에게 말했다. “효연이가 또 우리 남 여사 화나게 했네, 나중에 내가 대신 혼낼 테니 화 풀어.” “자식새끼 키워봤자 다 소용없어! 자기 와이프 편이나 들고.” 안효연 쪽으로 시선을 돌린 나엽이 말을 이었다. “우리 와이프 편 안 들면 누구 편 들어? 그리고 난 엄마 편이기도 해,
나엽은 안효연을 꼭 끌어안고 그녀의 입술에 달콤한 키스를 하고는 방으로 향했다. 잠자리에 누운 그들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여보, 사실 약 먹는 방법 말고 다른 방법으로도 배 아픈 증상을 낫게 할 수 있어.” “무슨 방법인데?” 나엽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아기 하나만 낳아줘.” “여보, 생각해 봐 아기만 가지면 9개월 동안은 마법에 걸리지 않잖아.” “그럼 9개월 후에는?” 안효연의 물음에 나엽은 대답하지 못했다. 와이프가 아이를 낳으며 고통스러워할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지만, 그는 너무나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었다. “여보, 한 번만 아프면 돼. 성별은 상관없으니 아이 하나만 낳아줘.” 나엽은 안효연을 어루르고 달래며 말했다. 아이가 너무 갖고 싶은 나머지 그날 저녁, 그는 아이를 낳아 키우는 꿈도 꿨다. 잠을 이루지 못한 안효연은 자기 몸 상태를 나엽에게 알려주지 못한 것에 대하여 자책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잠든 남편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걸 알지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가 안 생기면 어떡하지?” 병원에서 불임 판정을 받지는 않았으나 안효연의 몸 상태로임신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고 했다. 하여 그녀는 하루빨리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예쁜 아기를 가질 수 있게 해달라고 매일매일 기도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수요일이 되었다. 윤성아는 곧 꿈에서도 그리던 베일드를 만날 수 있었고 XC 그룹의 일도 그녀의 도움을 받아야 했기에 미리 하루 전 영주시에 도착했다. 그 시각, 막 영주시로 도착한 강주환은 Z그룹으로 향했다. 오후 5시가 되니 그는 XC 그룹의 진짜 대표를 만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던 도중 강주환한테 전화 한 통이걸려 왔다. “주환 씨, 영주시에 왔다는 소식 들었는데 잠깐 얼굴이나 볼까요?” 강주환은 상대방을 차갑게 대했다. “난 당신이랑 만나고 싶지 않아요, 그럴 시간도 없고.” “주환 씨, 우리 사이에 이
우양주는 강주환을 대신해 예약한 호텔 스위트룸에 들어섰다. 일찍 온 탓인지 XC 그룹의 사람들은 아직 한 명도 오지 않았다.우양주는 곁눈질로 시간을 확인했다. 약속한 시각이 5분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싫어했다. 기다리다 짜증이 나 기다란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쳐댈 때, 방문이 열렸다.윤성아가 걸어들어왔다.오늘 윤성아는 롤모델을 만날 생각에 신경 써 차려입고 왔다. 더없이 정상적인 검은 오피스룩을 그녀는 매혹적인 분위기로 소화했다. 살짝 풀어헤쳐진 셔츠의 단추 사이로 언뜻언뜻 그녀의 목선이 보였다. 무릎을 금방 덮는 치마는 그녀의 곧고 하얀 다리를 가렸다. 몸매가 너무나도 좋았다!옅은 화장을 한 얼굴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였다."성아 씨?"우양주는 과거 윤성아가 강주환의 비서였을 때, 강주환의 친구 신분으로 윤성아를 본 적이 있었다. 최근 그녀에 대한 일들도 모두 알고 있었지만 그리 신경 쓰지는 않았었다. 강주환이 만취했을 때 그의 입에서 몇 마디 들은 게 다였다."당신이 어떻게..."우양주도 매우 놀랐다. 그의 따뜻한 시선이 윤성아에게 가 닿았다."XC 그룹의 대표라고 하지 않았나요?"윤성아도 우양주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그녀가 숭배하던 투자계의 거물인 줄은 몰랐다. 그녀는 우양주의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되물었다."양주 씨가 베일드였던 거예요?"우양주도 웃었다. 날렵한 눈매가 반짝였다."성아 씨, 제가 먼저 물어봤을 텐데요."윤성아는 비즈니스적인 웃음을 지으며 다가와 우양주에게 손을 내밀었다."네, 제가 XC 그룹의 대표입니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베일드 님."우양주도 매우 놀랐다.전부터 윤성아의 능력을 눈여겨봤기에 그녀가 고작 강주환의 비서이자 애인인 것이 아깝다고 생각했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대단했다니!XC그룹은 투자계의 떠오르는 혜성이었다. 반년 전 갑자기 귀국할 때만 해도 윤성아는 안씨 가문에 받아들여지지도, 한연 그룹 대표가 되지도 못했다. 그러니까 한연 그룹 없
"주환아, 엄마가 부탁하는 건 딱 한 가지야. 아름이는 무슨 일을 했대도 엄마가 낳은 친딸이야! 네가 평생 지켜줘, 잘 먹고 잘살 수 있게."강주환은 이 말에 대답하지 않고는 아내를 지키겠다 약속했다."그녀가 내 한계를 건드리지 않는 한, 내가 보호하고자 하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 한, 먹고살 걱정은 없게 할게요.”고은희는 송아름을 쳐다보았다.강주환이 자신의 조건에 동의하기만 하면 호진 그룹를 강주환에게 돌려달라고 송아름에게 빌겠다 생각했다. 강주환 없는 호진은 이제 부도날 지경이었다.그러나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어휴.”고은희는 또 한숨을 쉬었다. 송아름에게 호진 그룹을 강주환에게 돌려주라는 말을 하려 했으나 말할 필요가 없어졌다."주환아, 왜 이렇게 고집이 세니? 아름이가 호진 그룹을 주지 않았으니 지금 넌 가진 게 없어. 호진이 부도가 나면 모든 것이 끝장인데, 그때가 되면 어떻게 주혜와 아름이를 책임질 건데? 엄마는 더 이상 너한테 결혼하라고 하지 않아. 엄마한테 집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면 안 돼?"강주환은 검은 눈동자로 고은희를 쳐다보며 말했다."지금 몸이 좋지 않으니, 병원에 갑시다""아니."고은희는 거절하였다.처음 병이 들었을 때, 강주혜가 병원에 데리고 가 진료를 받았다. 검사 결과, 그녀는 무사했다. 단지 생명이 조금씩 소모되고 있어 곧 죽게 될 뿐이다. 피곤했던 그녀는 강주환과 몇 마디 하고 나서 지쳐 잠이 들었다.강주환과 송아름은 고은희의 방을 나왔다."엄마께서 병이 든 지 얼마나 됐어?""벌써 한 달 남짓 됐어요."강주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병원에 호송하여 다시 정밀검사를 하고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였다.“병원에 가기 싫어하세요. 여러 번 진찰을 받은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심리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크대요. 주환 씨, 돌아와요. 호진 그룹과 어머니는 모두 당신이 필요해요! 그리고 저도요. 당신만 돌아와서 나와 결혼한다면 어머님의 건강이 좋아질 수 있을지도 몰라요! 호진
그녀가 고은희의 방에 꽂아둔 꽃향기와 혼합되어야만 독이 고은희의 몸속에 남아 독소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독소가 나올 수 없었다. 그러므로 병원에서도 검사해 내지 못했다.고은희는 중독 초기 별 반응이 없었다. 이상함을 눈치챘을 때 강주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주혜는 한달음에 달려와 송아름을 째려보았다.“네가 우리 엄마에게 무슨 짓 한 거 아니야? 여우 같은 여자, 우리 엄마에게 독약을 먹인 건 아니겠지?”“그럴 리 없어!”고은희는 강주혜에게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경고했을 뿐 송아름을 의심하지 않았다.“사실인지 아닌지는 병원에 가 검사해 보면 알게 되겠지!”강주혜는 고은희를 병원에 데리고 가 정밀검사를 했다. 송아름은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결과가 나오자, 송아름은 차가운 눈길로 강주혜를 쳐다보며 말했다.“이제 날 믿겠지?”“지금은 아무 이상 없다 해도 네 결백은 증명할 수 없어!”그날, 병원 복도에서 두 사람은 크게 싸웠다. 고은희는 강주혜더러 사과하라 했지만 강주혜는 사과 하려려 하지 않았다. 화난 고은희는 강주혜를 때리기까지 했다.강주혜는 억울하고 화가 나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했다..“엄마, 얘 그냥 여우야. 왜 이렇게 감싸고도는 건데? 얘가 하성이와 성아 언니를 망친 거야! 윤미 이모의 딸이라면 뭐가 달라지는데? 정말 엄마를 해치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하는데!”“아름이는 날 해칠 수 없어!”고은희와 강주혜도 말싸움을 시작했다. 싸움이 격해졌을 때 고은희는 강주혜에게 외쳤다.“가, 내가 죽는대도 네 알 바 아니야!”강주혜는 씩씩거리며 떠났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고은희는 강주혜의 친엄마였다. 아무리 싸워도 강주혜는 고은희를 가만히 둘 수 없었다.그날 싸운 뒤 강주혜는 본가에 두 번 찾아왔다. 한번은 고은희를 설득해 또 병원에 데리고 갔지만 아무 이상도 없었다.두 번째로 본가에 갔을 때, 강주혜는 고은희에게 자신과 함께 살자 했지만 거절당했다. 고은희는 죽어도 본가에서 죽겠다고 못을 박았다.그 후 지
그는 보기에도 많이 다운돼 있었다. 술잔을 들고 안에 든 술을 단숨에 훅 들이마시고서야 말을 꺼냈다.“송아름이 전화가 왔는데 하성이는 안효주가 낳은 아이가 아니라고 했어. 그 여자는 하성이의 친모가 누구인지 아는 걸까?”“제길!”옆에 있던 우양주가 못 참고 욕설을 뱉었다. 전에 강주환과 우양주, 두 사람 다 안효주가 하성이의 친모가 아닐 거라고 의심을 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누구일까. 우양주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누구야? 도대체 누가 하성이의 친모인 거야. 설마 윤 비서는 아니겠지? 설마 처음부터 안효주는 윤성아가 낳은 아이를 뺏은 것은 아니겠지?”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우양주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또 한 번 욕설이 나왔다. “젠장! 윤성아의 신분을 빼앗고 번번이 네 뒤통수치고, 그러다 윤성아가 임신했단 사실을 알게 되고 윤성아가 너를 위해 낳은 아이를 훔쳐 가고...”“아니야! 그 여자는 진즉에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야.”“그럼 어떻게 된 거야?”우양주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는 강주환을 보며 말했다.“그래서 송아름이 너한테 알려준 하성이의 친모는 누군데? 네가 잤던 여자들 기억 안 나는 여자가 몇 사람이나 돼?”어두워진 얼굴의 강주환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윤성아와만 잠을 잤다.“말하지 않았어.”“무슨 뜻이야?”어리둥절한 우양주에게 강주환이 말했다.“나더러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자기와 결혼을 해야 말해주겠다고 하더라고.”“하, 그 여자처럼 젊은 나이부터 나쁜 것만 배워서 M 국에서 술집 아가씨까지 했던 여자를, 사람을 가리지 않는 나도 마다하게 되는데 너는 어떨까?”냉랭하게 웃으며 말하던 우양주는 말을 다 하고 난 뒤에서야 자신의 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히 강주환의 일에 대해 말하는 중이었는데 말하다 보니 같이 섞여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꼴이 되었다.강주환은 슬쩍 우양주를 쳐다보았고 우양주는 화제를 바꾸었다. “그런데 말이야, 요새 너랑 윤 비서 어때?”“괜찮아
그는 한사람한테 얽매이는 관계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떤 여자도 혼자 남겨져 원망하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우양주의 가느다란 눈에 씁쓸함이 여렸다가 빠르게 사라졌다. 우양주가 사람을 만나는 원칙은 절대 순수하고 깨끗한 여자애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의 여자친구 대부분은 연예계에 몸담은 사람이거나 모델계 쪽의 사람이었다. 매번 서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성인들의 게임에 불과했다.이때까지 우양주는 몰랐다. 멀지 않은 어느 날, 이 게임고수의 배도 전복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한 사람한테 얽매이게 되고 매일 한 여자 뒤꽁무니를 쫓게 되는 날이 오게 되리라고 생각 못 했다. 하지만 이건 모두 후의 일이다. 눈앞의 지금, 이 순간, 우양주는 탁 트인 눈으로 강주환을 바라보았다.“주환아, 내가 보기에 윤 비서가 이렇게 적극적인데 꼭 그 여자한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어떻게?”우양주는 더 말하고 싶지 않아 강주환에게 짧게 말했다.“넌 그냥 기다리면 돼.”이튿날, 강태오가 다시 Z그룹에 찾아와서 손에 있는 20%의 호진 그룹 주식을 팔려고 협상할 때 우양주가 갑자기 냉랭하게 대했다. 게다가 명확하게 호진 그룹 주식에 대해 흥미를 잃었다고 표현했다. Z그룹과 XC 그룹 사이에서 간을 보며 비싼 값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손에 있던 주식을 좋은 가격에 팔려고 했던 강태오는 갑자기 Z그룹에서 그의 손에 있는 주식에 흥미를 잃어 그만두겠다 하니 마음이 급해 났다.요 며칠 호진 그룹의 부채가 더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강태오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설마 Z그룹에서 호진 그룹에 더는 투자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나? 그럴 일 없어!’강태오는 바로 XC 그룹 쪽으로 연락을 취했다.이때, Z그룹의 탈퇴를 윤성아가 알게 되었다. 우양주는 특별히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나랑 강주환은 친구예요. 호진 그룹의 주식을 사려고 했던 것도 주환이 때문에 그랬던 거고, 하지만 제가 봤을 때 이 일을 하기에 당
눈썹을 찡그린 에릭이 송아름을 보며 송아름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이름으로 불렀다.“술집 아가씨, XC 그룹 대표로서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우리 진짜 대표님이 누구신지, 당신이 아무리 믿지 못해도 이건 사실이에요. 성아 씨가 XC 그룹의 진짜 대표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아,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이 나쁜 년은 절대 XC 그룹 대표가 아니야. 이...”윤성아 주변의 공기가 가라앉더니 송아름을 쳐다보며 옆에 있던 김은우에게 지시를 내렸다.“송아름 씨를 끌어내요.”김은우는 앞으로 나갔고 송아름은 소리를 쳤다.“윤성아, 네가 뭔데 나를 끌어내, 아직은 내가 호진 그룹 제일 큰 주주야.”윤성아는 마치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여왕처럼 살벌한 기운을 풍겼다. 그녀는 차가운 눈으로 송아름을 보며 말했다. “당신과 강태오 씨의 내부 분열과 당신 사업상의 실수로 인해 호진 그룹이 망할 뻔했어요. 지금도 호진 그룹은 위기에 놓여있어요. 당신처럼 능력 없고 호진 그룹을 망치는 사람은 오늘 주주총회에서 쫓겨날 뿐만 아니라 앞으로 호진 그룹에서 쫓겨날 겁니다. 앞으로 호진 그룹에서 어떠한 직책도 맡지 못할 겁니다.”“네가 뭔데?”설사 송아름 손에 가진 주식이 윤성아보다 많지 않아 다시 호진 그룹 대표 자리는 갖지 못하더라도 아직은 여전히 호진 그룹 10%의 주식은 갖고 있었다. 송아름의 능력으로 최소 호진 그룹 부사장 자리는 가질 수 있다 생각했다.하지만 윤성아는 자신의 결정에 참견을 용납하지 않았다. 고요한 눈동자로 노려보며 말했다.“장담하건대 XC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당신 손에 있던 10%의 주식도 가치 하락으로 인해 5%도 남지 않게 될 거에요.”송아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정말 이대로 윤성아에게 끌려나갈 신세로 전락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송아름은 몹시 후회됐다. XC 그룹의 진짜 대표가 윤성아라는 사실을 일찍 알았더라면 호진 그룹이 파산되고 손안의 주식이 종잇조각으로 된다 해도 가만히 윤성아 좋은 노릇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