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보기에도 많이 다운돼 있었다. 술잔을 들고 안에 든 술을 단숨에 훅 들이마시고서야 말을 꺼냈다.“송아름이 전화가 왔는데 하성이는 안효주가 낳은 아이가 아니라고 했어. 그 여자는 하성이의 친모가 누구인지 아는 걸까?”“제길!”옆에 있던 우양주가 못 참고 욕설을 뱉었다. 전에 강주환과 우양주, 두 사람 다 안효주가 하성이의 친모가 아닐 거라고 의심을 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누구일까. 우양주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누구야? 도대체 누가 하성이의 친모인 거야. 설마 윤 비서는 아니겠지? 설마 처음부터 안효주는 윤성아가 낳은 아이를 뺏은 것은 아니겠지?”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우양주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또 한 번 욕설이 나왔다. “젠장! 윤성아의 신분을 빼앗고 번번이 네 뒤통수치고, 그러다 윤성아가 임신했단 사실을 알게 되고 윤성아가 너를 위해 낳은 아이를 훔쳐 가고...”“아니야! 그 여자는 진즉에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야.”“그럼 어떻게 된 거야?”우양주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는 강주환을 보며 말했다.“그래서 송아름이 너한테 알려준 하성이의 친모는 누군데? 네가 잤던 여자들 기억 안 나는 여자가 몇 사람이나 돼?”어두워진 얼굴의 강주환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윤성아와만 잠을 잤다.“말하지 않았어.”“무슨 뜻이야?”어리둥절한 우양주에게 강주환이 말했다.“나더러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자기와 결혼을 해야 말해주겠다고 하더라고.”“하, 그 여자처럼 젊은 나이부터 나쁜 것만 배워서 M 국에서 술집 아가씨까지 했던 여자를, 사람을 가리지 않는 나도 마다하게 되는데 너는 어떨까?”냉랭하게 웃으며 말하던 우양주는 말을 다 하고 난 뒤에서야 자신의 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히 강주환의 일에 대해 말하는 중이었는데 말하다 보니 같이 섞여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꼴이 되었다.강주환은 슬쩍 우양주를 쳐다보았고 우양주는 화제를 바꾸었다. “그런데 말이야, 요새 너랑 윤 비서 어때?”“괜찮아
그는 한사람한테 얽매이는 관계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떤 여자도 혼자 남겨져 원망하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우양주의 가느다란 눈에 씁쓸함이 여렸다가 빠르게 사라졌다. 우양주가 사람을 만나는 원칙은 절대 순수하고 깨끗한 여자애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의 여자친구 대부분은 연예계에 몸담은 사람이거나 모델계 쪽의 사람이었다. 매번 서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성인들의 게임에 불과했다.이때까지 우양주는 몰랐다. 멀지 않은 어느 날, 이 게임고수의 배도 전복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한 사람한테 얽매이게 되고 매일 한 여자 뒤꽁무니를 쫓게 되는 날이 오게 되리라고 생각 못 했다. 하지만 이건 모두 후의 일이다. 눈앞의 지금, 이 순간, 우양주는 탁 트인 눈으로 강주환을 바라보았다.“주환아, 내가 보기에 윤 비서가 이렇게 적극적인데 꼭 그 여자한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어떻게?”우양주는 더 말하고 싶지 않아 강주환에게 짧게 말했다.“넌 그냥 기다리면 돼.”이튿날, 강태오가 다시 Z그룹에 찾아와서 손에 있는 20%의 호진 그룹 주식을 팔려고 협상할 때 우양주가 갑자기 냉랭하게 대했다. 게다가 명확하게 호진 그룹 주식에 대해 흥미를 잃었다고 표현했다. Z그룹과 XC 그룹 사이에서 간을 보며 비싼 값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손에 있던 주식을 좋은 가격에 팔려고 했던 강태오는 갑자기 Z그룹에서 그의 손에 있는 주식에 흥미를 잃어 그만두겠다 하니 마음이 급해 났다.요 며칠 호진 그룹의 부채가 더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강태오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설마 Z그룹에서 호진 그룹에 더는 투자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나? 그럴 일 없어!’강태오는 바로 XC 그룹 쪽으로 연락을 취했다.이때, Z그룹의 탈퇴를 윤성아가 알게 되었다. 우양주는 특별히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나랑 강주환은 친구예요. 호진 그룹의 주식을 사려고 했던 것도 주환이 때문에 그랬던 거고, 하지만 제가 봤을 때 이 일을 하기에 당
눈썹을 찡그린 에릭이 송아름을 보며 송아름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이름으로 불렀다.“술집 아가씨, XC 그룹 대표로서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우리 진짜 대표님이 누구신지, 당신이 아무리 믿지 못해도 이건 사실이에요. 성아 씨가 XC 그룹의 진짜 대표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아,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이 나쁜 년은 절대 XC 그룹 대표가 아니야. 이...”윤성아 주변의 공기가 가라앉더니 송아름을 쳐다보며 옆에 있던 김은우에게 지시를 내렸다.“송아름 씨를 끌어내요.”김은우는 앞으로 나갔고 송아름은 소리를 쳤다.“윤성아, 네가 뭔데 나를 끌어내, 아직은 내가 호진 그룹 제일 큰 주주야.”윤성아는 마치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여왕처럼 살벌한 기운을 풍겼다. 그녀는 차가운 눈으로 송아름을 보며 말했다. “당신과 강태오 씨의 내부 분열과 당신 사업상의 실수로 인해 호진 그룹이 망할 뻔했어요. 지금도 호진 그룹은 위기에 놓여있어요. 당신처럼 능력 없고 호진 그룹을 망치는 사람은 오늘 주주총회에서 쫓겨날 뿐만 아니라 앞으로 호진 그룹에서 쫓겨날 겁니다. 앞으로 호진 그룹에서 어떠한 직책도 맡지 못할 겁니다.”“네가 뭔데?”설사 송아름 손에 가진 주식이 윤성아보다 많지 않아 다시 호진 그룹 대표 자리는 갖지 못하더라도 아직은 여전히 호진 그룹 10%의 주식은 갖고 있었다. 송아름의 능력으로 최소 호진 그룹 부사장 자리는 가질 수 있다 생각했다.하지만 윤성아는 자신의 결정에 참견을 용납하지 않았다. 고요한 눈동자로 노려보며 말했다.“장담하건대 XC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당신 손에 있던 10%의 주식도 가치 하락으로 인해 5%도 남지 않게 될 거에요.”송아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정말 이대로 윤성아에게 끌려나갈 신세로 전락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송아름은 몹시 후회됐다. XC 그룹의 진짜 대표가 윤성아라는 사실을 일찍 알았더라면 호진 그룹이 파산되고 손안의 주식이 종잇조각으로 된다 해도 가만히 윤성아 좋은 노릇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
강주환은 큰 목소리로 말했다.“호진 그룹의 대주주는 제 여자이고 호진 그룹은 영원히 강씨 집안 것이 될 수 없습니다.”그는 호진 그룹을 더욱더 발전시킬 것이다. 할아버지가 자기와 호진 그룹에 대한 기대를 절대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강태오는 콧방귀를 뀌며 성급하게 말했다.“흥! 강주환, 어디서 잘난 척이야. 말이 여기까지 나왔으니 말인데 너도 그냥 여자 덕이나 보는 그런 놈 아니냐? 그 여자가 너를 한방에 뻥 차버리면 그때 네가 어쩌는지 보자.”이때, 대표이사 사무실 문이 열리며 윤성아가 걸어들어왔다. 그녀는 차갑게 식은 순흑빛의 눈동자로 강태오를 바라보며 말했다.“그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설사 제가 앞으로 강주환 씨를 뻥 차버리는 때가 온다 해도 이 남자를 빈손으로 내보낼 생각이 없습니다. 그때 가서 호진 그룹 전부를 줄 생각입니다.”강태오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을 때 윤성아는 강주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도 호진 그룹을 주고 싶은데 이 사람이 싫다네요.”그리고는 다시 냉랭한 눈으로 강태오를 바라보며 말했다.“강태오 씨, 제 남자는 어떤 신분이든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무 사람이나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약점, 처음부터 중요하지 않았습니다.”강주환의 출신에 대해 폭로가 되면 또 어떤가? 물론 전에도 어떠한 변화도 줄 수 없었지만 지금은 더더욱 강주환과 호진 그룹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다.강태오는 부아가 치밀어 올라 이를 악물고 말했다.“너희들 잘난 척 작작 해. 내가 언젠가 호진 그룹을 가져올 거야.”말을 끝낸 강태오가 바로 뒤돌아서 나가버렸다. 나가는 뒷모습을 지켜보던 강주환이 큰 목소리로 경고했다.“삼촌, 할아버지를 봐서 말하는데, 그만 힘 빼시죠. 아니면 당신을 감옥에 넣는 것도 저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강태오는 떠나갔다. 사무실에 문이 닫히며 커다란 사무실에 강태오가 없어지자 강주환과 윤성아만 남았다. 날카로웠던 분위기가 삽시간에 풀어지며 봄기운이 풍겨왔
그녀는 그동안 계속 강씨 집안 본가에 있었다. 제 속에 있는 화를 적지 않게 고 여사한테 쏟았다. 그리고는 윤성아를 욕했다.“나쁜 년, 그런 근본 없는 여자가 절대 XC 그룹 대표일 리가 없어. 무조건 어느 나이 든 남자한테 스폰을 받고 내연녀 노릇을 해주는 게 틀림없어.”하지만 송아름도 알고 있었다. 윤성아가 XC 그룹 대표라는 사실은 거의 확정이라는걸. “괘씸한 윤성아, 네가 어떻게 감히.”그 여자가 강주환을 좋아하고 강주환에게 모든 걸 내놓을 수 있단 사실은 생각지 못했다. 지금 모든 사람이 강주환이 여자 돈 보고 접근했다고 수군대는 데 문제는 강주환이 그 일을 좋아서 한다는 거였다. 송아름은 질투 나 미칠 것 같았다.띠링 하고 전화에서 한편의 뉴스 기사가 떴다. 화면을 보던 송아름의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 전화를 열고 내용을 자세히 훑어보았다.“어떻게?”믿을 수 없었다. 강주환이 Z그룹 진짜 대표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강주환은 빈손인 적이 없었다. 호진 그룹과 강씨 집안의 모든 걸 내놓을 때 순순히 내놓았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하하, 내가 이걸 왜 몰랐지?’대단한 강주환 대표께서 어떻게 호진 그룹 하나의 회사만 있었을까.“젠장! 윤성아, 강주환 둘 다 나가 죽었으면 좋겠어.”심하게 이글거리는 눈빛의 송아름은 질투심에 미쳐서 원망이 더욱 커졌다. 이때, 전화기가 울리고 고 여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가라앉은 눈동자로 송아름은 전화를 받았다.“또 왜요?”전화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한 고 여사는 본능적으로 두려워졌다.“목말라.”고 여사는 정말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송아름에게 전화를 걸어 물을 가져달라 할 수밖에 없었다.“기다려요.”송아름은 쌀쌀하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고 방금 펄펄 끓인 뜨거운 물을 고 여사 방에 가져다주었다. 송아름은 뜨거운 물을 그대로 고 여사 입으로 가져다 대며 물을 먹였다.“목마르시다면서요, 마셔요 마셔.”고 여사는 피하고 싶었지만 몸에 힘이
강주환은 까만 눈동자로 고 여사를 바라보며 말했다.“어머니 입에 난 물집은 어떻게 설명하실 거예요?”고 여사가 아무 말이 없자 강주환은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고 여사의 옷을 젖혔다. 쓱 하는 소리와 함께 고 여사는 본능적으로 고통스러운 신음을 뱉었다. 옷소매를 올리자 뼈밖에 남지 않은 고 여사의 팔에 자주색 멍이 여기저기 들어있었다. “이건 또 어떻게 된 거예요?”몸을 일으켜 다가온 송아름이 고 여사의 팔에 있는 멍을 보고 설명했다.“이거는 어머니가 요새 몸도 안 좋으시고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살짝만 부딪혀도 이렇게 멍이 들어요.”그리고는 송아름은 고 여사에게 물었다.“어머니, 또 혼자서 화장실 가시다가 실수로 넘어지거나 어디 부딪히신 거예요?”머리를 끄덕인 고 여사는 여전히 송아름을 보호하며 고 여사에게 했던 만행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집사와 도우미들이 나서서 송아름이 고 여사를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진술했지만 고 여사는 여전히 송아름의 편을 들었다.보다 못한 집사가 고 여사를 설득하며 말했다.“사모님, 도련님을 그만 속이세요. 평소에 아름 아가씨가 사모님을 때리는 걸 저희도 다 보았어요. 사모님이 그렇게 아름 아가씨를 위하시는데 아름 아가씨는...”“아름이는 나를 때린 적이 없어!”화가 난 고 여사는 소리를 치며 집사와 도우미들을 째려보았다.“자네들은 왜 아름이를 모함하는 것이야, 이렇게 해서 자네들이 덕을 볼 게 뭐가 있다고.”강주환은 직접 고 여사의 비명을 들었고 고 여사 몸에 난 상처도 보았기에 집사와 도우미들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고 있었다. 설사 고 여사가 계속 송아름을 보호한다고 해도 강주환은 송아름을 본가에서 내보내려고 하였다.“내가 왜? 강주환, 당신은 나를 이 집에서 내보낼 수 없어.”고 여사도 동의하지 않았기에 강주환은 할 수 없이 먼저 고 여사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뒤이어 강주혜와 남궁성우도 왔다. 고작 일주일 넘게 보지 못했는데 피골이 상접하고 겨우 숨을 쉬고 있는 고 여사를 보자
얼굴이 하얗게 뜬 고 여사는 온몸에 힘이 빠져 금방이라도 숨이 끊길 것 같았다. 강주혜는 침대 옆으로 달려와서 말했다.“엄마, 왜 그래요?”“괜찮아.”고 여사는 강주혜에게 말했다.“괜히 헛소리하지 말고 엄마 말을 기억해. 언제 어디서든 아름이가 나를 다치게 할 리가 없어.”고 여사는 송아름이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집부렸다. 얼마 후, 고 여사의 병환이 위독해졌다. 피골이 상접해졌을 뿐만 아니라 만성 독이 그녀의 오장육부로 스며들어 숨을 쉬는 것마저 고통스러웠다. 게다가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본 화면 속 얼굴은 금방 오십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삐쩍 말라비틀어진 고목처럼 보였다. 원래 기품있었던 모습은 사라지고 온통 흰머리에 얼굴은 고은희의 예전 모습을 아는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 정도로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눈에는 빛마저 잃었다. 당장이라도 죽을 사람 같았다. 고 여사가 핸드폰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그때 송아름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고 여사는 핸드폰을 치우고 병실로 들어온 송아름이 침대 옆에 와서 앉는 모습을 보았다. 눈에는 따뜻함과 자애로움이 있었다.“아름아, 너는 내 목숨이 갖고 싶은 게로구나. 맞아?”“당신은 죽어야 마땅한 거 아닌가요?”멍해 있던 고 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그래, 나는 죽어 마땅하지.”이날, 송아름은 고여사의 병실에 몇십 분 동안 더 머물러 있다가 떠났다. 그날 이후 송아름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후, 고 여사의 몸 상태는 더욱 안 좋아졌고 고 여사는 강주혜를 불러 많은 말을 했다. “착하지, 어릴 때부터 너는 엄마 옆에서 자라서 엄마랑 오빠가 너를 항상 지켜주고 행복하게 살았잖아. 엄마는 너한테 빚진 거 없어. 하지만...”고 여사는 뒤에 말을 하지 않았지만 따뜻한 눈으로 강주혜를 보며 화제를 돌렸다.“앞으로 다시 아름이를 찾아서 괴롭히지 않겠다고 엄마랑 약속해줄래? 아름이는 언니야.”‘그 여자는 내 언니가 아니야.
송아름은 얼굴의 상처를 미처 병원에 가서 치료할 틈도 없이 전에 고 여사를 중독시키고 폭행한 일로 경찰에 잡혀갔다. 정말로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경찰이 심문할 당시 송아름은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송아름도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강주혜도 상해죄로 경찰서로 불려왔다. 소식을 들은 강주환과 남궁성우도 달려왔다. “강 대표님.”경찰서장이 나와 웃는 얼굴로 강주환을 맞이하며 말했다.“송아름 씨 얼굴에 난 상처가 심각합니다. 게다가 강주혜 씨가 송아름 씨에 대한 폭행을 인정했습니다. 만약 송아름 씨가 고소를 취하하지 않는다면 복잡하게 될 수 있습니다. 송아름 씨가 폭행하고 독살한 일은...”경찰서장은 잠시 말을 멈췄다 다시 말했다. “현재 고 여사님은 이미 사망하셨고 이미 화장을 했기에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겁니다. 증인만 가지고는 죄를 묻기 힘듭니다.”“알겠습니다.”강주환은 강주혜와 송아름을 따로 찾아갔다. 강주혜는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고여사의 얘기를 꺼내며 울음을 터뜨렸다.“오빠, 송아름 그 년이 우리 엄마를 때렸어. 오빠가 말해봐. 어떻게 그렇게 악독할 수 있어?”강주혜는 설사 감옥에 가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듯 흔들림 없는 눈으로 쳐다보았다.“그 년을 때릴 거야. 그런 짐승만도 못한 인간을 우리 강씨 집안에서 내쫓아버릴 거야. 그 년을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이미 많이 봐준 거야.”송아름 쪽에서는 여전히 따뜻하고 악의 없이 사리에 밝은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주환 씨,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주혜를 경찰에 고소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슬픔을 이해하지만 저도 주혜만큼 슬퍼요. 다만...”송아름은 이어 말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강주환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저는 어머니를 때리고 독살한 적은 없어요.”송아름은 고소 취하하고 강주혜를 더 고소하지 않았다. 말하면 말한 대로 했다. 송아름의 고소취하로 인해 강주혜가 풀려났고 송아름 쪽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