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67화 세상을 떠난 고 여사

얼굴이 하얗게 뜬 고 여사는 온몸에 힘이 빠져 금방이라도 숨이 끊길 것 같았다. 강주혜는 침대 옆으로 달려와서 말했다.

“엄마, 왜 그래요?”

“괜찮아.”

고 여사는 강주혜에게 말했다.

“괜히 헛소리하지 말고 엄마 말을 기억해. 언제 어디서든 아름이가 나를 다치게 할 리가 없어.”

고 여사는 송아름이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집부렸다.

얼마 후, 고 여사의 병환이 위독해졌다. 피골이 상접해졌을 뿐만 아니라 만성 독이 그녀의 오장육부로 스며들어 숨을 쉬는 것마저 고통스러웠다. 게다가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본 화면 속 얼굴은 금방 오십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삐쩍 말라비틀어진 고목처럼 보였다. 원래 기품있었던 모습은 사라지고 온통 흰머리에 얼굴은 고은희의 예전 모습을 아는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 정도로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눈에는 빛마저 잃었다. 당장이라도 죽을 사람 같았다.

고 여사가 핸드폰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그때 송아름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고 여사는 핸드폰을 치우고 병실로 들어온 송아름이 침대 옆에 와서 앉는 모습을 보았다. 눈에는 따뜻함과 자애로움이 있었다.

“아름아, 너는 내 목숨이 갖고 싶은 게로구나. 맞아?”

“당신은 죽어야 마땅한 거 아닌가요?”

멍해 있던 고 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 나는 죽어 마땅하지.”

이날, 송아름은 고여사의 병실에 몇십 분 동안 더 머물러 있다가 떠났다. 그날 이후 송아름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후, 고 여사의 몸 상태는 더욱 안 좋아졌고 고 여사는 강주혜를 불러 많은 말을 했다.

“착하지, 어릴 때부터 너는 엄마 옆에서 자라서 엄마랑 오빠가 너를 항상 지켜주고 행복하게 살았잖아. 엄마는 너한테 빚진 거 없어. 하지만...”

고 여사는 뒤에 말을 하지 않았지만 따뜻한 눈으로 강주혜를 보며 화제를 돌렸다.

“앞으로 다시 아름이를 찾아서 괴롭히지 않겠다고 엄마랑 약속해줄래? 아름이는 언니야.”

‘그 여자는 내 언니가 아니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