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환의 시커먼 눈동자는 당장에라도 비바람이 휘몰아칠 듯 매서웠다. 그리고 그녀에게 대답했다. “곧 나올 거야!”강주환 쪽의 사람들이 천우혁과 안효주의 신분을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에 신명훈도 같이 조급해 났다. 그는 재빨리 안효주에게 전화해서 물었다. “설마, 저 몰래 운성에 갔어요?”안효주는 부정했다. 하지만 신명훈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강주환 쪽에서 이미 송태성 씨와 서영은 씨의 신분을 조사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게 지금 저한테까지 왔고요!”안효주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신명훈이 안효주에게 경고했다.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강주환과 윤성아한테서 손을 떼요! 그리고 두 사람은 지금 당장 이쪽으로 와요!”“만약 제 말을 듣지 않는다면...”신명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다가 불같은 화를 내며 그녀에게 말했다. “만약에 무슨 사고라도 생기거나 강주환한테 붙잡히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만약 당신이 운성에서 죽었다고 하더라도 이번에는 절대로 도와주지 않을 거예요!”안효주는 탈주범이었고, 천우혁도 마찬가지다.그들은 이미 소송에 걸려있는 몸이라 일단 잡히면 무조건 감옥행이다!안효주는 신명훈과의 이 전화 때문에, 개도 급하면 담장을 뛰어넘는다고 급히 오토바이를 몰고 그들을 치어 죽이려고 했다!만약 성공하면, 게임은 바로 끝이다.안 씨네 집으로 돌아왔다. 윤성아는 즉시 김은우에게 당부했다. “예전에, 감옥에서 죽은 사람이 안효주가 맞는지 당장 조사해 보세요.”“네.”김은우는 재빨리 조사하러 갔다. 이날 오후, 윤성아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확인해 보니 강주혜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강주혜가 갑자기 울먹이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성아 언니...”윤성아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녀는 강주혜의 울음소리에 재빨리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흑...”“흑흑...”강주혜는 흐느껴 울더니 겨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저 어쩌면 좋아요?”“우리 어머니는 분명 송아름이 칼로 찔러 돌아
강주혜는 다시 남자에게 안경을 고쳐 씌워줬다.그리고 그를 보며 말했다. “네가 있는 곳에 갈래.”강주혜는 더는 남궁성우와 송아름 사이에 관해 묻지 않았다. 그냥 이 순간 만큼은 이 남자와 같이 있고 싶었다. “그래.”남궁성우는 강주혜를 데리고 그가 사는 아파트에 갔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원래는 고분고분하고 침착하고, 심지어 차 안에서 잠깐 잠까지 들었던 강주혜가 갑자기 남궁성우를 문 쪽으로 밀었다. “불 켤 필요 없어.”그리고 까치발을 들었다. 칠흑 같은 밤하늘에 빛나는 그녀의 눈동자는 렌즈에 가려진 남자의 눈을 바라봤지만, 여전히 맑아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나 좋아해?”“응.”강주혜가 웃었다. 그녀는 까치발을 더 들어 다시 한번 남자의 코끝에 걸쳐진 안경을 벗기고 입맞춤했다.아직 입맞춤이 서툴지만 열정적이었다! 지금 그녀는 타오르는 불덩이와 같아 가까이에 있는 모든 걸 다 태워버릴 것 같았다. 당연히 남궁성우도 그중에 포함되었다!“좋아해.”“성우야, 내가 많이 사랑해!”여자는 아무런 숨김도 없이 그에게 사랑 고백했다. 그리고 서툴게 남자의 단추를 풀더니 발그스레한 얼굴로 다급하게 그의 목젖을 살짝 물었다. “오늘 밤, 네게 내 전부를 맡길게!”남궁성우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가만히 그녀의 행동을 즐기고 있다가 단번에 강주혜의 손목을 낚아챘다. “왜?”강주혜가 안개가 서린 듯, 촉촉한 눈빛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 “날 가지기 싫어?”“아니.”사실 남궁성우도 진작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마치 몸 안의 모든 세포가 들끓는 것 같았다. 그는 침을 한번 삼켰다.남궁성우는 강주혜에 대한 욕망을 애써 억누르며, 불같이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난 제일 소중한 순간을 우리 결혼하는 그날 밤까지 아껴 두고 싶어.”“하지만 난 기다리기 싫어!”강주혜는 고집을 부렸다.예전에 남궁성우가 했던 이 말이 그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그들은 오랜 시간을 연
10분 뒤.강주혜는 긴 생머리를 축 늘어뜨리며 욕실에서 나왔다.그녀는 이미 옷을 다 갈아입은 남궁성우를 보며 말했다.“우리 오빠가 당장 너를 데리고 집으로 오래!”강주혜는 주눅이 들어 남궁성우에게 물었다. “우리 오빠가 설마 나를 때리진 않겠지?”“아닐 거야!”남궁성우는 순수한 눈동자로 여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주환 씨가 때려도 나를 때리겠지.”“그건 안되지!”강주혜는 반사적으로 말했다. “내가 어떻게 우리 오빠가 너를 때리는 걸 보고만 있어, 차라리 내가 맞는 게 낫지!”남궁성우는 웃음이 났다.그의 맑고 깨끗한 눈동자에서는 공부 잘할 것 같은 깔끔한 이미지가 보였다.그런데 이렇듯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그 모습을 본 강주혜는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남궁성우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착하지, 우선 방에 가서 옷 갈아입고, 세수도 하고, 우리 같이 주환 씨 만나러 가자.”“응.”이곳에는 강주혜의 방도 있었다.바로 옆방이었다.강주혜는 옆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세수도 하고는 남궁성우와 함께 나갔다. 그리고 두 사람은 빠르게 강주환이 있는 곳으로 왔다.강주환은 거실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어두운 안색으로 긴 다리를 꼬고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마치 아이가오기를 기다렸다가 훈육하려는 학부모의 모습과도 같았다!강주혜는 더욱 주눅이 들었다.그녀는 윤성아에게로 몇 발짝 달려갔다.“성아언니...”윤성아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이번일 은 윤성아도 강주혜를 도와줄 수 없었다. “하지만...”강주혜는 윤성아의 팔을 흔들며 말했다.“내가 언니를 제일 좋아하잖아요, 나의 새 언니잖아요! 오빠는 언니 말만 듣잖아요.”“성아 언니, 한번만 도와줘요. 딱 하나만요, 어젯밤 모든 일은 다 제가 잘못했으니까, 오빠가 성우를 때리지만 않게 해줘요.”윤성아는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는 이내 강주혜에게 물었다. “대체 얼만큼 잘못한거야?”
너무 아파!안진강은 너무 아픈 나머지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미간을 찌푸렸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윤지안이 걱정스레 물었다.“할아버지, 많이 아프죠?”안진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아파.”“할아버지 거짓말쟁이, 할아버지 눈썹이 송충이처럼 변했는데, 무조건 아프죠!”윤지안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안진강의 다친 발 쪽으로 향했다.“호...”윤지안은 입으로 ‘호’하며 불어주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안진강을 바라보며 말했다. “할아버지, 지안이가 ‘호’해주면 많이 아프지 않죠?”안진강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안이가 호 해주면 그 어떤 약보다도 안 아프지!”한편에서 가족 모두가 안진강을 둘러싸고는 화기애애했다.반면, 안효주는 혼자 덩그러니 앉아, 이 모든 장면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녀의 두 눈에는 원망과 독기로 가득 차, 마음속으로는 이미 모든 것을 박살 내고 싶은 욕망뿐이었다. 젠장!아빠, 엄마, 나야말로 당신들이 키운 딸이라고!어려서부터 지금까지, 20여 년은 내가 당신들을 아빠, 엄마라고 불렀는데, 결국엔 당신들이 먼저 내가 싫어졌다고 나를 버렸지! 어떻게 나를 감옥에다 버리고, 내가 죽는 걸 지켜볼 수가 있는 거지. 안효주는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자세히 관찰했다. 이 집안의 모든 건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그녀가 성장하면서 봐 온 그대로였다. 그러나 이곳은 더 이상 그녀의 집이 아니었다.이곳의 모든 건 이젠 윤성아 그 나쁜x의 것이었다!뿐만아니라 안진강과 서연우는 윤성아 그 나쁜x년을 너무도 잘 챙겨주고 있었다. 한연 그룹도 손쉽게 윤성아에게 넘겨주고! 더욱이 윤성아가 낳은 자식새끼들까지도 이렇듯 잘해주다니.허허.안효주는 속으로 비웃었다. 나는 이렇듯 잘 못 지내는데, 당신들이 행복할 자격이 있어?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사람들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구석진 곳에 놓아두었다. 그러고는 다시 아무 일 없듯이 돌아와 앉았다. 잠시 후, 문복아저씨가 안진
서연우는 그 자리에 서서 그녀에게 딱 걸린 안진강을 쳐다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당신, 금연에 성공했다는 게 고작 이런 거에요?”안진강은 난처해 났다.그러나 그는 지금 정말로 담배 생각이 시급했다. “허허.”그는 웃으며 아내를 달래듯 말했다.“딱 한대만! 내가 장담하는데 이번이 진짜 마지막 한대야! 내가 마지막 한대를 태우고 나서, 이 모든 걸 다 없애버릴게, 그러면 되지? 그러니까 이번 일은 지안에게 얘기하지 말아줘, 응?”서연우는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안진강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안진강의 손에 든 담배를 끊어버리려던 그때.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과 몇 미터 떨어진 거실에 있던 큰 식물에서 갑자기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났다. 격렬한 폭발음이 울림과 동시에, 별장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식물을 담은 큰 화분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거실의 소파며, 술 저장고 등 주변의 모든 물건에 날아가 꽂혔다!자욱한 연기가 하늘을 뒤덮은 황사처럼 집안 전체를 감쌌다. 붉은색의 불꽃들이 사방에 튀어 타올랐다. 끼익, 탕!거실 한가운데에 걸려있던 크리스탈등이 곧장 아래로 떨어졌다.거센 폭발은 비록 별장의 메인을 파괴하지 못해 집 전체를 무너뜨리진 못했지만, 장식용 석고판이며, 벽에 있던 시멘트들이 비처럼 서서히 녹아내렸다.순식간에 일어 난 폭발에도 안진강은 빠르게 서연우를 보호하며 말했다.“나가자!”안진강은 서연우의 손을 잡고 인츰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폭발과 함께 날아 온 유리 조각들은 안진강과 서연우의 몸에도 상처를 입혔다. 그들도 이젠 나이가 있기에 민첩하게 반응하지 못했다.두 사람이 겨우 몇 걸음 뛰쳐나가기도 전에 불길은 더욱 거세지며 그들을 향해 덮쳤다.그리고 폭발하면서 조각났던 술 저장고가 그대로 그들에게로 넘어졌다. 한편 별장 밖.폭발이 일어나면서 천우혁은 혼란을 틈타 그 속에서 빠져나왔다.안효주는 폭발음을 들었다. 차 문이 열리며 차에 앉은 천우혁을 본 그녀는 인츰 물었다.“어땠어?”천우혁은 그가 본
눈앞의 이 여자가 만약 임신했다고 해도 그저 천한 아이일 뿐이야!나엽의 아이는 그녀만이 가질 자격이 있었다!이렇게 생각한 임설영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그녀가 들고 있던 가방으로 향했다.그녀는 마치 자신이 나엽의 아이를 임신이라도 한 듯, 성공적으로 아들, 딸 각각 한 명씩 낳아, 그녀와 나엽이 아이들을 안고 함께 결혼의 전당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남숙자와 여자는 이미 병원 밖으로 나왔고 임설영은 아름다운 장면들을 상상하느라 그들과 한참이나 뒤처져있었다.그녀는 흐뭇하게 웃으며 병원 밖으로 나왔다.그런데...그때, 그녀는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 들어오는 누군가와 부딪혔다. “아!”임설영은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며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넘어지는 순간에, 그녀는 손목과 몸의 중량으로 가방을 그대로 짓눌러 버렸다. 임설영은 당황해서 이내 가방을 열어 확인했다.그녀의 가방에 들어있던 유리 시험관은 이미 깨져있었고, 시험관 안에 들어있던 액체는...망했다!그녀가 방금까지 꾸고 있던 아름다운 꿈은, 그렇게 깨져버렸다. 임설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그녀는 빨개진 눈시울로 그녀와 부딪힌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눈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임설영과 부딪힌 사람은 다름 아닌 윤지안이었다.아이는 일찌감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러 가겠다고 난리를 쳤다.차가 멈추고, 김은우의 손을 잡고 병원으로 들어가던 그때, 병원문을 넘자마자 윤지안은 김은우의 손을 놓고는 앞으로 내달렸다.윤지안은 달려가면서도 잊지 않고 고개를 돌려 김은우를 향해 말했다. “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8층 병실에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또 엘리베이터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요.”아이가 너무 빨리 달린 탓에 주의하지 않아 그만 고개를 숙이고 웃고 있던 임설영과 부딪혔다. 그 순간, 윤지안은 자신이 사고 쳤음을 눈치챘다. 또한 임설영이 크게 화를 내자, 윤지안은 빨개진 눈으로 연신 사과했다.“미안해요, 이모. 제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일부
역시 그런 거였어!김은우의 전화 한 통으로 윤성아의 의심은 더욱 확실해졌다. 그녀는 거의 단정할 수 있었다. 별장에 폭탄을 설치해 안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해치려던 주범은 분명 안효주라는 것을!그러나...그녀는 빠르게 안씨 가문 별장의 감시카메라를 확보했다. 윤성아는 안진강을 부축하여 별장으로 들어오는 안효주의 모습을 보고는 이내 물었다. “저 여자는 누구예요? 어떻게 별장으로 들어오게 된 건가요?”문복아저씨는 얼른 안진강이 달리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안효주가 안진강을 모시고 별장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얘기해 주었다.감시카메라에는 영상이 제대로 촬영되어 있었다. 안효주가 안진강을 부축하여 별장으로 들어오면서 그녀가 분명 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별장을 나갈 때에는 가방이 사라져 버렸다.윤성아는 사라진 가방 안에는 분명 폭발물이 들어있을 거라 예상했다!또한 영상에는 간밤에 천우혁이 안씨 가문으로 잠입하는 모습도 찍혀 있었다. 그러나 천우혁이던, 안효주던! 그 둘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났기에 윤성아는 강주환이 밖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그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강주환은 화면에 나타난 안효주와 천우혁을 보더니 한눈에 알아보고는 말했다. “저 사람들은!”윤성아가 물었다.“저 사람들을 알아요?”강주환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그는 윤성아를 보며 말했다. “며칠 전, 밤중에 우리를 미행했던 차 기억나? 그때 우리 뒤를 미행하던 사람들이 바로 저 사람들이야! 한 사람은 송태성이고 다른 한 사람은 신영은이었어. 신분이 깨끗하고 이제 막 귀국한 커플이라던데. 저들은 우리와 가는 길이 같을 뿐, 미행하는 게 아니라고 했어. 하지만 나는 그런 우연을 믿지 않지!”강주환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내가 사람을 시켜 저들을 조사해 보라고 했는데, 두 사람 모두 신명훈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강주환과 윤성아는 거의 동시에 단정 지으며 말했다. “신영
그는 모든 일을 제쳐두고 병실에 남아 안진강을 세심하게 신경 써줄 뿐이었다. 그 사이, 나엽과 안효연은 안진강과 서연우가 다쳤다는 것을 알고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왔다.나엽은 사위로서 더욱 지극정성으로 안진강을 돌봤다. 대접받지 못하는 강주환을 보며 그는 잊지 않고 조롱하듯 말했다. “강 대표님, 나야말로 안씨 가문의 명부에 이름을 올린 진짜 사위예요, 법적 효율도 있다고요! 대표님과 성아 씨는 아직 아무런 명분도 없는데! 제 아버님은, 아직 대표님이 돌봐드릴 수 있는 분이 아니에요.”말을 마친 나엽은 강주환의 손에서 이내 세숫대야를 빼앗아 갔다. 빙그레 웃으며 으쓱대고는 안진강의 얼굴과 손을 닦아주러 갔다. 안진강과 나엽, 두 사람은 강주환을 일제히 경계했다. 그 둘은 협심하여, 강주환을 괴롭히고 번거롭게 만들었지만 강주환은 성질 좋게 참고 있었다.그저 묵묵히 받아주고 있을 뿐이었다!누가 이전에 윤성아를 그토록 힘들게 했던가?이틀 연속으로 괴롭힘은 계속되었고, 안진강과 나엽은 더 이상 번거롭게 만들만한 일을 찾지 못했다. 그들이 어떠한 억지를 부려도, 강주환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났다. 그 둘은 서서히 재미를 잃어갔다. 그날 오후 병실밖의 복도에서 나엽은 강주환을 보며 인정한다는 말투로 말했다.“그만하면 괜찮네요, 강 대표님께서 최근에 한 모든 일들에서 보아낼 수 있듯이, 확실히 반성하고 있네요! ”“내가 가족 서열로 치면 당신 형님인데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한번 불러 보시겠어요? 혹시 모르죠. 제가 장인어른 앞에서 강 대표님의 좋은 말이라도 몇마디 더 할지.”그의 표정은 한껏 진지하면서 의기양양했다. 반면 강주환은 얼굴은 한껏 굳어 있었다.그럼에도 이를 악물고 그 단어를 뱉었다.“형님.”“하하하...”나엽은 강주환이 형님이라 부르는 호칭에 큰소리로 호탕하게 웃었다. 강주환이 윤성아의 남편이 된다면 당연히 그를 형님이라고 불러야 할 테지만 말이다. 사실 이 호칭은 너무나 당연하고 또 그렇게 불러야 하는 것 이기도 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