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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 깊은 인연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요즘에 있었던 일이 모두 공교로운 상황이었다면, 외국 공항에서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까지 마주쳤다는 건 말도 안 되는 듯싶었다.

‘만나자고 했던 이유가 이거였어?’

‘근데… 왜 나타나지 않은 거지?’

“엄마, 왜 그러세요?”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윤아의 모습을 보고 하윤은 직접 손을 내밀어 끌어안았다.

“엄마, 혹시 아저씨가 나쁜 사람이라고 걱정하는 거예요?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에요.”

귀여운 하윤의 말에 윤아는 다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나쁜 사람은 자기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마에 적고 다니지 않아. 그리고 너한테 ‘난 나쁜 사람이다’ 라고 알려주지도 않아.”

“네…”

하윤은 망연한 표정을 드러내며 알아들은 듯 알아듣지 못한 듯했다.

어리둥절한 하윤의 모습이 마냥 귀여워 윤아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코끝을 콕하고 찔렀다.

“바보. 그때 비행기에서 마주쳤을 때, 아저씨가 하윤이한테 뭐라고 그랬어?”

“까먹었는데요.”

“…”

‘그래, 믿은 내가 바보지.’

윤아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서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훈이는? 기억나?”

서훈은 하윤 보다 조금밖에 크지 않지만, 오빠로서 각오가 대단하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말을 조리정연하게 하고 논리성도 엄청 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서훈으로부터 그 날의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 윤아는 요즘 일어난 일에 대해 대략 알게 되었다.

고독현 밤이 아침에 찾아와서 두 아이와 인사만 하고 떠난 것을 알게 되고 나서 그때 자기한테 현찰을 요구했던 일과 연결해 보니 다소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전까지만 해도 두 아이와 여유롭게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었는데, 오늘은 더없이 황급하게 자리를 떠났으니 말이다.

‘그럼, 정말로 그 현찰이 필요했다는 걸까?’

“엄마?”

하윤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엄마는 아저씨 만난 적 있어요?”

그 말에 윤아는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말했다.

“아니. 만난 적 없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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