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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그래서 오빠는 낭비하는 게 두려워서 그런 거야? 껍데기 먹기 좋아하는 게 아니라?”

훈이 표정은 순간 조금 일그러졌다.

누가 햄버거 껍데기를 좋아하겠는가?

“응.”

“오빠, 미안해. 그럼 앞으로 껍데기는 윤이가 절로 먹을게.”

햄버거 껍데기를 먹을 생각을 하니 윤이의 오관은 모두 일그러졌다. 사실 윤이는 햄버거 껍데기는 두말할 것도 없고 햄버거 안의 야채도 골라냈다.

하지만 오빠가 매번 자신을 대신해 먹으니 오빠가 먹기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수현은 옆에서 두 아이가 의논하는 이 일을 열심히 듣고 있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둘 다 먹기 싫으면 아저씨가 대신 먹어줄까?”

비록 그도 먹기 싫어하지만 말이다.

햄버거?

이건 수현에겐 그저 패스트 푸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햄버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물론 옆에 있던 민재가 수현이 속으로 한 이 말들을 들었다면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을 거다.

“대표님께선 젊지 않으십니까?”

두 아이는 이 말을 듣더니 동시에 수현을 보았다.

훈이는 여전히 비교적 경계적인 상태였고 좋다고도, 싫다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이는 달랐다. 아이는 선천적으로 사교성이 좋았고 경각심이 부족했다. 그래서 얼른 수현의 말에 좋다고 했다.

“좋아요! 아저씨, 그럼 약속한 거예요. 앞으로 저랑 오빠가 고기를 먹고 아저씨가 껍데기와 야채를 드셔야 해요.”

원래 알겠다고 말하려던 수현은 마지막까지 듣자 눈썹을 찌푸렸다.

“어, 윤이 너 야채도 안 먹어?”

햄버거 껍데기를 먹지 않는 건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별로 건강한 음식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야채도 먹지 않는다니!

“아저씨, 야채는 정말 맛없는걸요.”

“아무리 맛없어도 조금은 먹으면서 비타민 보충해야지. 안 그러면 건강에 안 좋아.”

아버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대하다 보니 수현은 얼른 자기 생각을 윤이에게 말했다.

하지만 윤이는 이 말을 듣자마자 기분이 안 좋았다. 아이는 뾰로통하게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아저씨, 왜 우리 엄마랑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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