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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안 그래도 현아에게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훌륭한 남자를 만났으니 선희도 당연히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주한은 인품이 좋아 보였기에 선희는 가운데서 두 사람을 팍팍 밀어줄 의향이 있었다.

선희가 씩 미소 지으며 말했다.

“주한아, 이 절에서 인연을 빌면 신통하게 들어주신대. 도착하면 성심을 들여 절을 올리렴.”

말을 마친 선희는 일부러 현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현아 너도. 왔던 김에 같이 가서 기도드려.”

잘 걱도 있다 갑자기 이름을 불린 현아는 순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차마 말을 내뱉지 못했다.

주한은 시선을 내린 채 빨개진 현아의 볼과 귓불을 보며 웃음을 머금었다.

이번엔 전혀 헛된 걸음은 아닌 듯했다.

수현의 가족은 정말 따뜻한 분들이었다.

만약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어 이런 가정을 꾸릴 수만 있다면 정말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다.

“네. 제가 간절히 기도를 드려 볼게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선희가 손을 내저으며 유쾌한 웃음을 지었다.

그들 일행은 10여 분 후 산꼬대기에 도착했다.

날씨가 퍽 좋았던 지라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서니 구름도 더 가까이 느껴졌다. 발아래엔 산봉우리가 첩첩이 이어져 있었고 멀리 보이는 마을 풍경까지 더해져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수많은 여행객들은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풍경 사진을 찍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윤아를 포함한 그들도 사진을 여러 장 찍고 나서야 기도를 드리러 절로 향했다.

워낙 영험하다고 소문이 난 절이라 사람으로 붐비었고 기도를 드리는 것도 줄을 서야만 했다.

주한이 자리한 곳은 마침 현아의 맞은 편이었다. 주한이 그저 예의상 하는 얘기일 거라고 생각했던 현아는 그가 진지하게 기도를 드리러 눈까지 꼭 감고 절을 올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현아는 조금 놀라기도, 또 조금 감동적이기도 했다.

뒤에서 누군가 현아에게 말했다.

“넌 안 가?”

윤아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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