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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그 말은 어느 정도 강압적으로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예의상 건넨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주한을 집으로 초대한 것임이 느껴졌다.

선희가 이렇게까지 얘기를 꺼냈으니 주한도 더 이상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몸을 숙였다.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

“신세는 무슨. 가요.”

주한과 현아는 선희를 따라 차로 돌아갔다.

그들은 앞에 있는 차를 뒤따라가고 있었다. 운전하며 현아가 참지 못하고 주한에게 말했다.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주한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나중에도 오랫동안 봐야 할 사이 같아서요. 가면 얘기도 나눌 수 있고요.”

현아는 순간 주한의 말 속에 담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진씨 그룹과 얘기 중인 프로젝트가 있어요?”

“지금은 없어요.”

“그럼 왜...”

순간 현아는 뭔가를 인지한 듯 얼굴빛이 변하더니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또 저 희롱하는 거죠.”

“제가 언제요? 그리고 그게 어떻게 제가 현아 씨를 희롱하는 거예요? 전 지금까지 현아 씨에게 아무 짓도 한 적 없잖아요.”

“네, 저에게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언어적인 희롱도 희롱이잖아요?”

“그건 실제로 그런 게 아니니까 희롱이라고 할 수 없어요.”

“쳇, 왜 아니에요.”

현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그 와중에 주한은 이미 화제를 전환했다.

“두 분 모두 현아 씨를 친절하게 대해주시네요.”

“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윤아와 같이 두 분 댁에 자주 갔었거든요. 그래도 절 잘 아세요.”

현아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주한 씨는 어렸을 때 어떻게 지냈어요?”

질문을 던진 후 현아는 살며시 주한의 표정을 살폈다. 그의 얼굴에서 작은 표정이라도 캐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한은 여전히 평온함을 유지했다. 자신의 불행했던 유년 시절의 얘기를 꺼내도 큰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았다.

“저 어렸을 때요? 거의 혼자 지냈죠.”

비록 주한은 평온하게 얘기했지만 현아는 그가 사실은 비참했었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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