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99화

현아는 주한의 돌직구를 당해낼 자신이 없어 시선을 다른데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몇 시예요? 올 때 되지 않았어요?”

현아의 화제 전환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주한은 이를 캐묻지 않았다. 그저 팔에 찬 시계를 확인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10분 남았어요.”

“10분이요?”

현아는 착잡한 표정으로 손으로 턱을 받쳤다. 이렇게 오래 잤을 줄은 몰랐다.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현아는 외투를 벗어 주한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외투 돌려줄게요. 고마워요...”

“괜찮아요.”

주한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걸치고 있어요.”

“그럼 이따 내릴 때 추울 텐데.”

“몸이 좋다고 했잖아요.”

“나도 나쁘진 않아요. 그리고 나도 외투 챙겨 와서 더 입으면 안 예뻐요.”

현아는 이렇게 말하며 외투를 주한에게 욱여넣었다.

주한은 현아가 잠도 깨고 진심으로 외투를 돌려주는 걸 보자 외투를 받아 입었다.

비행기가 착륙하기까지 10분이 필요했지만 내려서 짐도 찾아야 하니 주한과 현아는 차에서 15분을 더 기다리다가 내렸다.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현아는 너무 추워 계속 부들부들 떨었다. 그 모습에 주한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몸 좋다면서 이렇게 떨어요?”

현아가 말했다.

“내가 언제 떨었다 그래요?”

현아가 고집을 부리며 반박하는데 주한이 다시 외투를 벗었고 현아가 얼른 이를 막았다.

“벗지 마요. 더 벗으면 화낼 거예요.”

이를 들은 주한의 동작이 멈칫하더니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현아가 얼굴을 굳히고 엄숙하게 말했다.

“벗지 말라고요!”

“춥다면서요?”

“그래도 벗지 마요! 벗으면 정말 화낼 거예요.”

주한은 그런 현아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갑자기 작은 소리로 웃으며 지퍼를 열었다.

“그래요. 안 벗을게요. 대신 들어와서 몸 좀 녹일래요?”

현아가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마 주한이 갑자기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것 같았다.

“대표님...”

주한이 덤덤하게 말했다.

“들어와서 숨든지 아니면 내가 벗어서 주든지, 하나만 선택해요.”

한참 생각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