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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아마 자신이 잘못한 걸 의식했는지 윤이는 이 말을 듣자마자 순간 고개를 푹 숙이고 작고 하얀 손가락을 꾹꾹 눌렀다.

“엄마, 잘못 했어요. 윤이가 너무 먹고 싶어서 그랬어요.”

훈이도 잘못한 게 있는지라 별로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다.

윤아는 이런 훈이를 보더니 너무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

“훈아, 너도 먹고 싶어서 그랬어?”

먹고 싶다는 형용에 훈이의 귀여운 얼굴은 순간 붉게 달아올랐다.

“아, 아니에요, 엄마...”

“휴.”

윤아는 한숨을 내뱉더니 조용히 말했다.

“너희 둘 갑자기 왜 이래? 엄마가 전에 늘 말하지 않았어? 모르는 사람들이 주는 음식을 함부로 먹지 말라고 말이야.”

“그, 그런데 어제 엄마가 우리랑 민기가 이제부터는 친구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엄마도 민기한테 사탕 줬잖아요.”

“...”

딸의 이 한마디에 말문이 막혔다.

그렇다. 만약 민기의 삼촌이 아이들에겐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녀도 민기에게 같은 존재였다.

잠시 생각한 후, 윤아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잘못 말했어.”

윤이는 이 말을 듣더니 영리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요. 윤이는 엄마 탓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엄마는 윤이한테 고맙다고 해야겠네?”

“별말씀을요.”

윤아는 손을 뻗어 딸애의 보드라운 머리를 만지더니 갑자기 표정을 바꾸었다.

“그래도 연속 두 날이나 모르는 사람 밥 얻어먹었던 일은 엄마한테 설명 해야지 않겠어?”

윤아가 계속 추궁하는 것을 듣자 윤이는 찔리는 표정으로 우물쭈물 말했다.

“엄마, 그런데요. 고독현 아저씨는... 모르는 사람 아니잖아요.”

고독현 아저씨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긴 그랬다. 두 아이에겐 ‘고독현 밤’이라는 신분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을 동반해 준 존재였다. 비록 전에 실물을 본 적이 없이 그저 그들의 라이브 방송을 보며 선물을 보내는 입장이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쌓인 호감은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아주 큰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니 실물을 본 후, 어떻게 좋아하지 않겠는가?

훈이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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