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의 도움으로 일어난 식당 직원은 걱정한 기색이 역력한 그의 두 눈을 마주하며 살짝 혼란스러웠다.눈앞에 다정다감한 사람이 조금 전의 난폭하기 그지없었던 그 사람과 동일 인물인지 의심이 들었다.“저, 저 괜찮아요.”하지만 선우는 식당 직원을 놓아주지 않고 실례 좀 하겠다고 미리 인사를 하고 나서 옷소매를 거두고 살펴보았다.걷자마자 이미 벌겋게 부어오른 상처가 눈에 훤하게 들어왔다.선우는 안색이 살짝 변하면서 무거운 소리로 입을 열었다.“일단 차가운 물로 온도부터 좀 낮추세요.”“네…”그러고 나서 선우는 식당 직원과 함께 식당 뒤쪽으로 갔는데, 차가운 물로 적시고 있을 때, 선우는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뜨거운 물에 데인 아픔이 차가운 물로 차차 식혀져 아픔이 사라졌다.하지만 겨울이라 차가운 물에 한참을 적시고 나니 손은 거의 감각을 잃은 듯했다.그렇게 한참을 적시고 나서 직원은 밖으로 나왔는데, 선우가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정말 죄송해요. 지금 병원으로 같이 가요.”“아, 아니에요. 그냥 살짝 데인 거뿐이에요. 차가운 물로 식혔으니 인제 괜찮을 거예요.”“그러지 말고 그냥 병원으로 가요. 제 책임이에요.”준수하고 부드러운 선우의 얼굴을 마주하면서 여자 직원은 결국 거절하지 못했다.…집으로 돌아온 윤아는 여전히 마음속으로 죄책감이 들었지만, 한껏 홀가분해졌다.전에는 선우가 자기한테 잘해주면 잘해 줄수록 거대한 산에 억눌린 듯이 숨이 막혔지만, 인제 제대로 나쁜 사람이 되어 나쁜 말들을 하고 나니 오히려 전보다 좋아졌다.적어도 가쇄에 갇혀 있는 기분은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엄마, 오셨어요.”서훈은 현관에 서서 윤아를 불렀다.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윤아는 서훈을 보고 그를 향해 걸어갔다.“그래, 엄마 기다렸어?”서훈의 작은 얼굴에는 걱정하는 모습이 드러났다.“엄마, 선우 아저씨랑 싸우셨어요?”‘싸워?’윤아는 고개를 저었다.“싸운 건 아니야. 그냥 어떤 일들을 똑똑히 말해준 것 뿐이야.”이에 서훈은 뭔가 느낀 듯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서는 첫 번째 생각이 맞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만약 두 번째 생각대로라면 지금은 휴식을 해야 할 시간인데, 응당 휴대폰을 확인하고도 남았을 것이다.이리저리 생각하더니 윤아는 결국 일단 자기로 했다.다음날.윤아는 민우에게 이사 갈 생각을 털어 놓았다.본 지방 사람인 민우이기에 좋은 곳이라도 있는지 물어보려던 생각이었다.윤아의 말을 듣고 민우는 살짝 당황했다.“이사 가신다고요? 이렇게 갑자기요? 수원으로 오시기 전에 미리 준비해 놓으셔야 하는 거 아니었어요?”윤아는 자기의 사적인 일을 민우에게 알릴 생각이 없어 덤덤하게 웃기만 했다.“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러니, 그냥 알려주시면 돼요.”하지만 능구렁이 같은 민우는 이미 뭔가를 눈치챈 듯이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혹시 그 전에 살고 계시던 집 말이에요, 이선우 씨께서 준비해 주신 거 아니에요?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사 가신다는 걸 보면, 대표님께서 이선우 씨를 거절했나 봐요?”“…”‘뭔 사람이 눈치가 백단이야?’“오민우 씨, 그런 한가한 소리나 하고 있을 시간에 업무에 더 집중한다면 저희 회사 발전에 아주 바람직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전혀요. 사람이 어떻게 일만 하고 살 수 있겠어요. 근데 제가 미리 제안하는 바인데, 앞으로 긴 시간 동안 이곳에서 발전하고 싶으시다면, 부근에서 집을 장만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여기저기 이사 갈 필요는 없잖아요.”이에 대해 윤아도 생각했었다.하지만 자주 나타나는 수현으로 하여 귀국 발전을 선택한 것이 올바른 일인지 망설이기 시작했다.만약 마지막에 아이들까지 수현에게 빼앗긴다면, 차라리 해외에서 작은 사업이나 해도 좋을 듯싶었다.굳이 회사를 차려 발전시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윤아를 바라보며 민우가 물었다.“무슨 문제라고 있어요?”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윤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이미 저지른 일인데, 만약 생각을 바꾸면서 갈팡질팡한다면, 회사 사람들에게도
민기 때문에 두 아이 앞에서 나쁜 이미지를 남길 생각을 하니 수현은 눈살을 더욱 매섭게 찌푸렸다.온갖 정성을 들인 이유는 단 하나 서훈이가 자기한테 경계심을 풀고 그와 동시에 사이를 좁히기 위함이었다.그러나 생각했던 결과와 완전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이 사람들한테 잘 해줄 필요도 없다.여기까지 생각하면서 민기를 바라보는 수현의 눈빛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그런 눈빛을 마주하면서 민기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만 같았다.‘무서워… 집에 가고 싶어.’앞에 앉아 있던 민재가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선뜻 나서서 말렸다.“대표님,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민기도 겨우 5살 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잖아요. 대표님께서 그렇게 어두운 표정만 하고 있으니 당연히 겁을 먹고 있는 거예요.”이에 수현은 멈칫거렸다.“그래요?”그러자 민재가 되물었다.“그럼,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이런 표정과 동작으로 훈이, 윤이를 마주한다면, 그 아이는 지금 민기처럼 두려워하지 않을까요?”민재의 말에 수현은 잠시 침묵에 빠졌다.“그럼, 어떡해요?”“그건 아주 간단해요.”민재는 마치 밥 먹고 물 마시듯이 간단하다는 뉘앙스로 말했다.“훈이, 윤이한테 대하는 것처럼 대하면 돼요.”이에 수현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다른 아이에게 부드러울 리가 없다.하지만 민재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뭐가 불가능하다는 거죠? 두 아이와 가까워지고 싶어 하시는 것도 대표님 아니었어요? 돈도 들였고 사람도 찾아왔는데, 이제 와서 불가능하다고요? 그럼, 그 전에 뭐 하셨어요? 차라리 그냥 민기 도로 돌려보내시고 남은 일들도 다 그만두세요.”“…”민재의 말에 수현은 말 문이 턱턱 막혔다.잠시 침묵하더니 수현은 다시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열었다.“요즘 들어 갈수록 위아래가 없는 것 같네요.”수현의 온몸에서 풍겨 나오는 한기에 민재는 목을 웅크렸다.“제가 어찌 감히… 전 그냥 합리적인 제의를 건네는 것 뿐이에요.”수현은 더는 말을 하
하윤은 곧 수현의 손에서 사탕을 건네받았다.이어 수현은 서훈에게도 건네주었는데, 서훈은 다소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고 사탕을 손에 쥐고도 즉시 입으로 넣지 않았다.오히려 수현 옆에 갑자기 나타난 민기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민기도 지금 자기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화려한 두 친구를 바라보고 있다.비록 5살밖에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자기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는 생각 말이다.민기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고 저도 모르게 수현의 몸 뒤로 움직였다.“어?”그런 민기의 움직임에 하윤의 시선도 집중되었다.“아저씨 아이예요?”“…”수현은 입술을 오므린 채 어쩔 수 없다는 뉘앙스로 부정했다.“그렇다고 해도 좋아. 근데 아저씨 아이가 아니라 아저씨 친척 집의 아이야.”이에 하윤은 초롱초롱한 두 눈을 뜨고 물었다.“그럼, 아저씨가 전에 말씀하셨던 그 아이예요? 학교 바래다주고 있다고 했던 그 아이인가요?”“그래, 엄마 아빠가 아주 바쁘셔서 아저씨가 대신 돌봐주고 있어.”예전과 같다면 수현은 종래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하지만 상황이 이러하니 어쩔 수 없는 마음에 이럴 수밖에 없다.그러나 순수하기 그지없는 하윤의 맑은 두 눈을 마주하고 거짓말을 하니 수현은 마음속에 죄책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왠지 모르게 “이상한 아저씨”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하윤은 그 속의 진상도 모른 채 앞으로 다가와 민기와 인사를 하고 있다.“안녕, 난 심하윤이라고 해. 그리고 여긴 우리 오빠 심서훈이야. 넌 이름이 뭐야?”도자기 인형이랑 다름없는 하윤은 오늘 베이지 외투를 입고 양 갈래 머리를 하고 있다.지금 하윤의 모습은 귀여울 뿐만 아니라 친화력도 엄청 있어 보인다.하윤의 말에 민기는 그제야 수줍어하며 입을 열었다.“난 조민기라고 해.”하윤은 붙임성이 좋아 민기도 하윤에게 감화되어 곧 두 사람에게 스며들게 되었다.세 아이를 바라보면서 수현은 입을 열었다.“민기 성격이 좀 내성적이야. 그러니 학교에서 훈이, 윤이
“그래서 오빠는 낭비하는 게 두려워서 그런 거야? 껍데기 먹기 좋아하는 게 아니라?”훈이 표정은 순간 조금 일그러졌다.누가 햄버거 껍데기를 좋아하겠는가?“응.”“오빠, 미안해. 그럼 앞으로 껍데기는 윤이가 절로 먹을게.”햄버거 껍데기를 먹을 생각을 하니 윤이의 오관은 모두 일그러졌다. 사실 윤이는 햄버거 껍데기는 두말할 것도 없고 햄버거 안의 야채도 골라냈다.하지만 오빠가 매번 자신을 대신해 먹으니 오빠가 먹기 좋아한다고 생각했다.수현은 옆에서 두 아이가 의논하는 이 일을 열심히 듣고 있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둘 다 먹기 싫으면 아저씨가 대신 먹어줄까?”비록 그도 먹기 싫어하지만 말이다.햄버거?이건 수현에겐 그저 패스트 푸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햄버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물론 옆에 있던 민재가 수현이 속으로 한 이 말들을 들었다면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을 거다.“대표님께선 젊지 않으십니까?”두 아이는 이 말을 듣더니 동시에 수현을 보았다.훈이는 여전히 비교적 경계적인 상태였고 좋다고도, 싫다고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윤이는 달랐다. 아이는 선천적으로 사교성이 좋았고 경각심이 부족했다. 그래서 얼른 수현의 말에 좋다고 했다.“좋아요! 아저씨, 그럼 약속한 거예요. 앞으로 저랑 오빠가 고기를 먹고 아저씨가 껍데기와 야채를 드셔야 해요.”원래 알겠다고 말하려던 수현은 마지막까지 듣자 눈썹을 찌푸렸다.“어, 윤이 너 야채도 안 먹어?”햄버거 껍데기를 먹지 않는 건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별로 건강한 음식도 아니었으니까.하지만 야채도 먹지 않는다니!“아저씨, 야채는 정말 맛없는걸요.”“아무리 맛없어도 조금은 먹으면서 비타민 보충해야지. 안 그러면 건강에 안 좋아.”아버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대하다 보니 수현은 얼른 자기 생각을 윤이에게 말했다.하지만 윤이는 이 말을 듣자마자 기분이 안 좋았다. 아이는 뾰로통하게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아저씨, 왜 우리 엄마랑 같아요?”
[미안해요. 어젠 급한 일이 있어서 가지 못했어요.]상대방도 가지 않았고 자신도 가지 않았다. 자신도 사과했고 그도 사과했다.윤아는 화를 낼 수 없었다. 아무런 입장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묻기만 했다.[그럼 이 현금 아직도 필요하세요? 제가 카드로 보낼까요?]원래 상대방이 거절할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그는 이번에 냉큼 승낙했다. 한참이 지나서 그녀에게 카드 번호와 이름을 보내왔다.“조우림?”성이 조 씨인가?윤아는 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이 시간을 빌려 돈을 이 조씨 성을 가진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그리고 상대방에게 돈을 보냈다고 말한 후, 다시 회의실에 들어갔다,수현은 윤아의 답장을 받은 후, 민재에게 설명했다. 민재는 얼른 우림과 이 사실을 말했고 우림도 자초지종을 안 후, 돈을 민재에게 돌려주었다.비록 그 몇백만 원이 아깝지만 말이다.그러나 요 며칠 발생한 일을 생각해 보니 그는 어렴풋이 뭔가를 느꼈다. 어쨌든 그는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이다 보니 관리층으로 올라갈 머리는 없어도 어떤 건 알아챌 수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오래 흘러도 남성 진씨 집안의 사람들은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이 관계를 맺으려 해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수현이 갑자기 나타나 그들 부부에게 일자리를 바꿔주었고 또 집도 새로 마련해 주었다. 심지어 그들 아이도 시에서 가장 좋은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했다.아무 이유도 없는 건 불가능했다.하지만 그 구체적인 원인은 감히 엿볼 엄두가 없었고 또 그럴 필요도 없었다. 수현 같은 인물은 분명 그를 해치지 않을 테니까.그리고 그는 그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이 떡을 체하지 않게 먹고 잘 살기만 하면 된다.민재는 받은 돈을 빠르게 수현의 계좌에 보냈다.돌고 돌아 윤아가 수현에게 보낸 돈은 이미 두 사람의 손을 거쳤다.비록 작은 액수지만 말이다.수현은 핸드폰의 숫자를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옆에 있던 민재가 결국 그에게 귀띔해 주었다.“대표님, 이제 가셔야 합니다.”요즘 이 일 때문에 수현의
기쁜 윤이와 달리 훈이는 여전히 담담하게 행동했다.하지만 곁에 있었던 민기는 이 장면을 보자 참지 못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비록 민기 집안은 몹시 가난한 건 아니었고 또 부모님 수입도 괜찮았지만 대부분 돈은 고액의 대출을 갚는 데 사용했다. 그래서 평소 이런 음식은 그에겐 사치였다.한 달에 한 번 먹을 기회도 없었다.“자.”윤이는 첫 번째 햄버거를 민기에게 건넸다.민기는 원래 손을 뻗어 받으려고 했으나 뭔가 떠오른 듯 행동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수현을 보았다.민재 아저씨가 눈앞의 이 남자를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했지만 아침의 그 한마디부터 지금까지 민기는 여전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너무 무서웠다. 만약 수현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분명 혼날 거라고 생각했다.윤이도 민기가 멈춘 것을 보자 그의 시선 따라 수현을 보았다.수현의 입가에 걸렸던 웃음도 한순간 경직되었다.‘왜 날 보는 거야?’‘음식을 먹는 것도 내 동의가 필요해? 나중에 두 아이가 날 어떻게 보겠어? 이 비서 진짜 아이한테 사상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아저씨?”윤이 목소리에 수현은 정신을 차렸다. 그는 얼른 표정을 바꾸고는 민기에게 말했다.“민기야, 윤이한테 고맙다고 말했어?”민기도 수현의 뜻을 알아차리고 얼른 윤이가 건넨 햄버거를 받았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고맙다고 했다.윤이는 이 일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평소 윤아도 아이에게 이렇게 가르쳤기 때문이다.햄버거를 가진 후, 윤이는 햄버거 껍데기를 수현에게 건넸는데 조금의 민망함도 없었다.곁에 있던 훈이가 이 장면을 보고 얼른 손을 뻗어 막았다.“윤아, 이러면 예의 없어.”이 말을 들은 윤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하, 하지만 아저씨가 윤이랑 오빠 대신 햄버거 껍데기 먹겠다고 하지 않았어?” “...”훈이는 일시에 어떻게 윤이에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몰랐다.하지만 만약 고독현 아저씨가 장난으로 하는 말이었다면? 몇 번 밖에 만나지 않은 사인데 어떻게 그들 대신 먹어주겠는가.훈이가 자신의 햄버거 껍
민기는 고개를 끄덕였다.“나중에 기사 아저씨 차 타면 돼.”“네, 삼촌.”아이들과 작별한 후, 수현은 학교를 떠났다.학교 문을 나선 후, 수현의 안색은 조금 어두워졌다. 그는 손으로 입을 막고 눈썹을 찌푸렸다.민재는 얼른 보온병을 건넸다.“대표님, 위가 아직도 낫지 않으셨는데 이런 패스트 푸드 드시면 위에 더 안 좋습니다.”수현은 보온병을 받은 후 담담하게 몇 모금 마셨다.민재는 이를 보더니 또 약 몇 알을 건넸다.수현은 그 약을 보더니 받지 않았다.“대표님, 그냥 드시죠. 나중에 불편하면 두 아이는 어쩌려고요?”“...”역시나 수현은 이 말에 설득당하고 묵묵히 약을 받아 삼켰다.민재는 조용히 기뻐했다.참 잘 됐다. 수현은 전에 약을 먹기 싫어했다. 약 따윈 먹지 않아도 나을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약을 먹는 계기가 생기니 일이 많이 쉬워졌다.약을 먹은 후, 수현은 차에 기대 조금 쉬었으나 아직도 위가 많이 불편했다.역시 쓰레기 음식이었다고, 만약 다음에 또 아이들에게 음식을 사줄 일이 있다면 절대 이런 걸 사지 말아야겠다고 수현은 생각했다.“대표님, 상태가 안 좋으신 것 같은데... 저희 병원에 며칠 더 있을까요? 저번에 상황이 많이 엄중했잖아요.”“됐습니다.”수현은 담담하게 민재의 제안을 거절했다.“버틸 수 있어요.”“하지만...”“하지만 뭐요? 제때 밥 먹고 약도 먹으면 되잖아요. 이래도 안 됩니까?”“되죠, 되죠. 하지만...”민재는 그저 수현의 건강이 걱정되었다.“그럼 쓸모없는 소리 하지 말고 운전이나 해요.”-윤아는 일찍 퇴근하고 차를 가지러 갔다.차를 가진 후, 윤아는 직접 아이들을 픽업하러 갔다.비록 운전 실력이 줄어들지는 않았으나 한국의 차량 흐름엔 조금 습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가는 길에 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였다.학교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두 아이의 옆에 갑자기 낯선 남자아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 남자아이는 윤이 근처에 서 있었고 윤이는 계속 재잘재잘 말하고 있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