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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알았어요. 고마워요, 아저씨.”

윤아는 서훈의 손을 잡고 서서히 다가갔는데, 서훈은 윤아의 얼굴을 살피더니 나지막하게 소리를 내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선우는 다른 박스도 꺼내 서훈에게 건네주었다.

“자, 이건 우리 훈이 선물이야.”

하지만 서훈은 무슨 생각에 잠긴 듯 입을 삐죽 내밀고 건네받으려고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가 손을 내밀지 않자, 선우는 다시 한번 그를 불렀다.

“훈아?”

서훈은 이때 윤아를 바라보았는데, 윤아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듣기 거북할 정도로 난감한 말들은 아이가 있는 앞에서 다시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윤아의 말을 듣고 나서야 서훈은 손을 내밀어 선우의 선물을 받을 수 있었고 고맙다고 인사까지 확실하게 했다.

윤아는 그런 서훈을 한 번 바라보았다.

너무 지나치게 민감한 서훈은 자기의 사소한 감정까지 눈치챌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석훈이 선물을 받자, 선우의 얼굴에는 다시 웃음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손을 내밀어 서훈의 머리를 어루만지고 나서 입을 열었다.

“가자, 아저씨가 바래다줄게.”

이미 찾아온 이상 윤아는 뭐라고 할 길도 없어 두 아이를 데리고 선우의 차에 올랐다.

다만 차에 오르고 나서 윤아는 지나칠 정도로 내내 침묵만 지켰고 휴대폰만 바라보며 대화에 스며들지 않았다.

하윤은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한 채 가는 내내 즐거워 마지 못하며 선우와 재잘재잘했다.

그리고 서훈은 윤아가 신경 쓰여서인지 그다지 말하지 않았고 작은 책가방에서 책을 꺼내 책을 읽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한 줄도 채 보지 못했는데, 선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훈아, 차를 타고 있을 때는 책을 읽지 않는 게 좋아.”

책을 꽉 잡고 있던 서훈의 작은 손은 그 말에 멈칫거렸고 그는 고개를 들어 윤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윤아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책을 도려 거두기 시작했다.

본래 일은 이대로 끝날 줄 알았는데, 선우는 말머리를 서훈에게로 돌렸다.

“훈아, 오늘 훈이가 아저씨를 자꾸 피하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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