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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정직하고 도도하며 외모가 준수하기 그지없는 카리스마가 장난 아닌 남자로 말수가 적고 눈꺼풀이 얇은 편이다.

이는 현아 상사에 대한 윤아의 첫인상인데, 현아의 묘사에 따라 “일벌레”라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었다.

그리고 지금 현아가 하고 있는 반듯한 말이 그 상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충분히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대로 옮겨 써먹는 거야?]

이에 현아는 웃으며 답장했다.

[당연하지.]

[인제 네 상사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 그건 아니야. 근데 나한테 해 준 말로 널 위로해 줄 수는 있잖아. 그리고 그 말들이 엄청나게 이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그래. 도리가 있는 말들이긴 해.]

윤아는 살짝 웃었다. 비록 현아는 평소에 자기 상사가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한다고 넋두리를 두었지만, 지금 상사의 말을 그대로 사용하여 자기를 위로하고 있는 것을 보아 윤아는 문득 뭔가를 좀 깨달았다.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현아는 자기 상사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그대로 옮겨 쓴 것으로 볼 수 있다.

관건이 되는 부분은 윤아 또한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한다는 것이다.

질질 끌지 않고 단호하게 일 처리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대함에 있어서 가장 정확한 태도가 분명하다.

두 아이의 하교 시간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윤아는 휴대폰을 도로 넣고 현아도 톡을 주고받지 않았다.

두 아이가 달려 나와서 윤아의 품에 안겼는데, 그 첫 마디는 바로 이거였다.

“엄마, 왜 안으로 들어왔어요?”

윤아는 두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대답했다.

“오늘 좀 일찍 퇴근했어. 그래서 들어와서 기다리고 있었어.”

“그렇군요.”

하윤은 주위를 살피더니 말랑말랑한 소리로 물었다.

“아저씨처럼 들어와서 우리하고 얘기라도 나누는 줄 알았어요.”

그 말에 윤아는 심장이 덜컹거렸다. 몇 초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듯이 하윤의 볼을 살짝 잡고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윤아, 너 방금 뭐라고 그랬어?”

이에 하윤은 초롱초롱한 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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