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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윤아는 지금 선우를 거절하고 있음이 확실하다.

갑작스러운 말에 한참 동안 침묵만이 흐르더니 선우의 목소리가 여전히 부드럽게 들려왔다.

“윤아야, 무슨 일 생긴 거야? 내가 필요 없다면, 진 비서라도 보낼까? 진 비서는 차에 대해 아는 게 많아. 차 고를 때 판매원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게 옆에서 도와…”

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아는 다소 짜증이 난 듯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내가 바보야? 판매원 말에 함부로 넘어가는 바보로 보여?”

“아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

“그 뜻이 아니면, 왜 진 비서님을 보내겠다고 하는 건데? 내가 필요 없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알아듣지 못하겠어?”

그러자 선우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심한 말을 입 밖으로 뱉고 나니 윤아는 살짝 후회되기 시작했다.

필경 수화기 너머에 있는 사람은 5년 동안 윤아한테 온갖 정성을 다해 준 사람이다.

그러나 이대로 계속 거절하지 않고 약하게 군다면 선우에게도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판단이 그려졌다.

하여 차라리 이와 같이 단호하게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윤아는 자기가 한 말에 선우가 말 문이 막혔거나 아니면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화가 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화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전화를 끊지 않는 선우의 반응이 이상하기만 하여 먼저 전화를 끊어 버렸다.

전화를 끊고 나서 윤아는 제자리에 멍하니 선 채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래, 차리리 이게 더 나을지도 몰라.’

가시가 가득 박힌 말이긴 했지만, 서로에게 가장 좋은 일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지하철에 오른 윤아는 고독현 밤과의 채팅창을 다시 열어 보았는데, 여전히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윤아를 찾지도 않고 메시지에 그 어떤 답장도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봐. 그래서 소식이 없나 봐.’

오후에 별로 볼 일도 없고 하여 윤아는 미리 학교 앞으로 가서 두 아이가 하교할 때까지 기다렸다.

30분이나 미리 온 바람에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아이들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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