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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윤아는 화장실에서 몇 분 동안 기다렸는데, 아무런 답장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더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답이 없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다시 바깥으로 나가보니 수현이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전과 달리 그는 순간 더없이 차가워진 것이 한겨울에 칼바람이 매몰차게 불어오는 것만 같았다.

출중한 외모를 지니고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는 하지만 지금 그의 몸에서 풍기고 있는 차가운 기운에 저도 모르게 뒤로 몇 발짝 물러서게 할 지경이다.

윤아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서야 그 차가운 기운은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

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윤아를 바라본 채 입은 여전히 꾹 다물고 아직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

모든 수속을 다 마친 윤아는 그와 인사를 나누지도 않고 자기 가방을 챙겨 떠나려고 했으나 문 앞에 이르렀을 때, 수현이 다시 뒤를 쫓아왔다.

“가자, 바래다줄게.”

“됐어. 혼자 갈 수 있어.”

윤아는 여전히 그를 거절했고 그 말에 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네 회사 앞으로 가서 죽칠까?”

그 말에 윤아는 걸음을 멈칫거리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이 수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수현은 그런 그녀의 시선을 피한 채 바로 차 문을 열었다.

“타? 안 타?”

윤아는 제자리에 서서 지그시 그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돌려 떠나버렸다.

수현이 차에 타지 않는다고 하여 그가 매일 회사 앞으로 찾아와 죽치리라 믿어지지 않았다.

그럼, 수현 또한 회사도 다니지 않고 회사 관리에서도 손을 떼고 돈도 그만 벌게 되는 격이니 말이다.

만약 정말로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윤아도 개의치 않았다.

뒤돌아 떠나는 여리여리한 윤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수현의 얼굴은 가마솥처럼 까맣게 일그러졌지만, 그 뒤를 따라가지 않았다.

아마도 조금 전에 목격한 윤아의 달라진 모습으로 하여 마음이 답답한 모양이다.

하여 윤아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다시 자기 차 안으로 돌아왔다.

운전기사는 그의 눈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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