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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속이다

민도준은 밖으로 나가려는 권하윤을 덥석 잡아 다시 안으로 끌어 들였다.

“홀딱 젖은 몸으로 어딜 가겠다는 거야? 이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내가 또 챙겨야 하잖아. 여기 있어. 나 혼자서 갔다 올 테니까.”

“어떻게 그래요? 옷 갈아 입고 같이 갈 테니 기다려요.”

하윤은 도준이 걱정되어 혼자 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완강하게 나오는 하윤의 태도에 도준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말 안 들을래?”

도준의 모습에 하윤은 끝질기게 발꿈치를 들어 도준의 목을 끌어안았다.

“저 환자 가족이에요. 어떻게 환자 혼자 보낼 수 있어요?”

슬립 치마의 어깨 끈 한쪽이 끊어져 비뚤어진 상태에서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하윤의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야릇했다.

하지만 하윤이 도준을 설득하려고 온갖 생각을 다하고 있을 때, 도준이 갑자기 하윤의 목덜미를 받친 채 억지로 고개를 젖히게 하고는 벌이라도 내리는 듯 입을 맞췄다.

“발정 났어? 아무 데도 갈 생각 하지 마.”

“흥. 값도 치렀는데 저 두고 갈 건 아니죠?”

도준은 자꾸만 자기 팔에 엉겨 붙는 하윤을 바라보며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자꾸 들러붙는 게 안 좋을 때도 있네.’

결국 하윤은 도준과 함께 붕대를 갈러 의사를 찾아갔다.

솔직히 도준의 상태가 심각한지 확인하고 싶은 마임이 컸다. 도준이 자꾸만 숨기니 더 걱정되기도 했고.

껌딱지처럼 꼭 붙어 진료실에 도착한 하윤은 도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다급히 물었다.

“의사 선생님, 우리 도준 씨 상처가 어떤가요? 혹시 뼈를 다치지는 않았나요?”

“음…….”

의사는 안경을 올리 밀면서 도준을 슬쩍 바라보더니 헛기침을 했다.

“인체에는 도합 206개의 뼈가 있는데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골격을 형성합니다. 부위로 나눈다면 척추와 사지로 나눌 수 있고 형태로는 긴 뼈, 짧은 뼈…….”

하윤은 의사의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얼떨떨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의사의 말을 잘랐다.

“저기, 그게 아니라 도준 씨 팔에 난 상처가 뼈에 손상을 주지는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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