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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도준 씨는 어디에 있어요?

“공천하는 공은채를 매우 엄격하게 단속했다고 해요. 물론 처음에는 공은채보다 공아름을 더 아꼈지만 어느 하루 공천하의 생일 파티에 공은채가 어머니의 옷을 입고 나타나면서…….”

공천하의 첫 번째 아내는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맞아들인 사람이 바로 대단한 뒷배를 가진 재벌가 아가씨인 공아름의 어머니다.

계모 밑에서 자란 공태준과 공은채의 생활은 당연히 편치 못했다.

일전에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듣거나 직접 본 공은채는 누군가에게 지배당한 채 움직이는 꼭두각시 같았다.

그 때문에 항상 차가운 껍데기로 자기한테 걸어올 사람들의 시비를 막아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은지가 말하는 공은채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이에 하윤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공은채는 성격이 차갑지 않았나요?”

“공은채의 어머니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냉미녀로 유명했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석이며 선물을 갖다 바치며 구애했는지 몰라요.”

은지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그날 파티에서 공은채를 본 사람마다 공은채가 어머니를 닮았다고 했대요.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까지도.”

하윤은 은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러면 공은채가 일부러 자기 어머니를 따라했다는 뜻이에요?”

“한 사람의 성격이 갑자기 180도로 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면서 흉내를 내는 거면 모를까.”

……

다음날.

이른 아침 하늘은 어둑어둑한 데다 보슬비가 투둑투둑 지붕을 내리 쳤다.

그때, 공씨 저택 대문이 양쪽으로 천천히 열리더니 공천하 일행이 차를 타고 법원으로 향했다.

펼쳐 졌다가 다시 닫히는 시커먼 우산, 평소에는 쉽고 볼 수도 없는 고급차들, 법원 안팎으로 느껴지는 숙연한 분위기, 이 모든 게 오늘 벌어질 일을 예고하고 있었다.

오늘이 지나면 별 하나가 저물어 갈 거라는 것을.

먹구름이 몰려오는 밖과는 달리, 법원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휴대폰 전등으로 방을 더듬으며 화장실을 찾아 씻은 하윤은 어제 잠을 잤던 매트 위에 앉아 소식을 기다렸다.

할 수 있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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