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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계속 들을래요?

“혹시 우리가 전에 했던 거래를 기억해요? 제가 만약 하윤 씨가 진실을 찾는 걸 도와주면 하윤 씨는 제가 공씨 가문 가주와 결혼하는 걸 도와주겠다고.”

“네. 그런데 공태준은 이제 가주가 아니잖아요.”

“이제 곧 다시 원래 자리 찾을 거예요.”

‘이제 곧…….’

권하윤은 그제야 뭔가를 알아차린 듯 되물었다.

“그러니까 공태준은 공씨 가문에 일이 터질 걸 알고 일부러 가주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거예요?”

“아마도요.”

‘쳇, 하마터면 나 때문에 물러났다는 말 믿을 뻔했잖아.’

“하지만 공태준 씨가 한 말 모두 거짓은 아니에요.”

고은지의 말에 하윤은 자기가 소리 내어 말했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때 은지가 비아냥 섞인 목소리고 말을 이었다.

“그런 지위에 있는 남자들한테는 그 정도도 사랑이에요.”

‘도준 씨는 아니거든요.’

하윤은 속으로 반박했다.

민도준은 하윤을 위하는 듯 눈속임을 쓰지 않는다.

은지는 하윤이 믿지 않자 곧바로 말머리를 돌렸다.

“하지만 이번 거래에 앞서 하윤 씨가 저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상대한테 보이지는 않겠지만 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뭔데요?”

“저 한동안 이곳을 떠나 있고 싶은데, 저 좀 도와줄 수 있어요?”

은지의 말에 하윤은 어리둥절했다.

“요즘 교통도 편리한테 떠나는 것도 제 도움이 필요한가요?”

“제가 떠난다는 건 아무도 저를 찾을 수 없도록 기록을 지워달라는 거예요. 거래 조건으로 공씨 집안에서 들은 모든 소식을 말해 줄게요.”

솔직히 은지가 소식으로 거래하지 않는다 해도 하윤은 전에 도움받은 걸 갚아야 했다.

“최선을 다해 볼게요. 다른 사람한테 들키기 싫다면 던 씨에게 도움을 청하면 될 거예요. 던 씨는 배가 있으니 바다로 은밀히 빠져나가면 들키지 않을 거예요.”

“네, 고마워요.”

은지는 약 2초간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제가 말해줄 소식은 공은채와 관련된 거예요.”

공은채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하윤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공은채라는 세 글자는 불행의 시작이자 전에는 감히 언급하기도 꺼림칙했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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