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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대신 가르치다

권하윤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리고 처음 드는 생각은 자기가 조명섭한테 증거를 가져다준 일이 탄로났다는 거였다.

하지만 공미란이 이렇게 묻는다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했다는 판단이 섰다.

‘나를 미행하다가 내가 조씨 저택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이렇게 묻는 게 틀림없어.’

정리된 생각에 하윤은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격분하여 말했다.

“당연히 어떻게 하면 당신 들 민낯을 폭로할지 물어봤죠!”

하윤의 말이 떨어지자 이곳저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그건 분명 주제 넘은 하윤을 비웃는 웃음이었다.

“하, 조 국장도 무너졌는데 은퇴한지 한참이나 되는 노인네를 찾아가서 뭐 하려고?”

경멸에 찬 공미란의 말투에 하윤은 속으로 안도하면서 분노한 듯 더 버럭 소리쳤다.

“없는 사실을 지어내고도 무사할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들 꼭 천벌 받을 거예요!”

하윤의 천박함에 공미란은 그녀에게 완전히 흥미를 잃은 모양이었다.

“끌고 가서 제대로 손 봐줘.”

‘손 봐준다고?’

‘사람 함부로 때리는 게 어디 있어?’

“왕 사모님은 인터넷 안 하시죠? 저 사흘 뒤 인터뷰가 잡혔거든요. 저 지금 인터넷에서 꽤 유명해요. 이런 때에 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제 주위 사람들이 저 대신 신고할 거예요.”

하윤은 말하면서 공미란을 빤히 쳐다봤다.

“아무리 그래도 추 부장과 손을 잡은 이 관건적인 시기에 함부로 파트너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데.”

불경스러운 하윤의 행동에 공미란의 얼굴은 그늘이 드리웠고 눈동자도 점점 어두워졌다.

……

결국 하윤은 어두운 방 안에 갇히게 되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컴컴한 방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는 순간 깊은 어둠이 찾아왔다. 어찌나 어두웠는지 빛 한줄기조차 흘러 들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은 어두운 방에서 하윤은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시도했지만 발을 떼자마자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중력감이 순간 사라지면서 팔꿈치가 바닥을 쿵 하고 찧는 순간 하윤은 밀려오는 고통에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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