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93화 빼도 박도 못할 증거

아침 7시, 어젯밤의 서늘함이 채 가시지 않아 밖은 제법 쌀쌀했다.

바다 부근은 공기마저 짭짤한 비린내가 났다.

하윤은 어제 산 신호 표시기를 꺼내 들고 지도를 따라 걸으면서 진소혜와 통화했다.

“여기 맞아요?”

“잠깐만요, 확인해 볼 게요.”

“주파수가 달라요. 다음 신호탑을 한번 확인해 봐요.”

“…….”

끝내 소혜는 시뮬레이션 효과로 신호탑 하나를 확정 지었다.

“아마 이 신호탑일 거예요.”

“알았어요. 제가 이 근처에서 수소문해 볼게요.”

전화를 끊은 뒤, 하윤은 곧바로 인근 주택을 돌아다니며 수소문했다.

“안녕하세요. 통신서비스 업체에서 조사 나왔습니다. 혹시 최근 핸드폰 신호가 안 잡혔던 적이 있나요?”

“괜찮았는데요. 인터넷 속도가 조금 느리긴 했어요.”

“괜찮았어요.”

“데이터가 항상 부족해요…….”

그렇게 한 소년이 사는 집에 방문했을 때, 소년은 곧바로 표정을 구겼다.

“신호가 대체 왜 이래요? 신호 때문에 결승에 오르지도 못했잖아요!”

그 순간 하윤은 희망을 발견한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혹시 당시 상황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저희가 상황에 따라 보상해 드릴게요.”

“보상이요?”

소년은 그 말에 잠시 머뭇거렸다.

“어, 그건 됐어요. 그냥 게임이라서 뭐 그리 손해 보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도 저희 회사 측 문제이니 보상은 꼭 해드릴게요. 혹시 신호에 문제가 생긴 게 언제였는지 기억해요?”

소년은 그날 신호 때문에 경승 진출을 하지 못한 게 기억에 남았는지 바로 기록을 보여줬다.

“자요. 이 날이에요.”

날짜와 시간을 대조해 보자 그 날은 마침 시험 훈련이 있었던 날과 일치했다.

만약 누군가 신호탑에서 일을 벌였다면 인근 주민에게도 피해가 갔을 게 뻔하다.

물론 눈 앞의 소년 한 명으로는 많이 부족했지만 증거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하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알겠습니다. 전화 번호를 남겨주시면 5천 원 상당의 전화 요금을 보상해 드릴게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이 아파트 건물주한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런 상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